126년 역사의 '파리모터쇼' 개막…"中 공세 막아낼 유럽 자존심 결집"

르노 4 E-Tech 일렉트릭

르노 4 E-Tech 일렉트릭

126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파리모터쇼가 막을 올린다. 이번 파리 모터쇼에는 르노, 푸조 등 프랑스 업체 뿐만 아니라, BMW, 폭스바겐 등 다른 유럽 업체들도 참가, 중국산 전기차 대응책을 선보인다. 

2024 파리모터쇼가 14일(현지시간) 파리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개막했다. 1898년 첫 개막 이래 올해로 126주년, 회수로는 90회를 맞은 이번 파리모터쇼엔  프랑스 본토 브랜드인 르노, 푸조를 비롯해 BMW, 폭스바겐, 아우디, 스코다 등 유럽 브랜드 다수가 참가했다. 또 포드, 캐딜락, 현대차, 기아 등 미국과 한국 기업들도 다양한 신차를 선보인다. 

이처럼 파리모터쇼가 올해 다양한 기업들의 각축장이 된 것은 중국 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실제 이번 행사엔 BYD, 광저우자동차(GAC), 립모터, 샤오펑 등 중국 업체들도 대거 참여했다. 중국차 업체들은 미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유럽을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유럽 내 중국차 판매량은 70만대를 넘어서며 중국의 최대 수출시장이 됐다. 이로 인해 유럽연합(EU)은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의 관세를 물리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유럽 업체들은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중국에 대응할 다양한 신차를 선보인다. 핵심은 '고효율 저가 소형차'다. '안방마님'인 르노는 이날 '르노 4 E-tech 일렉트릭'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르노 4 E-tech 일렉트릭은 왼쪽과 오른쪽 휠 베이스의 길이가 다르기로 유명하다. 뒤쪽 서스펜션을 토션 바 구조로 개발하고 좌우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해 승차감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독특한 아이디어가 반영됐다. 왼쪽과 오른쪽 휠 베이스의 길이 차이는 약 5cm였다. 

르노의 혁신적인 기술과 디자인 철학을 담아낸 전시 차량들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속가능성과 탈탄소화 측면에서 브랜드의 미래를 구현해낸 새로운 콘셉트카 '엠블렘', 프랑스의 세계적인 컨템퍼러리 디자이너 오라 이토(Ora Ïto)와 협업한 '르노 17 레스토모드'도 선보였다.  르노그룹 내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Alpine)은 브랜드 최초의 전기 스포츠 패스트백 'A390'의 콘셉트카 'A390_β(베타)'를 공개했다. 

시트로엥_C4전기차

시트로엥_C4전기차

프랑스 메이커를 다수 보유한 스텔란티스도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칼을 단단히 간 모습이다. 시트로엥은 C 세그먼트에서 C4와 C4X 월드프리미어로 공개했다. C4는 군더더기를 덜어 차분하고 한층 스타일리시하게 거듭났다. C4 X는 차별화된 패스트백 가치를 전달한다. 또 C3의 경우 가솔린 및 전기 드라이브 트레인 2종으로 나온다. 

푸조 기대작 E-408도 전시했다. 이 C 세그먼트 패스트백 SUV는 지난 2022년 처음 출시된 408 세단이 출발점이다. 210마력의 모터가 장착돼 최대 주행거리 452km를 달성한다. 신형 푸조 e-3008 및 e-5008 SUV의 장거리 버전도 등장할 예정이다.

알파 로메오 고성능 소형 전기 SUV '주니어 이리다' 역시 파리모터쇼를 데뷔 장소로 선택했다. 이 모델에는 트윈 테일파이프, 18인치 알로이 휠, 사벨트 시트가 장착된 스포츠 팩, 알칸타라 실내 장식이 탑재된다. 외관은 새로운 '레겐다' 전면 그릴이 특징이다.

BMW그룹도 어김없이 파리모터쇼 주요 브랜드로 참가한다. 이번 모터쇼에서 BMW는 미래 방향성을 제시한 '비전 노이어 클라쎄' 기반 전기차를 세상에 선보인다. 차명은 iX3로 알려져 있다. MINI는 두 가지 순수 전기 존 쿠퍼 웍스 모델 월드프리미어를 준비하고 있다. 미니 JCW E는 미니 고성능 전기 해치백으로 최고출력 255마력 싱글 모터가 들어간다.

아우디는 뉴 A5를 비롯해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RS3, A6 e-트론, Q5를 들고 나온다. 폴크스바겐의 경우 프랑스 사업부가 7인승 SUV 타이룬을 공개한다. 티구안 올스페이스 후속 모델이다. 3열을 접으면 트렁크 공간을 최대 885리터까지 확보할 수 있다. 또한 골프 고성능 기반 ID. GTI 콘셉트카도 전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파리 모터쇼를 통해 기아의 소형 전기 SUV인 EV3의 유럽 데뷔 무대를 마련했다. 기아가 파리 모터쇼에 참여하는 것은 6년 만이다. EV3는 유럽 인증(WLTP)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600㎞를 기록했다. 판매 가격은 4000만원대로 유럽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업체 중 중국 업체 BYD는 대형 전기 SUV '양왕 U8'을 프랑스에서 처음 선보인다. 자체 기준 610km 주행거리를 달성하는 '실리온 7'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시승 센터에서는 참가자들이 BYD 모델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샤오펑, 홍치 등도 유럽 공략에 나선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