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순익 2조 시대]③ 메리츠화재, 자동차·암보험 '게임 체인저' 되나

메리츠화재 걱정인형(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가 자동차보험과 보장성보험 영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이는 최근 자동차보험이 흑자를 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이렉트 채널로 불리는 온라인 판매 채널에서 보험료를 낮춰 유입을 늘릴 방침이다.

자동차보험뿐 아니라 보장성보험 라인업을 재정비해 제3보험 시장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메리츠화재는 암진단비를 최대 30회까지 보장하는 암보험을 출시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 영업 확대를 위해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자동차보험료를 최소 18.2% 할인한다. 각종 할인 특약을 활용하면 최대 35%까지 보험료 절감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자동차보험료 가격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그간 자동차보험 판매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했다. 오히려 판매를 일부러 자제하는 '디마케팅'을 통해 손해율을 관리했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 이후 교통량 감소에 따른 손해율 하락으로 수익성이 높아지기 시작하자 자동차보험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보험은 개별사 상품별 보장 차이가 없고 표준화돼 있으므로 할인율을 높이면 고객 유입이 늘어날 수 있다.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올 3분기 5899억원 수준으로, 1위사인 삼성화재의 4조4000억원 수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판매를 활성화하면 보험료 수입 확대 여지가 크다.

올 10월 누적 기준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8%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은 통상 78~80% 수준의 손해율을 기록하면 흑자가 난다고 보고 있다. 점유율 상위 4개사도 손해율이 78~80% 수준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흑자 달성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일반보험에 속하는 자동차보험 외에도 제3보험인 보장성보험 분야에서도 신상품을 출시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초 출시된 후 폭넓은 보장으로 주목받았던 '또 걸려도 또 받는 암보험'(이하 또또암)을 개정했다.

또또암은 유사암을 제외한 30종의 암 진단비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이달 13일부터 통합암진단비를 30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웠다. 통상적으로 타사 상품은 9회에 한해 진단비 보험금을 받을 수 있으나 이를 대폭 확대해 공백을 채울 수 있다는 판매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보장을 확대하면 상품 경쟁력이 높아지므로 가입 가망성도 커진다. 특히 암보험은 전이 여부와 재발 여부에 따라 치료비용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어 중복 수요가 있다. 경쟁사들이 담보를 확대해 상품 경쟁력을 높일 때 판매 전략을 달리할 수 있다는 점도 암보험을 출시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신임 대표이사.(사진=메리츠금융)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의 신임 CEO로 올라선 김중현 대표이사가 상품전략실장과 자동차보험팀 상무를 거쳤다는 점에서 장기인보험과 자동차보험을 둘 다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지속적인 주주환원을 약속한 만큼 실적으로 성과를 증명해 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임 CEO가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강점이 있던 투자부문뿐 아니라 보험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야 하는 상황일 것"이라며 "주력으로 해왔던 장기보험과 순익에 도움이 되기 시작한 자동차보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