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상법 개정 파장]건설주 저평가 해소될까…투자환경 변화 촉각

이승연 기자 2026. 3. 1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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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권한 강화에 건설주 지배구조 재평가 가능성
경영 위축 우려 속 자본시장 기대 교차
[출처= 오픈 AI]

[편집자주] 국회를 통과한 3차 상법 개정안이 건설업 경영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되면서 계열사 지원과 PF 보증, 행동주의 펀드와 주주대표소송, 물적분할과 중복상장, 건설주 투자환경 등 업계의 주요 의사결정과 시장 평가가 새 법의 영향권에 들게 됐다. EBN은 이번 기획을 통해 ①이사회 책임 확대와 계열사 지원·PF 보증 ②행동주의 펀드와 주주대표소송 리스크 ③물적분할·중복상장 등 신사업 재편 전략 ④건설주 밸류에이션과 투자환경 변화 등 4개 축을 중심으로 상법 개정안이 건설업에 미칠 파장을 짚어본다. 

3차 상법 개정으로 건설업을 둘러싼 투자환경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되면서 기업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주 이익을 고려해야 하는 기준이 강화됐고, 이는 자본시장에서 건설사의 지배구조와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건설업은 경기 민감도가 높은 산업 특성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낮은 주주환원 정책 등으로 인해 대표적인 저평가 업종으로 꼽혀 왔는데, 제도 변화가 장기적으로 투자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건설업은 자산 규모에 비해 시장 평가가 낮은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PF 우발채무와 미분양 위험, 계열사 지원 구조, 낮은 배당 성향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이 건설사에 보수적인 평가를 적용해 왔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 건설사들의 PBR은 대체로 0.3~0.7배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 가치에 비해 시장 평가가 낮다는 의미로, 자산 규모가 큰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건설주 디스카운트'가 구조적으로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 경기 변동성과 PF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건설주에 대한 투자 심리도 위축된 상태다. 일부 건설사의 경우 PF 보증 규모가 자기자본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거론되기도 했고, 미분양 증가와 분양시장 둔화가 맞물리며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상법 개정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대와 맞물릴 경우 장기적으로 건설주 투자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주주 권한 강화…건설주 재평가 기대

자본시장에서는 상법 개정이 건설주 디스카운트 완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주주 권한이 강화되고 기업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이 높아질 경우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장기적으로는 투자 매력도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관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업 지배구조를 중요한 투자 판단 기준으로 삼는 만큼, 주주 보호 장치가 강화되면 건설업에 대한 투자 접근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 확대 역시 변수로 거론된다. 행동주의 펀드는 기업 지분을 확보한 뒤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지배구조 개선,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요구하며 기업 가치 제고를 압박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투자자다.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이러한 움직임이 점차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업 경영 전략이나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기업 경영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건설업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 대규모 부동산 자산과 개발 사업권을 보유한 기업이 많다는 점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관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건설사의 경우 보유 토지나 개발 자산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자산 재평가나 주주환원 정책 확대 등 기업가치 제고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영 위축 우려…업계 시각 엇갈려

다만 업계에서는 상법 개정이 반드시 긍정적인 영향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주주 권한 강화와 함께 주주대표소송 등 법적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기업 경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기 때문이다. 건설업은 사업 규모가 크고 투자 회수 기간이 긴 산업으로 일정 수준의 리스크를 감수한 의사결정이 불가피한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사회 판단이 사후적으로 법적 책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질 경우 경영진과 이사회가 보다 보수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신규 사업 투자나 대규모 개발사업, PF 보증 등 건설업 특유의 의사결정 구조는 사업 리스크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 판단이 주주 이익 침해 여부와 연결될 경우 이사회가 리스크를 이유로 투자 결정을 미루거나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 관점에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대가 있을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의사결정 부담이 커지는 측면도 있다"며 "주주 권한 강화와 경영 자율성 사이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향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법 개정이 건설주 재평가로 이어질지, 아니면 경영 부담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지는 시장 상황과 기업 대응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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