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정하였냐고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그 어느 노래 제목처럼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였다. 이성태 감독이 연출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ONE:하이스쿨 히어로즈’(이하 하이스쿨 히어로즈)‘는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서 공개됐다. 2022년부터 2023년 중반까지 촬영해 촬영이 끝난 지도 2년이 넘은 작품이었다. 척박한 곳에서의 시도였다.
게다가 주연인 이정하는 촬영당시 디즈니플러스 ‘무빙’에 캐스팅돼 촬영이 끝났지만, 그 ‘티켓파워’에 있어서는 검증이 되지 않은 신예였다. 무엇보다 2023년 ‘거래’ 이후에 오리지널 작품이 없었던 웨이브였다. 하지만 4회까지 공개 직후 웨이브 유료가입 기여지수 1위에 올라 화제성을 획득했다. 그만큼 연출자에게 궁금한 점도 많아졌다.

■ 쟁점 1. 왜 ‘이정하’였나.
작품은 이은재 작가의 인기 웹툰 ‘ONE’을 원작으로 이은재 작가의 웹툰 세계관을 합친 작품이었다. 이전 학교에서 전교 1등의 공붓벌레였던 주인공 김의겸(이정하)이 아버지의 폭압적인 훈육에 의한 스트레스를 학교 안 싸움으로 풀면서 점차 폭력에 물들어가는 과정을 다뤘다.
“처음 공개 후 반응을 보고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제작사나 배우나 스태프에게 폐가 되면 안 되잖아요. 젊고 좋은 배우들을 많이 선보일 기회였는데 평가가 좋지 않으면 가슴이 아플 것 같았는데, 배우들에게 면이 섰어요. 친구들은 단체 메신저 방에서 벌써 ‘시즌 2’를 하자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어쩌면 ‘하이스쿨 히어로즈’의 공개는 이정하의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수 있다. 비록 촬영은 앞이었지만 촬영 당시 공개되지 않았던 ‘무빙’의 인기로 이정하는 단숨에 유망주로 떠올랐다. 물론 이성태 감독도 이정하의 ‘무빙’ 출연 소식은 알았지만, 그가 주목한 부분은 다른 곳에 있었다.
“요즘 드라마나 영화, 드라마 작업이 예전과는 달라져서 신예들이 연기에 집중하기에 좋은 조건은 아니에요. 정해진 기간 많은 장면을 찍어야 하니 배우들 입장에선 기술적인 연기를 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정하는 그렇지 않았어요. ‘이런 장면에서 이런 연기가 맞나?’ 싶은 순간을 자주 보여줬어요. 김주령, 김상호 선배들 이야기했지만, 영리한 배우인 것 같아요. 감독도 헷갈릴 만큼 연기의 폭이 넓은 배우입니다.”

■ 쟁점 2. 인상적인 대사들, 저작권은 배우들?
이정하와 극 중 ‘하이스쿨 히어로즈’로 의기투합해 각 학교 일진을 잡는 강윤기 역의 김도완을 비롯한 많은 배우들은 오디션으로 극에 합류했다. 이성태 감독은 액션이 주가 되는 작품이라 ‘허우대’가 좋은 모델들이 많은 에이전시에도 연락을 넣었다. 일단 다른 작품에서 교복을 입지 않은 배우들이 캐스팅 1순위였다.
“의겸의 아빠 석태 역 배우 김상호는 엘리트 집안에서 할아버지의 바람을 채우지 못한 아버지였습니다. 엘리트 자체였다면 김상호라는 배우를 떠올리지 않았을 것 같아요. 김상호에게서는 포근한 이미지가 있지만, 화가 나면 호랑이 눈 같은 안광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싸움짱’ 이걸재 역 육준서의 경우는 군인이잖아요. 비현실적이긴 했지만 원작팬들에게 사랑받는 인물이라 포스를 보여줘야 했습니다. 그런 이질감이 더욱 육준서를 이걸재일 수 있게 해준 것 같아요.”

극 중 인상적인 많은 장면은 배우들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마지막회 최후의 결투를 벌이던 최기수(유희제)가 김의겸에게 “고장 난 카세트를 가지고 다니는 이유를 알겠다. 너도 고장 났으니까. 고장 난 걸 고치려 하니 더 고장 나는 거다”라는 장면을 인상을 남겼다. 이는 현장에서 배우 유희제가 자신의 말맛에 맞게 고친 대사였다.
“현장에서 배우들이 직접 대사를 다듬을 수 있게 열어줬어요. 캐릭터를 저보다 더 잘 아는 건 결국 배우들이잖아요. 대본 연습을 하면서 대사를 바꾸고, 본촬영 당일에도 리허설을 하며 바꿨습니다. 최종 빌런인 최기수가 김의겸을 계속 찾으면서 ‘어이, 슈퍼 히어로’라고 말하는 장면 역시 두 사람의 대결을 지어 올리려는 설정으로 유희제가 직접 설정한 대사입니다.”

■ 쟁점 3. 왜 요즘 학원물은 자꾸 싸우나.
‘하이스쿨 히어로즈’가 공개된 2025년은 바야흐로 학원 액션물의 전성시대다. 웨이브에서 넷플릭스로 옮겨가 두 번째 시즌을 공개한 ‘약한 영웅’ 시리즈가 호응을 얻었고, 티빙에서는 압도적인 싸움실력이 있지만, 공부를 하고 싶은 모범생 주인공의 드라마 ‘스터디그룹’이 호응을 얻었다. 티빙의 ‘샤크: 더 스톰’, 내년 공개될 넷플릭스 ‘참교육’ 역시도 이러한 소재다.
“시장적인 측면에서는 웹툰의 유행이 큰 이유일 겁니다. 웹툰 소비층이 학생이 많고, 학교에서의 괴롭힘, 서열 문제, 폭력 등이 자신들의 문제니까 보는 거겠죠. 결국 드라마로도 많이 소비된다는 건 그 외의 세대에서도 본다는 거예요. 사회를 가장 단순하게 축소한 곳이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에서의 권력관계, 그 고도의 은유인 거죠.”

‘하이스쿨 히어로즈’의 마지막 장면에서 최기수를 때려눕힌 김의겸은 계속 누운 최기수에게 주먹을 휘두르는데 최기수의 얼굴이 죽은 형의 얼굴로도, 폭압적인 아버지의 얼굴로도 결국은 자신의 얼굴로도 바뀐다. 드라마는 학교의 폭력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더 깊은 내면에서 인간의 자아를 좀먹는 폭력의 시스템을 이야기하고 있다.
“원작과 다른 점이 바로 의겸의 가정사를 좀 더 풍부하게 만든 거였어요. 원작에는 없던 할아버지를 등장시켰고 그는 ‘갑질’을 일삼습니다. 큰아들이 입시 스트레스를 풀려고 둘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눈감는 부모의 모습. 성적 지상주의로 가기 위해 강요되는 철학들을 다 사회적 폭력과 억압으로 봤어요. 물론 학원액션의 틀도 있지만, 더 큰 담론과 만족감을 주기 위해 각색을 했습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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