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으로 치닫는 자동차 시장...대형·고가 vs. 소형·저가, 중간은 사라진다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고가의 대형차와 저가의 소형차 판매가 두드러지게 증가하며, 중간 가격대와 중형차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소비자들의 선호 변화와 경제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2023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1억 원 이상의 고가 차량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특히, 럭셔리 SUV와 대형 세단의 인기가 높아지며,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이러한 추세는 코로나 이후 고소득층의 소비 여력 향상과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3000만원 이하의 저가 차량도 꾸준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특히, 경차와 소형차의 판매가 증가하며, 지난해 국내 소형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현대자동차의 캐스퍼, 기아의 모닝 등 경제적인 모델들이 이러한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5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의 중간 가격대 차량과 중형차의 판매는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추세다. 2023년 국내 중형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6% 감소했으며, 이는 SUV와 소형차의 인기에 밀려 중형 세단의 매력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수입차 시장에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고가 차량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수입차 전체 판매량 중 1억원 이상의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하며, 이는 전년 대비 8.8%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변화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국산차와의 경쟁에서 차별화를 위해 고급화 전략을 강화한 결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국산차의 최고가 모델 가격도 상승하는 추세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브랜드는 G90 모델의 최고 사양 가격이 1억원을 넘어서며, 국산차의 고급화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수입차의 고급화 전략에 대응하는 동시에, 국내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차량에 대한 수요 증가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결국, 중산층의 경제적 부담 증가와 SUV의 인기 상승 등이 중형차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 자동차 제조사들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 라인업 재편과 마케팅 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는 견해가 나온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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