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사태] 야놀자, 인터파크커머스 매각 대금 날리나 [넘버스]

/사진 제공= 야놀자

야놀자가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으로 약 1680억원 규모의 인터파크커머스 매각 미수금을 제때 정산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야놀자는 지난해 4월 티몬·위메프의 모기업인 큐텐에 인터파크커머스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티몬·위메프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큐텐도 자금줄이 말라 야놀자에 지급할 돈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야놀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인터파크커머스 및 인터파크글로벌 지분 전량 매각대금 관련 미수금은 약 1680억원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야놀자 자회사인 인터파크트리플의 쇼핑과 도서 부문을 물적분할한 회사다. 야놀자는 핵심 사업인 여행·여가 플랫폼에 집중한다는 경영전략을 세우고 인터파크커머스 등 비주력사업을 매각했다.

문제는 큐텐그룹의 자금난이다. 큐텐은 싱가포르 비상장사라 정확한 재무상황이 알려지지 않았다.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는 자본잠식을 지속해왔다. 티몬의 지난 2022년 말 자본총계는 -6386억원, 위메프의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2398억원이다.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본다. 이에 더해 티몬·위메프는 최근 셀러들에게 판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재무상황이 나빠졌다. 모회사인 큐텐에도 재무위기가 전이될 수 있는 상황이다.

야놀자는 큐텐에서 약 2280억원 규모의 인터파크커머스 주식을 담보로 받았다. 담보 규모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설정했다. 큐텐의 열악한 재무상황으로 인터파크커머스의 주식가치가 하락해 이 담보 역시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야놀자는 이에 대해 "인터파크커머스의 시장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담보로서의 가치도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놀자는 "전체 매각금액 중 일부를 정산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큐텐과 문제없이 소통 중"이라며 "미수금 관련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미수금 약 1680억원 중 올해 일부 정산된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큐텐과의 구체적인 계약내용이 비공개라는 이유에서다.

야놀자는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이 제휴점에 미치는 여파를 수습하기 위해 오히려 수백억원의 비용을 지출한다. 먼저 야놀자와 제휴한 숙소·여가 업체의 판매상품 중 사용된 것에 대한 미정산대금 300억원을 전액 부담한다. 티몬·위메프에서 야놀자의 숙소·여가상품을 결제했지만 사용하지 못한 소비자 8만명에게는 50억원을 투입해 야놀자 포인트를 지급한다.

야놀자는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연결기준) 약 7400억원을 보유했다"며 "자본총계는 1조4000억원대에 이르러 이번 티몬·위메프 미정산이 회사의 자본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