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전동화 신뢰성에 또 한 번 적신호가 켜졌다. 이번에는 소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에서 결함이 발견돼 대규모 리콜이 진행된다. 현대차는 오는 9월 5일부터 전국 서비스센터에서 총 2만5천여 대 규모의 무상수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ICCU 결함, 여전히 현재진행형
현대차는 2024년 7월 16일부터 2025년 8월 22일 사이에 생산된 1만3,587대의 캐스퍼 일렉트릭을 대상으로 리콜을 단행한다. 이번에 지적된 문제는 차량의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특히 V2L(외부 전력 공급) 기능을 사용할 때 내부 고장이 간헐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완속 충전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보고됐다. 현대차는 결함 차량에 대해 고장 코드 진단, 충전 점검 후 ICCU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또는 부품 교체를 실시한다.

냉각 모듈 문제로 1만2천여 대 추가 리콜
ICCU 결함과는 별도로, 2024년 2월 28일부터 2025년 4월 16일 사이에 생산된 1만2,004대의 캐스퍼 일렉트릭도 무상수리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차량에서는 쿨런트 허브 드라이브 모듈 내부 불량이 발견돼 주행 중 전동식 워터펌프(EWP) 경고등이 점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쿨런트 허브 모듈 교체를 통해 문제 발생을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기아 EV5는 “안전하다”… 그러나 소비자 불안은 여전
현대차그룹의 ICCU 문제는 사실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앞서 기아 EV6, 아이오닉5 등 800볼트 기반 차량에서 비슷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최근 출시된 기아 EV5 현장에서도 관련 질문이 이어졌는데, 기아 측은 “EV5는 400볼트 시스템으로 기존 문제와는 무관하며, 협력사 부품도 다르다. 이미 개선 사항을 반영했기 때문에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캐스퍼 일렉트릭 역시 400볼트 시스템을 사용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소비자 불안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브랜드 신뢰도에 직격탄
문제는 현대차그룹의 ICCU 결함이 단순히 특정 모델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출시된 기아 EV3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보고되면서,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기술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 아니냐”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리콜이 단기적 불안 해소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인 개선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신뢰성과 브랜드 이미지에 장기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반복되는 품질 논란은 소비자 신뢰를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번 리콜 조치와 별도로, 향후 신차 개발 과정에서 ICCU 내구성과 냉각 시스템의 안정성을 전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전기차 시대의 핵심은 안정성과 신뢰성”이라는 말이 다시 떠오르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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