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문화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독특한 길거리 패션으로 유명한 일본도 한국 패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를 두고 국내 패션업계 일각에서는 잠깐의 유행에 편승하기보다 '브랜드 페르소나'를 잘 파악해 꾸준히 호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케팅에서 페르소나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목표 고객의 유형 또는 고객을 대표하는 가상의 인물을 뜻한다.

최근 이런 움직임에 반응한 국내 기업이 있는데, 올인원 비즈니스 메신저 '채널톡'의 운영사 채널코퍼레이션이다. 29일 채널코퍼레이션은 일본 패션 B2B 플랫폼 '터미널(TERMINAL)'과 '일본 패션 시장의 모든 것'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날 세미나는 일본 진출에 대한 문의가 많아지면서 현지 패션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진출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채널톡 고객사인 △포터리 △스탠드오일 △아모멘토 등 50여개 회사가 참여해 질의응답과 브랜드 네트워킹 시간을 가졌다.
회사 측에 따르면 터미널은 일본 내 온라인 패션 도매 시장 점유율 80%를 확보한 B2B 패션 플랫폼이다. 터미널의 누적 거래액(GMV)은 3조원으로, 현지 바이어 3만명 및 70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상품 수주 및 발주 서비스를 주력으로 패션 브랜드를 대상으로 온라인 전시회와 디지털 마케팅 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재용 채널코퍼레이션 일본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일본 진출을 고려하는 브랜드가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며 "12년 동안 일본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제가 보기에도 지금이 일본에 진출하기에 가장 적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한류는 진짜다, 문제는 '현지화'
채널코퍼레이션은 2015년 최재용 일본 대표를 선임한 이래,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처럼 손님을 응대하고 관리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과 기능을 제공하는 회사'로 입지를 다졌다. 이런 성과는 2017년 채널톡이 일본에 진출하면서 본격화됐는데, 고객에게 섬세한 서비스로 친절함을 강조하는 현지 문화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의 영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현재 1000개 이상 기업이 채널톡 유료 요금제를 사용 중이다. 채널코퍼레이션의 매출 20%가 일본 시장에서 발생할 만큼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채널코퍼레이션 측은 "지난해에만 일본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성장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밝다.
이날 진행된 세미나 현장에서는 "지금의 유행이 실체가 있냐"는 문의가 이어졌다. 이전의 한류가 유행을 선도한 몇몇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패널들은 "이번 한류는 진짜"라는 답을 내놨다.

켄 오야마 온 도쿄 쇼룸 대표는 대표적으로 '마르디 메크르디'가 일본의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은 물론 K-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며 한류가 하나의 문화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시도와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 패널들의 공통적인 조언이다. 패널들은 한국이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빠르게 변하는 반면, 일본은 트렌드에 구애받지 않고 팬으로 남는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최시원 채널코퍼레이션 공동 대표는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1~2년이 아니라 10년은 봐야 할 만큼 길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이 현지 시장의 특징"이라고 전했다. 실제 일본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해 손편지를 돌리기도 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어 최시원 대표는 "일본에서 한 번에 인기를 모은 브랜드는 빨리 저문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빠르고 트렌디한 한국만의 장점이 현지에서 승부할 땐 위험할 수 있다"면서도 "일본에 브랜드에 맞는 페르소나를 찾아 소구한다면 한국보다 두 배 이상의 이익을 낼 수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이나 료스케 터미널 대표는 '현지화'를 주문했다. 일본에 매장을 내려면 한국에서 원격으로 해선 안되고, 현지 채용을 해서 일본에 지사를 두는 방식이 적절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데 덧붙여 조언한 것이다.
그는 "팬데믹 이후 일본에서도 디지털전환(DX)이나 업무 개선에 있어 IT로 해결하자는 의식이 높아졌다"며 "이에 터미널도 디자이너 브랜드를 시작으로 최근엔 대형 어패럴, 스포츠 브랜드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나 료스케 대표는 "터미널과 같이 B2B 플랫폼이나 적절한 툴을 활용해 현지에 맞는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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