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왜 쏟아"…거동 불편한 아버지 '200차례' 폭행·살해한 아들

뇌경색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200회 걸쳐 폭행한 아들이 항소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사진=뉴스1

뇌경색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200회 걸쳐 폭행한 아들이 항소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25일 뉴스1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2-1형사부(고법판사 김민기 김종우 박광서)는 존속상해치사와 상습존속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0·남)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양형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31일 아버지 B씨(67·남)를 폭행해 속발성 쇼크로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2016년부터 뇌경색을 앓다 2019년 병세가 악화해 거동이 불편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A씨 혼자 아버지 수발을 들게 됐는데 그는 B씨가 약을 먹거나 재활 운동을 게을리하는 것에 불만을 품었고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의 범행은 2022년 11월부터 약 10개월간 200회에 걸쳐 계속됐고 결국 지난해 8월 B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당시 A씨는 B씨가 라면을 바닥에 쏟았다는 이유로 손바닥으로 양쪽 뺨을 수회 때리고 전신을 마구잡이로 때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죄책이 매우 중하고 비난 가능성 또한 매우 크다"며 "뇌경색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피해자는 별 반항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고인의 계속되는 폭행을 감내하다 결국 사망에 이르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폭행당하는 과정에서 형언하기 어려운 두려움,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인은 윤리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행위를 했고 아버지인 피해자는 사망해 더 이상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을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