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가 에너지 수출 보호를 위해 결성한 연합에 EU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브뤼셀 국방·외교장관 회의를 앞두고 나온 발표다.
유럽연합(EU)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해양방위연합에 옵저버 지위를 신청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8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국방 및 외교장관 회의를 앞두고 이같이 발표했다. 이 연합은 사우디의 에너지 수출을 보호하기 위해 결성된 조직이다. EU는 이미 홍해에서 선박 보호를 위해 선박 6척을 배치해둔 상태다.

"에너지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
EU가 움직인 배경에는 에너지 문제가 있다. 에너지 수요가 많은 EU는 이란 전쟁으로 인해 사상 최고 수준의 에너지 가격에 직면해 있다. 원유와 가스가 지나는 해상 통로가 흔들리면 역내 물가 부담이 곧바로 커지는 구조다. 해양 안보를 외교·국방 의제 전면에 올린 것도 이런 사정과 맞물려 있다.

"바브엘만데브 화물선을 지켜야 한다"
칼라스 대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에 맞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화물선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해협은 홍해로 진입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통항이 막히면 유럽으로 향하는 물동량이 직접 타격을 받는다. EU가 배치한 선박 6척도 이 구간의 상선 호송을 염두에 둔 것이다.

"옵저버라는 형식의 의미"
EU가 정식 회원이 아닌 옵저버 지위를 택한 점도 주목된다. 옵저버는 연합의 정보와 협의 과정에 접근하되 작전 지휘 구조에는 직접 편입되지 않는 형태다. 역내 회원국별 입장차를 감안하면서도 사우디가 주도하는 해양 안보 협의체와 접점을 확보하려는 절충으로 풀이된다.

홍해 안보는 이제 지역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에너지 수입국들이 직접 해상 보호에 발을 담그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 출처=AP·뉴시스·다음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