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로 가장 유명한 '이것' 실명 위험
비만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가 시력 상실을 유발할 수 있는 희귀 안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약물은 당뇨 및 비만 환자들에게 많이 처방되며, 갑작스러운 실명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안과 전문 병원인 매스 아이 앤 이어 소속 의사들이 지난해 여름 비동맥성전방허혈성시신경병증(NAION) 환자가 급증한 것을 발견했다. NAION은 시신경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으로, 영구적인 실명을 초래할 수 있어 '눈의 뇌졸중'으로도 불린다. 의사들은 일주일 동안 3명의 NAION 환자를 확인했으며, 이들은 모두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이 포함된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오젬픽과 위고비의 주요 성분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GLP-1의 유사체다.
연구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당뇨 환자는 NAION 발병 위험이 미복용 환자보다 4배 더 높았고,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는 그 위험이 7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이 약물이 처방된 첫 해에 발병 위험이 가장 높았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 협회 저널-안과학(JAMA Ophthalmology)'에 발표되었다. 연구를 이끈 조셉 리조 박사는 "세마글루타이드가 체중 감량과 당뇨 관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NAION의 위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이번 연구가 세마글루타이드와 NAION 간의 인과관계를 직접 증명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나, 부작용 보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세마글루타이드가 눈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혈당 변화가 눈의 수정체와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오젬픽과 위고비의 미국 내 주의사항에는 시력 변화가 잠재적 부작용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노보 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와 당뇨성 망막증 간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2027년까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 중이거나 복용을 고려하는 환자, 특히 녹내장 등 시신경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NAION 위험에 대해 의사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시력 변화가 있을 경우 즉시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젬픽과 위고비는 체중 감량과 당뇨 관리에 중요한 약물이지만, 시력 상실이라는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