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 렌탈료, 이 가격 이하로는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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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와 스노보드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비발디파크를 찾는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스키·스노보드 장비 및 의류 대여료가 비싼 이유는 다름 아닌 렌탈샵들의 담합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강력히 제재에 나섰습니다.

렌탈샵들의 조직적 담합…카톡방에서 최저가격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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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의 스키 시즌 동안 비발디파크 렌탈샵 협의회가 장비·의류 대여료는 물론 강습료와 리프트 패키지 이용료까지 최저가격을 설정하고 이를 강제로 준수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협의회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최저가격을 공지했으며, 이를 어기는 사업자에겐 가격을 수정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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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2023~2024 시즌에는 4시간 기준으로 장비 및 의류 대여 최저가격을 1만 5000원, 강습료(1:1, 2시간 기준)는 16만 원으로 설정했습니다. 인터넷 예약 사이트를 통해 최저가격 위반 사례를 감시하고, 위반한 사업자는 다시 규정 가격에 맞추도록 했습니다.

협의회에는 비발디파크 인근의 스키·스노보드 대여업체 57개가 참여하고 있었으며, 이들은 '최저가격 준수'라는 이름 아래 가격 경쟁을 철저히 봉쇄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끼쳤습니다.

공정위 "법 위반…가격 경쟁 활성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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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렌탈샵 협의회의 이러한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업자 단체가 특정 가격을 강제로 유지하도록 하는 행위는 경쟁을 제한해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간주됩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비발디파크 렌탈샵 협의회에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시정명령에는 재발 방지 조치를 포함하며, 협의회 소속 사업자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도록 요구했습니다.

다만, 공정위는 협의회의 예산이 1억 5000만 원 이하로 소규모이고, 법 위반 전력이 없는 점, 그리고 공정위 조사에 적극 협조한 점을 고려해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인해 비발디파크 인근 지역의 스키·스노보드 대여 시장에서 건전한 가격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른 스키장 인근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슷한 행위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렌탈샵들 "생존 위한 선택"…정당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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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협의회 측에서는 담합에 대한 비난과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렌탈샵 업주는 “소규모 업체들이 각자 가격을 낮추면 생존이 어려운 구조”라며 “대규모 업체들에 맞서기 위해 협의회 차원에서의 가격 책정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비발디파크 인근에는 대규모 체인형 렌탈샵과 소규모 개인 사업자들이 혼재되어 있는데,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 규모가 작은 업체들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위의 조치가 소규모 업체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네티즌 반응…"속았다는 기분" vs "정당한 조치"

이번 사건에 대해 소비자들은 대체로 분노와 실망을 나타냈습니다. 한 누리꾼은 “비싸다 싶었는데, 이유가 있었네. 소비자한테는 선택권이 없었다는 게 너무 화가 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스키장 물가가 괜히 비싼 게 아니었다니, 다른 지역도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반면, 렌탈샵들의 생존을 염려하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작은 가게들이 살아남으려면 협의회 차원의 방어가 필요했던 것 같다”며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어려움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번 공정위의 조치는 비발디파크 인근 렌탈샵들의 시장 구조를 개선하고 소비자들에게 공정한 선택권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스포츠와 레저는 국민 여가생활에서 점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공정위는 “앞으로도 레저·스포츠 분야의 가격 담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건전한 시장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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