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국 국민 여동생들이 전부 총출동한 이 작품

영화 '빅토리' 후기

스탠드 업! 텐션 업! 치얼 업! 1999년 세기말, 거제의 댄스 콤비 ‘필선'(이혜리)과 '미나’(박세완)는 댄스 연습실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에서 전학온 치어리더 ‘세현'(조아람)을 내세워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든다. 그렇게 9명의 멤버들이 모여 얼렁뚱땅 탄생한 ‘밀레니엄 걸즈’. ‘치형’(이정하)의 만년 꼴찌 거제상고 축구부를 우승으로 이끌어야만 하는데…

우선 '빅토리'의 단점을 먼저 언급하자면…혹시나 이 영화를 영화의 소재인 '치어리딩'을 소재로 한 스포츠, 드라마 영화로 생각했다면 그 부분에 대한 기대를 조금 내려놓는 게 좋다. 물론 '치어리딩'과 '힙합 댄스'를 통한 볼거리가 꽤 중요하게 등장하지만 영화의 핵심적인 요소가 아니다. 그래서인지 이를 활용하는 이야기는 개연성이 부족하고, 핵심이 될 줄 알았던 치어리더 여고생들의 좌충우돌 성장 이야기는 산만하게 그려지고 뭔가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영화의 소재인 '치어리딩'을 통한 드라마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빅토리'는 엉뚱한 영화로 다가올 것이다. 초반에는 그럴듯하게 유머, 성장 이야기를 잘 다루는 듯 보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주인공인 여고생들과 축구부, 거제 조선소 아버지들의 사연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고르게 다루려 하면서 이야기와 드라마가 분산되는 역효과를 불러온다. 이 때문에 '빅토리'가 좀 더 추구했어야 할 소녀들의 드라마의 비중이 시간이 흐르면서 약해지는 느낌을 자아낸다.

이 영화의 홍보 문구에 '써니'를 이을 수준이라 언급하고 있는데, 이에 절대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이점이다.(아무리 영화가 재미있다 한들 정말 양심상 '써니'와 비교될 수준은 아니다.) '써니'도 80년대라는 특수한 시대상과 가족으로 대변된 조연들의 이야기를 패싸움, 가족 관계로 간략하게 상징적인 장면으로 재치있게 풀어냈던것을 생각해 본다면, '빅토리'는 너무 많은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려했다. 그것만으로도 '써니'와 '빅토리'는 연출력에 차이가 있는 작품이란 것을 알수있다.

다소 '쌘 맛'으로 이 영화의 단점을 부각했지만, 놀랍게도 '빅토리'에 대한 최종 결론은 '재미있고, 추천할만 하다'이다. '빅토리'는 앞서 언급할 단점을 충분히 커버시켜줄 강한 장점들 역시 많으며, 충분한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우선 이 영화를 전자에 언급한 '전문 치어리딩' 영화보다는 '소녀들의 우정과 성장'에 초점을 맞춰서 관람해야 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필선(혜리), 미나(박세완)로 상징되는 두 친구의 우정을 시작으로 서울에서 전학 온 치어리더 세현(조아람)을 비롯한 각 개성 넘치는 치어리더 여고생들이 관계를 형성하고 한 팀이 되는 과정을 나름 빠르고 재미있게 그려낸다.

특히 이 영화는 유머를 다루는 방식과 캐릭터들의 개성을 활용하는 방식이 나름 세련된 편이다. 전형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스포츠 영화에 나올법한 오합지졸 팀이 한 팀이 되어가는 과정은 빠르게 전개시키고, 각 치어리더 캐릭터들의 개성을 부각해 유머와 드라마를 형성하는 방식을 좀 더 유심 있게 그려내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그러면서 각 소녀들의 사연을 유심있게 그려내며 그녀들의 우정을 의미있게 그려내려 한다. 이를통해 치어리딩이 지닌 '응원'의 메시지를 친구, 가족, 주변인물들에게 전파한다는 주제와 메시지를 무난하게 잘 전달하며 영화만의 따스한 감동 포인트를 완성했다.

밀레니엄 시대의 향수를 활용한 정서도 재미있으며, 이 시대의 분위기를 체감하게 만드는 젊은 배우들의 연기도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관람 포인트중 하나다. 혜리는 이제 작품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 되었으며, 여러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이며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 박세완은 이 작품을 통해 톱스타의 반열에 충분히 오를수 있는 배우임을 보여줬다. 여기에 단시간에 여러 히트작 드라마에 출연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준 조아람의 존재감도 눈여겨 봐야하며, '무빙'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정하의 코미디 연기도 좋아서 천상 배우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젊은 배우들의 재발견과 국민 여동생 같은 라이징 스타, 신예들을 발굴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성과라 할수있다.

향수를 자극하는 코미디 드라마에 빠른 전개속에 핵심을 강조하는 재기넘치는 편집과 간결한 이야기를 지녔다는 점에서 지금의 젊은 MZ 세대 관객들이 충분히 좋아할 것이며, 덕분에 다양한 세대의 가족 관객들이 편하게 볼수있는 작품이다. 다만 전자서 언급한 단점 포인트의 관점대로 이야기 서사를 중시하는 관객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울수 있기에 관람 포인트를 장점 부분에 언급한 내용으로 맞추고 보실것을 권하는 바이다.

'빅토리'는 8월 14일 개봉한다.

평점:★★★

빅토리
감독
출연
백하이,권유나,염지영,이한주,박효은,이찬형,정다정
평점
3.17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저작권자 ⓒ 필더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