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와 사랑에 빠진 40대 여성에게 벌어진 일
[영화 알려줌] <사랑의 탐구> (The Nature of Love, 2023)
40대에 접어든 철학 강사 '소피아'(마갈리 레핀 블롱도)는 10년 동안 편안하고 안정적인 사랑을 해 온 연인 '자비에'(프란시스 윌리엄 레옴)와 함께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고 있지만, 별장 수리를 위해 만나게 된 단순하고 로맨틱한 남자 ‘실뱅’(피에르 이브 카르디날)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든다.
'소피아'는 취향과 대화 모두 잘 맞지만, 절친에 가까워진 연인과 자신과 모든 것이 정반대이지만 설렘과 쾌락을 안겨주는 새로운 남자 사이에서 '사랑'이라는 수수께끼를 탐구한다.
<사랑의 탐구>는 오랜 연인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던 철학 강사 ‘소피아’가 자신과 정반대의 남자에게 빠져들면서 사랑에 관한 영원한 난제를 파헤치는 작품으로, 76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서 처음 상영됐다.
<사랑의 탐구>의 메가폰을 잡은 모니아 쇼크리 감독은 캐나다 퀘벡 출신으로, 연출, 각본, 연기 등 다방면으로 재능을 펼치며 전 세계의 주목과 찬사를 받았다.
그레타 거윅처럼 배우로 출발한 감독으로, 자비에 돌란 감독의 뮤즈로 불리며 <하트비트>(2010년), <로렌스 애니웨이>(2012년) 등 그의 대표작에 출연하며 연기력과 개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연출과 각본을 맡은 첫 영화 <브라더스 러브>(2018년)에서 72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수상해 감독으로 역량을 보여줬고, 두 번째 연출작 <베이비시터>(2022년)는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번 작품에서 모니아 쇼크리 감독은 '소피아'의 단짝 친구 '프랑수아즈'로도 출연하기도 했는데, 배우 겸 감독인 <바비>(2023년)의 그레타 거윅 감독을 연상케 한다.
"여러 관계를 경험하며 가족, 친구, 일, 환경 등이 모든 관계에서 무게를 갖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는 모니아 쇼크리 감독은 이런 생각에서 영감을 얻어, "사랑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것에 그 무엇보다 큰 관심이 있었다.
너무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이 연애를 시작하면 어떤 일이 생기게 될까 하는 생각에서 <사랑의 탐구>를 시작하게 되었다"라며 영화를 기획한 계기를 전했다.
<사랑의 탐구>에서는 주인공 '소피아'가 사랑과 욕망을 본인의 삶을 통해 직접 체험하기도 하지만, 철학 강사로서 이론적으로 탐구하기도 한다.
'소피아'가 영화의 스토리에 맞춰 들려주는 저명한 철학자들의 '사랑'에 대한 명언은 관객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생각거리를 선사한다.
오래된 연인과 안정적인 관계로 행복해 보이는 듯한 장면에서 "플라톤은 상대를 잃을 수 있다는 공포가 잦아들면, 사랑도 죽는다고 말했다"라는 '소피아'의 강연 장면이 교차 편집되는가 하면, 갑작스레 만난 남자와 사랑에 빠졌을 때는 "쇼펜하우어는 삶의 의지를 사랑의 동력이라고 했다"라는 명언이 등장하는 등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로 서점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쇼펜하우어, 플라톤, 스피노자, 벨 훅스 등의 철학자가 사랑에 대해 논한 흥미로운 문구들이 관객의 지적인 흥미를 자극한다.
이에 대해 모니아 쇼크리 감독은 "다양한 시대를 살았던 철학자들이 이상적인 사랑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보여주고 싶었는데 놀랍게도 철학에서 이 주제에 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렇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독서를 하며 '소피아'가 겪는 변화를 상상했는데 특히 벨 훅스의 <올 어바웃 러브(All about Love)>를 읽으며 큰 영향을 받았다"라면서, "사랑은 동사이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사랑하기로 결심할 수 있다는 것이 벨 훅스의 관점이다. 우리의 행복이 상대방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 개인으로서 자신의 감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내 인생은 물론, <사랑의 탐구>를 만드는 데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랑의 탐구>는 감각적인 영상을 바탕으로 마치 1980~90년대의 클래식한 로맨스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레트로한 몽타주와 OST로 다양한 영화적 매력을 선사한다. 복고풍의 감미로운 오리지널 스코어와 함께, '소피아'와 '실뱅'의 사랑의 도화선이 된 노래로 전설적인 록밴드 스콜피온스의 'Still Loving You'가 주요하게 삽입돼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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