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황금시기" 수능 끝난 자녀 두셨다면 꼭 확인하세요

해방의 환호 뒤, 또 다른 시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
예약률 95%·단기반 개설… 수능 이후 ‘면허 대란’
책 대신 핸들을 잡은 겨울, 청춘의 첫 출발이 시작됐다

수능이 끝난 교문 앞은 해방의 환호로 가득하지만, 불과 며칠 뒤 그 학생들이 향하는 곳은 또 다른 시험장이다.

사진 출처 = '뉴스 1'

도로교통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1~12월 운전면허시험 응시자 수는 연평균 대비 약 1.8배 증가했다. 특히 수능 직후 2주 동안 접수 건수는 매년 꾸준히 늘었으며, 올해도 20만 명 이상이 필기시험을 신청할 것으로 집계됐다. 수험생들이 본격적으로 겨울방학에 돌입하기 전, 여유 시간을 활용해 ‘첫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수요가 집중된 것이다.

운전면허시험 응시자 증가 현상은 매년 반복되는 계절적 흐름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2월 면허시험 응시자는 약 27만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특히 18~19세 연령층의 비중이 전체 응시자의 절반을 넘었으며, 일부 시험장은 주말 예약이 조기 마감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서울 강서·대전·부산 남부 시험장은 수능이 끝난 첫 주 주말 기준으로 예약률이 95%를 웃돌았다.

‘면허 대란’ 대비 나선 학원과 공단, 수험생 몰려드는 12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면허학원들도 일제히 수강생 모집을 확대했다. 서울의 한 학원 관계자는 “수능이 끝나면 바로 다음날부터 단체 등록 문의가 폭주한다”며 “12월 초엔 오전 강습이 모두 마감돼 오후·야간반을 추가 개설했다”고 전했다. 대구·광주·인천 지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학원은 ‘수험생 전용 단기코스’나 ‘3일 완성 필기반’을 운영 중이다. 학원 측은 “입시를 마친 학생들이 대학 입학 전까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도로교통공단은 이러한 수요를 예측해 시험 일정과 인원을 늘렸다. 공단 관계자는 “매년 11월 셋째 주부터 응시자가 집중된다”며 “수험생들의 시험 편의를 위해 필기장 운영시간을 연장하고, 주말 실기시험 인원을 10% 증원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미뤄졌던 면허 취득 계획이 다시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2020~2021년 동안 급감했던 응시자 수는 2022년부터 회복세를 보였고, 2024년에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수험생 몰린 면허시장, 보험·차량공유·중고차 업계까지 '활기'
사진 출처 = '뉴스 1'

수험생들이 면허 취득에 몰리는 이유는 단순한 이동 편의 때문만은 아니다. 대학 입학 전 ‘예비 성인’으로서의 자립을 상징하는 의미가 크다. 한 고3 수험생은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싶고, 부모님 심부름도 직접 해보고 싶다”며 “입시 스트레스가 끝난 후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 면허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는 실질적인 이유를 든다. “대학 입학 후 운전 연습할 시간은 거의 없다”며 “겨울방학 동안 취득해두면 차량 공유나 단기 렌트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운전면허를 기반으로 한 관련 산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보험업계는 ‘초보운전자 전용 상품’을 홍보하고 있으며, 쏘카·그린카 등 차량공유업체들은 ‘만 18세 이상·면허 취득 1개월 차 이용자 대상 프로모션’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중고차 플랫폼들도 ‘첫 차 구입 가이드’나 ‘대학생 추천차량’ 콘텐츠를 강화하며 신규 고객 유입에 나섰다. 이처럼 수험생의 면허 취득은 단순한 개인 활동을 넘어 자동차 산업 전반의 계절 수요를 자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안전이 먼저인 첫 출발… 도로 위로 나서는 청춘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다만 전문가들은 안전교육 강화의 필요성도 함께 지적한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면허 취득 이후 6개월 이내 초보운전자의 사고율은 일반 운전자보다 약 2.3배 높다”며 “단기 취득 과정이라도 실기 연습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역시 초보 운전자 대상 체험교육 확대를 추진 중이며, 내년부터는 가상 시뮬레이터 기반 안전훈련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누군가는 친구들과 여행을 꿈꾸고, 누군가는 새로운 책임감을 느끼며 도로 위로 나선다. 책 대신 교본을, 연필 대신 핸들을 잡은 그들의 표정에는 지침보다 희미한 기대가 섞여 있다. 누구에게나 힘겨웠던 시간을 견뎌낸 만큼, 그들에게 주어진 이 겨울은 조금 더 자유롭고 따뜻할 자격이 있다. 이제는 공부 대신 도로 위에서 새로운 경험을 배워갈 시간이다. 노력의 끝에서 핸들을 잡은 모든 수험생들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첫 여정이 함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