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아의 MZ라이프]피아노 치던 문과생이 AI연구자로..."인간과 더 친숙한 AI 만들고파"

유진아 2024. 12. 1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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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한 콕스웨이브 AI연구원
이요한 콕스웨이브 AI연구원. 콕스웨이브 제공
콕스웨이브 얼라인 AI 자료 화면. 콕스웨이브 제공

"인공지능(AI)을 기술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답게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게 저의 연구 목표입니다. 대화 속에서 사용자의 감정과 만족도를 분석하며, AI가 더 나은 상호작용을 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콕스웨이브 본사에서 만난 이요한(사진) AI연구원은 "AI 연구라는 게 생소할 수는 있지만 다른 연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생명공학이나 제조업에서는 기계를 설비하거나 화학 반응을 설계하듯이, AI 연구원은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데이터를 활용하며, 모델의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형 AI에서 사용자와 AI 간의 상호작용을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다.

◇피아니스트가 AI 연구원이 된 이유는?= AI에 대한 그의 관심은 대학 시절 시작됐다. 피아노를 전공하려 했던 이 연구원은 예고 진학에 실패한 후 독일 유학을 목표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다. 그러다 대학 시절 전산언어학 수업을 듣다가 자연어 처리(NLP)에 매료돼 AI 연구의 길로 들어섰다. 이 연구원은 "교수님이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철자나 단어를 데이터로 시각화해 보여주셨을 때 정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며 "언젠가 나도 이런 작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후 '4차 산업혁명과 인문학'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 참석한 그는 AI 시대에서 인문학적 질문을 던질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이 연구원은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깊은 고민을 했고 그 답을 찾기 위해 AI를 직접 공부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AI 연구는 비전공자에게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컴퓨터 과학과 데이터 분석 수업을 적극적으로 찾아 수강하며, 학문적 토대를 쌓아갔지만 쉽지 않았다.

이 연구원은 "대학에서 비전공자가 컴퓨터 관련 수업을 듣기 어려웠다. 그래서 교수님께 청강을 요청하거나 인지과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해 기회를 넓히려 노력했다"며 "정부 주관 AI 부트캠프와 네이버 및 업스테이지의 AI 부트캠프에도 참여해 기술을 배웠다. 부트캠프 실전 프로젝트 경험은 취업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AI 연구가 전공과 무관하게 열정과 노력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1세대 기술로, 아직 표준화된 지식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이들이 연구에 도전할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문과생으로 시작했지만, 끊임없이 배워가며 지금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AI 윤리부터 멀티모달 기술까지= 콕스웨이브는 2021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생성형 AI 기술의 활용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회사의 주력 제품인 '얼라인 AI'는 기업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대화형 AI 도입, 구축, 운영, 분석, 개선까지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이 연구원은 '얼라인 AI'를 통해 사용자 만족도와 감정 표현을 분석하며, 더 효과적이고 인간 친화적인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사용자가 채팅 중 부정적인 표현을 하거나 채팅방을 떠나는 행동 등은 AI 서비스의 약점을 나타낼 수 있다"며 "이를 데이터로 정의하고 탐지하며 시스템을 개선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집중하는 연구 분야는 두 가지다. 첫째는 AI 안전성과 윤리다. AI를 윤리적으로 사용하는 방법과, 비윤리적 행동을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는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윤리적 문제는 더 빈번히 대두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응책 개발이 필수"라고 말했다.

둘째는 이용자와 AI 간 대화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의 만족도를 평가하고 패턴을 탐지하는 기술이다. 그는 "AI와의 대화 속에서 감정 표현, 만족도를 측정하는 다양한 피드백 데이터를 정의하고 탐지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AI 시스템이 사용자 경험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만족스러운 상호작용을 하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미래에 AI는 음성 중심의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바뀔 것으로 본다. 음성 기술은 대화형 AI가 더 직관적이고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것. 이 연구원은 "패틱 보이스 인터페이스 같은 새로운 방식이 대화형 AI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I 연구의 더 큰 미래는 멀티모달 AI에서 찾고 있다. 향후 대화형 AI의 다양성과 접근성을 더욱 확장할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음성에 국한되지 않고, 텍스트, 음성, 이미지, 영상 데이터를 통합하는 기술이 인간과 AI 간의 상호작용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텍스트 중심의 대화가 음성 중심으로 이동하고, 다양한 데이터가 융합된 기술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 변화의 중심에서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AI 연구로 인간 중심의 미래를 설계할 것"= 이 연구원은 연구는 문제를 해결하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그는 "안 되는 것은 왜 안 되는지, 잘 되는 것은 왜 잘 되는지 끊임없이 묻고 답을 찾는 과정이 연구의 핵심"이라며 "성공적인 연구결과 뒤에도 반드시 이유를 찾아야 하고, 실패에서도 배워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더 나은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연구자로서 가장 중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AI 연구를 할 때만 해도 AI 모델의 성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델의 성능개선 이유와 과정을 철저히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연구원은 "그 이유를 이해하면 학계와 산업에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며 "성능 향상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이해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연구의 진정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구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요소는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다. 그는 자신의 세대적 특징으로 적응력을 꼽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 세대는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과도기를 겪으며 자라온 만큼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MZ세대들은 변화의 과도기에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적응력이 키워졌던 것 같다. 특히 군대에서 전통적인 문화와 현대적인 조직 문화를 동시에 경험했고, NLP 연구에서도 전통적인 방법과 현대적인 접근을 모두 체득한 점이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 앞으로도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며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앞으로 구글, 오픈AI 같은 빅테크의 연구에 참여하는 게 목표다. 이 연구원은 "제가 한 연구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앞으로도 인간 중심적인 AI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AI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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