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단 마셔보고 확인하자?"‥함정 해수 방사능 측정기가 육지로 간 까닭은?
[뉴스투데이]
◀ 앵커 ▶
함정에서 생활하는 해군 장병들은 바닷물을 정화해서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합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안전이 우려되자 해군은 14억 원을 들여 방사능 측정기를 도입했는데요.
이 장비가 바다 위가 아닌 육지에 설치돼있습니다.
조희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해군이 지난해 12월 함정에 도입한 실시간 방사능 측정기입니다.
바닷물에 있는 세슘과 삼중수소를 검출할 수 있는 휴대용 장비로, 14억 원을 들여 5대를 구입했습니다.
해군 함정은 출동하면 바닷물을 걸러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하는데,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장병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종섭/당시 국방부 장관(지난해 6월 1일)] "어떤 경우라도 우리 장병들이 오염된 그런 물을 마시는 일이 없도록 할 겁니다."
그런데 방사능 측정기는 도입 한 달 만에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함정 한 곳에서 세슘 134가 세 차례나 검출돼 비상이 걸렸는데, 다시 확인해보니 프로그램 오류였던 겁니다.
지난 6월에는 측정기 하나가 바닷물 유입으로 고장 나 일주일간 아예 사용을 못 했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배가 흔들리는 거죠. 바닷물을 이제 저희가 용기에 담아서 측정을 하게 되는데 용기에서 약간 새서 장비 접합부에 그게 들어가서…"
군은 당시 해당 장비들을 모두 고쳐 정상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찬대 의원/국회 국방위 - 김용현/국방부 장관(지난 8일)] "후쿠시마 오염수랑 관련해서 굉장히 관심이 있는 부분인데 이거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는데 장관께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지금 정비를 해서 지금 이제 완전히 고쳐서 지금 정상적으로 가동이 되고 있는 상태거든요.>"
하지만 군의 설명과 달리 바다 위에 있어야 할 장비들은 지난 7월부터 육지의 해군기지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함정에서 바로 방사능을 측정하는 게 아니라 훈련 기간 사용한 바닷물을 떠와 육지에서 오염 여부를 판별하고 있다는 겁니다.
해군은 "장비 무게가 50kg에 달해 설치·제거 과정에서 고장이 날 수 있고, 시료가 화학약품이라 환기가 잘 되는 육상이 나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방식은 장병들이 방사능 오염수를 마시더라도 사후에야 확인할 수 있어 장비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해군은 이에 대해 "더 좋은 장비가 나와 연말에 도입하려고 한다"고 밝혔지만, 이럴 경우 14억 원이나 들여 구입한 장비들이 1년 만에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라 세금 낭비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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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형 기자(joyhye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today/article/6647512_365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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