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영업人] AI 교육 넘어 클라우드로··· '엘리스그룹'의 영업과 접근법
[IT동아 남시현 기자] 21세기는 기술경쟁의 시대입니다. 수많은 빅테크 기업들이 지금 이 순간도 기술과 제품을 놓고 전 세계의 산업 현장에서 경쟁을 벌입니다. 그리고 이 경쟁의 현장이 바로 기술영업입니다. 기술영업은 기술적인 이해가 필요한 영업으로, 주로 기업 대 기업 간 영업에서 이뤄집니다. 기술영업 전선에서는 기업의 기술력과 실력으로 경쟁하고, 그 결과는 IT 기업이 움직이는 원동력이 됩니다. 오늘날 현장에서 기술영업人들이 어떻게 경쟁하는지, 기술과 기업, 사람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인공지능(이하 AI)의 분야는 세분화하지만, 교육에 필요한 과정과 자산은 어떤 분야든 비슷하다. 핵심은 교육과 학습 커리큘럼이고, 자산 측면에서는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그리고 데이터를 가공하는데 필요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여기서 인프라는 컴퓨터, 정확하게는 딥러닝과 머신러닝 구축에 필요한 데이터 처리 장치를 말한다. 조소 수업에 비교한다면 강의 자체는 학습, 데이터는 조형 재료, 그리고 이를 깎고 가공하는데 필요한 도구가 인프라스트럭쳐, 세밀하게는 GPU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 모든 조건을 만족하기는 쉽지 않다. 데이터는 배포 및 재사용이 가능한 것을 확보하면 되나, 인프라는 사용 자체에 비용이 든다. 또 대다수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업 눈높이에 맞춰져 개인이 쓰기도 어렵다. AI 교육 및 솔루션 전문 기업 엘리스그룹(/*elice*/)의 사업이 이 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다. 엘리스그룹은 2015년 설립돼 국내외 AI 교육을 혁신 중이며, 올해부터는 직접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해 교육생은 물론 기업과 기관 등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준호 엘리스그룹 BDX B2B 본부장을 만나 엘리스그룹의 전반적인 사업 영역과 방식, 그리고 클라우드 산업의 영업 특성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엘리스그룹, 기관과 학교, 스타트업부터 대기업 AI 교육 아우른다”
이준호 본부장은 포항공과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해 2014년 삼성카드에서 신용관리 데이터지표 관리 직무로 경력을 시작했고, P2P 금융 스타트업 기업인 8퍼센트에서 약 5년 간 근무했다. 엘리스그룹에 합류한 것은 2020년의 일로, 처음에는 운영 쪽으로 시작했지만 사업이 확장되며 지금은 비즈니스 디지털 전환(BDX) 조직의 기업대 기업(B2B)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 본부장에게 엘리스그룹에 대한 설명부터 부탁했다.
이 본부장은 “엘리스그룹은 AI에 필요한 플랫폼과 교육,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기업이다. 산업군으로는 모빌리티, 소재, 이동통신, 의료, 금융 등 다양한 솔루션이 있고, 교육 측면에서는 성인교육, 대학, 군장병, 코딩교육, 초중등으로 나뉜다. BDX B2B 본부는 이 중에서 기업과 연계된 업무를 총괄한다. 교육은 기획, 제안, 발표, 수주, 운영, 피드백의 사이클로 운영하고, 또 교육 실습 플랫폼 (이하 엘리스LXP)도 구축 운영한다”라고 소개했다.
핵심은 교육이지만, 올해부터는 클라우드용 데이터센터까지 운영하고 있다. 두 사업에 대한 비중과 주력 사업에 대한 소개도 부탁했다. 이 본부장은 “엘리스그룹의 주력사업은 교육이다. 초중고에 특화된 엘리스스쿨 LXP, 고용노동부 사업으로 KDT 부트캠프를 진행하는 엘리스트랙도 있다. AI 테크 기반으로 교육을 하는 만큼 내년에는 AI, 클라우드는 물론 디지털 교과서 사업으로의 진출도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도입에 대해서는 “AI 교육을 진행하면 필연적으로 GPU 연산을 활용하기 위한 교육 인프라가 필요하다. 무언가를 학습할 때, 실습 과정이 없다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 AI 교육에서는 실습을 위해 GPU 등 인프라가 필요하다”라면서, “하지만 AWS나 MS 애저, 구글클라우드 등을 쓸 순 있지만 단가가 비싸고, 교육용으로 쓰기도 어렵다. 그래서 그래서 직접 교육 목적으로 엘리스클라우드를 구축했고, 엘리스LXP로 연동해 학습 역량은 물론 클라우드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엘리스그룹의 내부 조직 구조와 사업 진행 방식은?
사업 대상과 서비스가 다양한 만큼, 구체적인 조직 구조와 구성에 대해 질문했다. 이 본부장은 “내부 조직 구조는 브랜드, 개발, 인프라, 인사, 재무, AI 연구 및 교육 콘텐츠 등을 제작하는 기능 조직, 그리고 기업 대 기업(B2B)와 기업 대 정부(B2G), 초중고 사업을 엮는 K12 사업부로 나뉜다. 사업 성격마다 필요한 역량이 다르고, 또 한 기업과의 교육 내에도 진행 갯수 등이 세분화되기도 해 각각 관리한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준호 본부장은 B2B 영역만 담당하는데, 이에 대해 “B2G와 B2B는 성격이 다르다. 공공기관은 나라장터를 통해 사업을 입찰하고, 행정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 사업 조건 등도 맞춰야 한다. 반면 기업 쪽은 절차도 중요하지만 업무 효율과 성과를 더 중시하고, 필요한 역량도 다르다. B2B 조직에서 제약이 좀 덜하다 보니 조직이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기업 고객으로는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 LG그룹 등에서 임직원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 및 AI 교육을 진행 중이다. 기관 쪽으로는 고용노동부, 교육부,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광주인공지능사관학교 등에서 교육을 했다. 대학은 현재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카이스트 등 50여 곳에서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자원 조달이 빠르고 신속한 특성을 앞세워 해커톤 관련 진행도 맡는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퓨리오사AI와 국내 최초 NPU 기반 해커톤을 진행했고, LG 그룹의 청년AI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인 LG에이머스에도 A100 기반 해커톤을 진행한 바 있다. 비용이나 자체 인프라, 교육 전문가 중심의 구성 덕분에 해커톤, 경진대회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중”이라 답했다.
올 1월 시작한 엘리스클라우드, 현재 영업 전선은?
엘리스그룹은 지난해 초부터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진출에 착수했고, AI 데이터센터 산업 진출은 올해 1월 발표했다. 이후 6개월 이상이 지났는데 현재 인프라 상황은 어떨까? 이 본부장은 “인프라는 델 테크놀로지스와 양해각서를 맺고 구축하고 있으며, 엔비디아 H100 및 A100 GPU를 수요 이상으로 구축하고 있다. 또 퓨리오사AI의 워보이도 서비스 중이며, 신규 인프라가 나오면 또 도입할 예정이다”라고 소개했다.
현재 영업 전선은 어떨까. 이 본부장은 “많은 고객들이 이미 글로벌 클라우드 3사의 가격을 다 알고, 그다음 우리를 찾아온다. 우리가 영업을 전개하는 것도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판단하고 진입하는 분들이 많다. 가격은 정가 기준으로 약 3분의 1 정도로 저렴한데, 프로모션이나 대규모 조달 등으로 할인을 받으면 격차가 좁아진다. 그래도 어떤 경우더라도 글로벌 3사보다는 비용이 저렴하다”라고 소개했다.
이어서 “경쟁 기업으로는 삼성SDS 등 데이터 센터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계약 기업 등이 쓰고 일반 사용자 접근은 어렵다. 따라서 실질 경쟁 기업으로는 NHN클라우드와 네이버 클라우드가 있고, 국외로 가면 글로벌 3사, 람다랩스, 런팟 등이 있다. 다만 데이터 관리나 통신 특성상 국내 클라우드를 선호하는 사용자들이 많다. 올해 안에 CSAP(정보보호관리체계) IaaS 인증을 취득해 신뢰성을 더 높일 예정”이라 말한다.
또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 서비스도 최근 개선됐다. 이 본부장은 “엘리스클라우드의 장점은 작은 규모에 대해서는 웹 상에서 원하는 스펙과 상품 형태를 결정하고 연결한다는 점이다. 최근 홈페이지에서 직접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타사 서비스와 달리 AI 구동 및 연산 등 간단한 기능만 제공해 군더더기를 빼고, 또 사용자 대다수가 클라우드 활용 방법을 알아서 AI 개발자라면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 특히 퓨리오사AI NPU를 체험해 보자 하는 경우에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 말했다.
가능한 많은 사람이 알고 쓰는 게 중요··· 인식 개선 중요성 느껴
영업 상의 어려움을 물었지만, 이준호 본부장은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국내에서 엘리스그룹과 사업이 겹치는 기업이 거의 없다. LXP만 놓고 보면 구름EDU와 사업 범위가 겹치고, LXP의 테스트 기능은 프로그래머스와 경쟁한다. 교육 측면에서는 패스트 캠퍼스, 스파르타 코딩클럽 등이 비교 대상이긴 한데 이 사업이 각각으로 경쟁한다. 우리는 고등 GPU를 활용한 자체 클라우드로 빌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신 서비스의 브랜딩과 사용자의 인식은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이 본부장은 “교육 사업이 주력이다보니, 클라우드 시장에서 잘 노출되지 않는 게 어렵다. 가격이나 기능 측면에서 만족하더라도, 실무자 입장에서는 비용을 더 주고 대기업 클라우드를 쓰려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11월 7일에도 엔비디아 경기 테크데이를 참여하는 등 업계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라면서,
AI 시장 변동성 큰 편, AI 산업 탄력 업고 성장할 것
마지막으로 이준호 본부장의 올해 목표에는 달성했는지, 또 내년 구상 등에 대해 물었다. 그는 “올해 엘리스그룹은 엔비디아 에듀케이션 서비스 딜리버리 파트너로 지정되는 등 내외부적으로 좋은 일들이 많다. 하지만 AI 교육도, 클라우드 시장도 변동성이 크다보니 될법 했던 게 사라지기도 하고, 새로운 것도 생긴다. 실적이 나올때마다 기업 분위기가 바뀌고, 투자 시장도 변한다. 올해 초 생각했던 목표에 충족했냐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엘리스클라우드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게 목표다. 구글 AI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했고, 이제 공과대학에서도 AI를 안 쓰면 논문이 통과하기 어려울 정도다. AI에 대한 활용도와 인지도가 생겼으니 대학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전 세계적으로 AI의 상승세의 기틀이 잡혔으니, 엘리스그룹 역시 이 흐름을 잡을 것”이라 말했다.
기자가 기술영업인을 기획할 당시에는 ‘기술과 사람, 그리고 영업’을 핵심으로 꼽았다. 하지만 이준호 본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술영업이 설득과 경쟁만으로 진행되기보다는, IT 업계 종사자 간의 기술적 이해와 실리를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서비스를 잘 만들면, 영업의 경쟁력은 알아서 따른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자리였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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