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성환 전 쿠팡CFS 대표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엄성환 전 쿠팡풀필먼트(이하 쿠팡CFS) 대표이사를 소환해 조사 중이다. 엄 전 대표이사가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졌다.
쿠팡이 투자사는 물론 미국 정부와 의회를 동원해 한국 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 분위기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엄 전 대표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퇴직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엄 전 대표는 2023년 5월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퇴직금 지급 규정이 담긴 취업규칙으로 변경해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시 쿠팡은 퇴직 금품 지급 관련 규정을 '일용직근로자도 1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기간만 제외'에서 '1년 이상 근무하고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경우'로 변경했다.
근무 기간 중 하루라도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하인 날이 끼어있으면 해당일까지의 근무 기간을 인정하지 않고 퇴직금 산정 기간을 이날부터 다시 계산하도록 해 '퇴직금 리셋 규정'이라고도 불렸다.
이 시기 쿠팡이 생산한 '일용직 제도개선' 등 내부 문건에는 퇴직 금품 지급 관련 규칙 변경 취지와 함께 "일용직 사원들에게 연차, 퇴직금, 근로기간 단절의 개념을 별도로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으며, 이의제기 시 케이스 바이 케이스(개별) 대응"이라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특검팀은 앞서 쿠팡 본사와 쿠팡CFS 사무실, 엄 전 대표 등을 압수수색 하면서 영장에 퇴직금법 위반 혐의를 적시했다. 근로자가 퇴직한 후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퇴직금법은 계속 근로 기간이 1년 이상이고, 4주 평균 주간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상이라면 퇴직금 지급 대상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검팀은 쿠팡 물류센터 근로자들이 근로 계약을 체결하고 1년 이상 상시로 근로했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물류센터 근로자들이 사용자의 직접적인 지시·감독하에 근무했으며, 근로 계약의 반복적인 체결로 근로 제공이 1년 이상 지속됐으므로 쿠팡 측이 퇴직금을 미지급한 것은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엄 전 대표를 상대로 취업 규칙을 변경한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 등 전반을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최근 지속되는 악재로 인해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 주가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11월 28일 28.16달러에서 이달 23일(현지시간) 19.99달러로 29%가량 급락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