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속 불규칙의 미학, 피터준 작가

피터준 작가는 불규칙하고 불안정성을 연구하는 작가이다. 그는 일상 속 사소한 것들에서 작은 변화까지도 주의 깊게 관찰하며, 변화의 미학을 탐구한다.

고등학생 시절,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후 자신을 나타내는 그림으로 변화를 주었고, 자신을 표현하는 것들에 집중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는 작은 변화에서 오는 '이미지'들을 발견하였고 작업의 주춧돌이 되었다.

피터준 작가는 작은 변화들을 관찰하고 느끼면서, 자신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작품은 일상의 변화와 불안정성을 포착하며, 이를 통해 삶의 본질을 탐구한다. 그의 작업은 변화를 인식하고, 이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과정에서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조각(Piece) 시리즈

내면에 잔여한 과거의 이미지들을 현재의 삶 속에서 포착하고, 이를 담아낸 시리즈이다. 개인의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과거의 순간들은 불완전하고 추상적이지만 조각들을 통해 실체화된다. 작품에서 조각들은 입체감 있는 작은 선들로서 물방울, 빛의 줄기, 때로는 여름의 녹음 등으로 표현되며 작업 과정 속 시선의 변화를 시각화시켜준다.

이를 통해 작품은 매 순간마다 유동적으로 변화하며 살아 숨 쉰다. 우리의 내부 세계에 존재하는 과거의 이미지들을 통해 외부 세계 속 현재의 자신을 되돌아 보고, 이 과정에서 얻은 미적가치를 미시적 대상들 (물감 조각들) 을 통해 커다란 순환의 흐름으로서 형상화하고자 했다.

SHOWER

Acrylic, oil on canvas_90.9x65.1cm_2023

Yeon-dong

Acrylic, oil on canvas_162.2x112.1cm_2023

바보그림(Picture of a fool) 시리즈

작업은 한 개인이 불안정한 존재인 동시에, 이를 깨닫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한다 는 행위 자체가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지닌다는 점을 말한다. 우리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솔직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것은 사회적 환경에서 하나의 약점으로서 작용하기도 하지만, 특히 미디어가 발달하며 이상화된 이미지에 자신을 비추어보는 현상이 잦아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작품 속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화자의 결함을 이미지화한 대상들이다. 완전하고 견고한 내부의 공간에 서서 화면 밖을 응시하는 비완성된 이들은 삶 자체가 주는 가치를 외부로 전달하는 장치이다. 개인의 콤플렉스, 즉 약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작업들은 마치 ‘바보’ 같기도 하지만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며 자신만이 가지는 가치 또한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공유하기 위한 하나의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작업 속 이미지와 시각적으로 교류하며 감상자가 개인의 불완전함에 솔직해지고, ‘바보’ 와도 같이 자신만의 순수한 형상을 받아들이며 미적가치를 느끼기를 바란다.

Picture of a fool

Coloring on paper, charcoal, meok_47x64.5cm_2023

Fool of Slowgarden

Drawing on paper, meok, Acrylic_80.3x116.8cm_2023

Current address

Mixed media on cotton cloth_193.9x112.1cm_2023

모(Square) 시리즈

어느 봄날 아침, 길을 걷다가 검게 메말라 죽어있는 식물들을 보고 문득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 검게 메마른 식물들은 마치 타버린 듯 보였는데, 그것은 자신을 진실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삶을 태워내듯 살아왔던 본인의 과거를 투영하는 듯했다.

당일 저녁, 집에 돌아와 샤워하며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을 바라보고 아침에 상기했던 과거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 순간 나는 거울이 비추는 풍경을 마주하며 현재의 자신과 과거의 자신을 동시에 보는 듯한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화장실 안에서 창문, 타일, 거울 등의 ‘모’들은 사방에서 공간을 비추고, 담아낸다. 이 위로 물방울들이 흘러내리며 기존의 형상을 파하고 경계를 녹이는 동시에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한다. 나는 이 현상을 목격한 이후 우리의 눈에 비추어지는 이미지는 무수히 많은 형상들을 내포하는 동시에 무한히 변화하고, 그 자체로서의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실재의 자신이 어떠한 형태로서 비추어지더라도 그 안에는 수많은 형상으로 변화할 수 있는 동시에 고유한 비실재의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삶을 돌아보게 된다. 이처럼 ‘모’의 형상은 나에게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을 성찰하는 창이자 통로, 거울로서 작용했다.

‘모’ 시리즈에서는 화장실에서 목격한 모의 형태 속 담긴 이미지의 레이어에 주목하고, 실재와 비실재의 형상들 간 유기성을 찾아 이를 시각화한다. 자신의 본질을 이해하고, 이를 외부로 확장시키며 우리의 시선 속 대상들이 함축하는 무한한 형상들의 미적 가치를 공유하고자 했다.

Square

meok on Jangji, mix media_162.2x112.1cm_2024

The circulation of shapes

Bunchae on Jangji, Red clay_112.2x162.2cm_2024

The Shape

Ink on engraving paper_30x40cm_2024

자화상(피터준 작가)


중앙대학교 한국화과 재학 중

2024년 <자유의 네러티브> 단체 기획전>, 갤러리 디 아르테 청담
2024년 <TUTTI ART HAUS> 국내 미술대학 네트워크 그룹전시, 뚜띠테이블

청년타임스 정수연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