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영웅, 천안함 용사 딸... 尹, 호국영웅들과 함께 시가행진
건군(建軍) 76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하는 시가행진이 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진행됐다.
국군 군악대·전통악대·의장대의 공연으로 시작된 시가행진에서는 최초로 호국영웅과 유족 8명의 카퍼레이드가 이뤄졌다. 류재식(92) 6·25 참전용사, 북한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 K-9 자주포 개발을 주도하다 과로로 순직한 고(故) 김동수 박사의 아들 김상만씨,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전사한 고(故) 박경수 중사의 딸 박가빈씨 등이 무개차(無蓋車·지붕이 없는 차)에 올랐다. 이들은 경찰의 호위 속에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서울광장에서 광화문광장까지 이동했다.
호국영웅과 유족들이 세종대왕상 전면에 마련된 관람석 앞에 도착하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윤석열 대통령이 이들을 맞이해 함께 단상에 올랐다.
이어 공군의 F-35A, F-15K, KF-16, FA-50 전투기 20대가 5대씩 편대를 이뤄 축하 비행을 했고,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가했던 장비부대와 도보부대의 행진이 진행됐다. 장비부대 행진 때는 특별히 해당 장비를 운용하는 장병의 가족들이 장비에 탑승했다. 유엔 의장대, 미 8군 지휘부, 기수단, 미 8군 군악대 등 300여명으로 구성된 미군 도보부대도 행진했다.
장비부대와 도보부대의 행진이 마무리되고 나서, 6·25전쟁 당시 9·28 서울 수복에 앞장섰던 해병대 2사단 고(故) 박정모 소대장의 손녀와 현 해병대 2사단 소대장 등이 대형 태극기를 함께 들고 행진했다. 윤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 김명수 합참의장과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을 비롯한 군 주요 인사,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등 대통령 참모들이 태극기를 따라 광화문 월대까지 도보로 행진했다.
윤 대통령 일행이 월대에 도착하자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기념 비행이 펼쳐졌다. 대형 태극기는 풍선에 매달려 공중으로 띄워졌다. 대통령실은 “북한에 빼앗긴 서울을 1950년 9월 28일 해병대가 수복하고 태극기를 게양했던 것을 재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국군 장병 여러분의 당당한 모습을 보니 대견하고 든든하다”며 “국민들께서도 우리 군의 굳건한 안보 태세를 확인하고 마음을 놓으셨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군 장병 여러분은 자유 대한민국의 든든한 토대로, 여러분 덕분에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경제·사회 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여러분의 땀과 헌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여러분께서 노력하시는 만큼, 국가가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지원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국군 통수권자로서 국군 장병 여러분을 무한히 신뢰하며, 국민과 함께 힘껏 응원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장병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이어서 “자유 대한민국 파이팅”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번 시가행진은 지난해 국군의 날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거행됐다. 정부는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선보이는 국군의 날 시가행진을 지난해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재개했고, 2년 연속 시가행진은 1984년 이후 40년 만이다.
이번 시가행진에는 병력 3000여명과 장비 80여대가 참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시가행진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여한 데 이어, 올해도 시가행진을 주관했다.
한편 이날 시가행진에 앞서 서울공항 국빈행사장에서 국군의 날 경축연이 열렸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호국영웅, 군 원로와 주요 인사, 모범 장병 등 400여명이 참석한 경축연에서 윤 대통령은 “늠름한 우리 장병들의 모습과, 전장을 주도할 첨단 무기로 무장된 우리 군의 위용을 보면서 정말 든든하고 자랑스러웠다”며 “우리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는 힘은 바로 오늘 국민 여러분께서 확인하신 강력한 국군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은 “저는 한미연합군사령관, 유엔군사령관, 주한미군사령관 등 3개의 보직을 겸하고 있다”며 “이 3개 사령부는 미국과 대한민국의 철통 같은 동맹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방어하는 것이 저의 사명이자 소임”이라며 ‘힘에 의한 평화, 같이 갑시다’를 건배사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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