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野 자중지란' 후폭풍 … 국회 올스톱땐 민생법안 하세월
25일 본회의 사실상 무산
보호출산제·머그샷법 등
87건 법안 처리 미뤄져
내달 국감도 차질 불가피
국힘, 텃밭 대구서 정책행보
"민생회복 두배 위해 뛰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통과 후폭풍으로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정기국회가 멈춰 섰다. 야당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돼 지도부가 꾸려질 때까지 당분간 본회의 일정을 잡기 어려울 전망이어서 민생법안 처리는 상당 기간 지체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다음달 10일 국정감사가 개시되면 10월 말까지 본회의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후임 지도부가 꾸려지기 전까지는 본회의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싶다"며 "민생법안 처리가 늦어지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조속한 안정과 신속한 원내지도부의 구성을 바라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 300명이 모여 법안을 최종 처리하는 본회의는 보통 여야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의 합의로 열린다. 처리할 법안과 그 순서까지 모두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 여야는 오는 25일 본회의를 열기로 잠정 합의했으나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박광온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정치권에선 25일 본회의도 사실상 무산됐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본회의 일정을 잡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야당이 원내대표를 선출한다고 해도 원내수석부대표와 원내부대표, 원내대변인 등을 뽑아 원내지도부를 꾸리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 새 지도부가 여당과 곧바로 합의를 도출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음달 10~27일에는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국감 기간에도 본회의를 열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현장국감이라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예를 들어 외교통일위원회는 국감 기간에 팀을 나눠 미국이나 유럽, 아시아 국가 현지로 감사하기 위해 떠난다. 국방위원회는 현장 시찰을 위해 군 부대로 향하고, 다른 상임위들은 정부세종청사가 있는 세종시에서 국감을 연다. 현장국감에 참석한 의원들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본회의를 열기도 어려운 데다 모든 의원들이 국회에 있는 날을 잡기도 어렵다.
이처럼 본회의가 늦어질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민생법안이다. 전날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정국이 격랑에 빠지면서 법안 87건이 처리되지 못한 채 본회의는 산회했다. 대표적인 것이 보호출산제를 규정한 '위기 임신 및 보호출산 지원과 아동 보호에 관한 특별법안'이다. 이 법안은 임산부가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익명으로 병원에서 출산한 후 태어난 아이를 지방자치단체에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는 위기 임신부가 상담, 정보 획득, 서비스 연계 등을 받을 수 있는 지역상담기관을 지정해 지원해야 한다.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일일이 서류를 떼서 보험회사에 제출하지 않아도 환급받을 수 있도록 보험회사가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도록 하는 보험업법도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허위 뇌전증 상담 등 병역을 피하는 불법적 방법을 인터넷을 통해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병역법 개정안과 강력범죄 예방을 위해 피의자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머그샷법(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안)도 마찬가지다.
국회의 일부 기능을 세종에 이전하는 방안도 멈춰선 상태다. 지난 21일 통과가 불발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규칙안은 국회 세종의사당을 설치하고 이전 규모, 대상 기관, 운영 방안을 규정하고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를 비롯해 12개의 상임위 회의실을 운영하도록 했다.
이에 여당은 원내지도부가 이미 법안 통과에 합의했던 위 법안들만이라도 최대한 빨리 통과시켜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0월 10일부터 국감이 시작되기 때문에 어제 저희가 처리하기로 했던 주요 민생법안은 10월 첫째 주라도 본회의 일정을 다시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국감 일정 차질도 우려된다. 상임위 자체적으로 국감 계획서와 증인목록을 채택할 수 있지만 민감한 증인의 경우 원내지도부와의 교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당이 혼돈에 빠진 사이 국민의힘은 텃밭인 대구를 방문해 정책 행보를 이어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대구에서 열린 경제인 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경제 문제에 치중해 모든 행동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씀을 주셨다"며 "대구회생법원의 조속한 설치,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등을 비롯한 건의사항을 잘 경청해 전향적인 입장을 갖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 구속 사안에 대해서는 '사법부의 시간'이 온 만큼 한발 떨어져서 정책과 민생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중요한 민생 현안들이 줄지어 있는데 긴밀한 당정협의를 통해 현안 해결에 힘쓰겠다"며 "앞으로도 국민의힘은 경제활력 두 배, 민생회복 두 배, 국민행복 두 배를 위해 마지막 정국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우제윤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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