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비아파트로는 전세난 해결 힘들다

백주연 기자 2026. 5. 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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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연 건설부동산부 기자
백주연 건설부동산부 기자. 서울경제DB

전월세 가격이 치솟자 국토교통부가 26일 ‘비아파트 신규 공급 모델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는 공실 상가와 오피스·지식산업센터를 용도 전환해 2년간 1만 5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규제를 풀어 도시형생활주택을 많이 지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아파트를 금방 지을 수 없으니 비아파트를 주택으로 개조하고 도시형생활주택을 많이 공급해 전월세난을 완화하겠다는 취지지만 실제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정부 관계자도 반신반의한다. 최근 만난 정부 관계자는 “서울이어도 외곽이거나 교통이 불편한 지역이면 무턱대고 공실 상가나 지식산업센터를 매입할 수 없다”며 “입지는 좋은데 유흥업소가 즐비한 곳의 상가도 거주지로서의 적합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정부는 상가·업무·숙박시설 등의 비주택을 매입해 오피스텔·기숙사 등으로 리모델링해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매입하기에 적당한 곳의 비주택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다. 주거지로 양호한 곳의 비주택을 매입한다고 해도 용도 변경과 리모델링은 또 다른 난제다.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은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지식산업센터에 기업을 유치하고 상권이 활성화하길 바라지 비어 있는 상가나 오피스를 주택으로 바꿔 베드타운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부활하고 보유세 강화 전망이 나오면서 올 들어 수도권 내 주택 임차 매물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10·15 주택 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라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영향도 크다. 전월세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 됐다. 정부가 도심 내 유휴 부지 등을 활용해 6만 가구를 신속하게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빠른 곳이 내년 착공이다.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공급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비아파트를 위주로 매입 임대를 늘릴 수밖에 없는 정부의 고충은 이해되지만 시장과 수요자들을 만족시킬지는 의문이다.

집값 안정을 위해 규제부터 시행한 뒤 부작용을 뒤늦게 수습하는 방식은 고스란히 서민 실수요자들의 피해로 돌아온다. 사후약방문 행정에서 벗어나려면 지자체 인센티브 설계와 주민 수용성 확보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규제와 공급이 동시에 작동해야 집값을 잡고 임대차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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