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판사’에 보내는 메시지? 조희대, 판사 빈소 두 번 찾은 까닭

양은경 기자 2024. 1. 1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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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2024년도 대법원 시무식에서 시무식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1일 사망한 고(故) 강상욱 서울고법 판사의 빈소를 두 차례에 걸쳐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조 대법원장은 강 판사 빈소가 마련된 12일 오후 5시 30분쯤 대법원 관계자들과 함께 서울성모병원의 빈소를 찾아 한 시간 이상을 머무르다 갔다.

그런데 13일 밤 9시쯤 조 대법원장이 빈소를 또다시 찾았다고 한다. 대법원 관계자나 수행원을 대동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토요일인 데다 다음날(14일)오전 발인이어서 빈소에는 유족과 강 판사의 동료 판사들 몇 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조 대법원장은 한 시간 반 이상을 머무르며 유족들을 위로했고 젊은 판사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조 대법원장에게 “아들의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며 강 판사가 재직중 쓴 모든 판결문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조 대법원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강 판사는 군법무관 시절부터 사무실에 야전 침대를 놓고 숙식하면서 사건을 처리했었고, 그런 흔적을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며 “대법원장님이 두 번씩이나 오셔서 상처를 많이 위로받았다”고 했다.

법원 내부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이 같은 행보가 최근 대량 사직이 문제된 ‘10조 판사’ 들의 사기 진작과도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법관인사규칙 10조에 따라 전국 고등법원에 근무하는 이들 판사들은 경력 15년 안팎의 실력 있는 판사들이 주로 선발돼 왔다. 하지만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 고법부장 승진 제도가 폐지되고 법원장이 될 길도 막힌 데다 지방근무 의무까지 생기면서 고법판사들이 줄사표를 내고 상당수가 로펌으로 갔다. 2022년엔 13명, 작년엔 15명이 사표를 냈다. 모두 서울고법 재직 10조 판사 전체 인원의 10%가 넘는 수치다.

사망한 강 판사 역시 2020년부터 서울고법에 근무한 ‘10조 판사’였다. 그는 2017년부터 3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대법관이던 조 대법원장에게 직접 보고서를 올리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한 현직 판사는 “대법원장의 방문은 개인적인 애도 이상의 의미가 있어 보인다”며 “고등법원 판사들 사이에서 ‘법원에서 우리가 열심히 일해도 누가 알아 주느냐’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들의 헌신과 노력을 결코 잊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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