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10명 중 1명, 다른 사람보다 심정지 위험 55% 높아

- 간은 침묵의 장기, 지방간 있어도 본인이 모르는 경우 흔해
- 20~39세 10%가 ‘고도 지방간지수’, 급성 심장질환 추적관찰 필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舊 비알콜성 지방간, MASLD)이 있을 경우 급성 심정지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 연구팀은 대사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지방간질환이 있을 경우, 심혈관계 질환 및 사망과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인구 약 25%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 특히 20~30대 젊은 성인에게 지방간이 있을 경우, 급성 심정지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국가검진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검진을 받은 20~39세 성인 539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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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지수’ 높으면 심정지 위험 높아

연구팀은 먼저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GGT(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 수치, 중성지방수치를 토대로 지방간지수를 파악했다. 통상적으로 지방간지수가 30미만일 때 정상, 60이상일 때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데이터 분석 결과, 539만 명 중 15.5%가 중등도(지방간지수 30이상 60미만), 10%가 고도(지방간지수 60 이상)인 것으로 나왔다.

대상자들의 데이터에 대해서는 평균 9.4년 동안 추적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중등도 지방간지수인 그룹은 정상인 그룹에 비해 급성 심정지 위험도가 15% 높게 나타났다. 고도 지방간지수인 그룹의 경우 위험도가 55% 높게 나타나, 매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지방간질환 여부가 심정지를 유발하는 주된 위험인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바로 알기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과거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으로 불리던 것으로, 최근 국제 학계 동향에 따라 변경된 명칭이다. ‘비알콜성’이라는 명칭이 ‘술로 인한 것 외의 모든 요인’을 하나로 뭉뚱그리는 듯한 뉘앙스다. 흔히 통계 분류에서 ‘기타 등등’으로 표현하는 느낌인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지방간질환은 비만, 당뇨, 고지혈 등을 비롯한 대사 관련 문제가 원인이 돼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정상 간에는 대략 5% 정도의 지방이 있어야 하지만, 식습관과 생활습관 문제로 그 이상의 지방이 축적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이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간은 70~80%가 손상된 상태에서도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튼튼한 장기다. 이 때문에 지방간 상태에서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보통은 정기 건강검진에서 혈액 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방간질환 의심으로 검사를 권유받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식생활을 한 번 돌아보도록 하자. 만약 평소 술을 즐겨 마시거나, 지방 함량이 높은 고열량 식품을 즐겨 먹는 사람이라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지방간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지방간이 심정지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

앞서도 이야기했듯, 지방간질환은 비만, 당뇨, 고지혈, 고혈압과 같은 대사 문제에 속한다. 이들은 모두 심혈관계에 부담을 주는 증상들이다. 또한, 지방간 자체가 간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간은 온몸에서 필요한 각종 영양소와 물질 중 상당수를 생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간에 생긴 염증은 전신으로 퍼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간의 지방함량이 높으면 혈액 속 중성지방과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할 수 있다. 이는 혈관 내 지방질 찌꺼기가 쌓일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혈압 문제와 함께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간은 기본적인 해독 작용을 진행하는 기관인 만큼, 지방간으로 인해 기능이 저하되면 체내 독소가 증가해 심혈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지방간지수 높을 경우 추적관찰 필요

최종일 교수는 “20~30대 젊은 성인 10명 중 1명이 고도 지방간지수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의 급성 심정지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젊은 사람의 경우 노인에 비해 급성 심장질환의 발병률이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종일 교수는 “지방간이 심장질환 발병률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중요한 보건학적 문제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 교수는 “지방간질환이 심정지의 공통 위험인자인 대사증후군과 심혈관질환 발병 빛 진행 위험성을 증가시켜, 급성심정지 위험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지방간질환이 있다면 해당 질환과 더불어 대사 및 심혈관질환을 추적관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지방간지수를 활용해 예측한 급성 심장질환 사망 위험도’를 최초로 확인한 사례다. 세계적으로도 최대 규모로 꼽을 만한 연구 사례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 「Metabolism - Clinical and Experiment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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