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가 다시 한 번 군용차 시장의 축을 움직인다. 지난 6월 10일, 광주 하남공장에서는 차세대 중형표준차(KMTV, Kia Medium Tactical Vehicle)의 양산 출고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국방부와 육군본부, 국방기술품질원, 기아 특수사업부의 주요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해, 군용 모빌리티의 미래를 향한 도약을 직접 목격했다.

이번 중형표준차 양산은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니다. 1977년 이후 48년간 유지되던 기존 군용차 표준 플랫폼의 시대를 마감하고,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차세대 전술차량이 본격 투입되는 역사적 이정표다. 2019년 12월 육군과의 사업 계약 체결 이후, 시제품 개발부터 시험 평가, 선행 생산을 거쳐 드디어 완성 단계에 이른 것이다.

KMTV는 2.5톤과 5톤, 두 가지 모델로 나뉜다. 2.5톤 모델에는 최고출력 280마력 디젤 엔진이, 5톤 모델에는 330마력 디젤 엔진이 탑재되며, 두 모델 모두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전장 주행에 최적화된 구동력을 제공한다.

이 차량은 단순한 수송차 이상의 기능을 수행한다. 수심 1m 하천 도섭, 60% 종경사 및 40% 횡경사 주행이 가능하며, 영하 32도에서의 냉시동 성능과 전자파 차폐 설계, 런플랫 타이어까지 갖췄다. 최대 25명(5톤 기준)까지 수송 가능한 넉넉한 공간도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군용차에 적용된 '편의사양'이다. 기존 군용차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어라운드 뷰 모니터, 전후방 카메라, 내비게이션 시스템, 에어 서스펜션 시트 등이 기본 적용되며, 전장에서의 피로를 최소화하고 작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전장 환경의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미래 전술차량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중형표준차는 높은 적재 하중을 기반으로 다양한 무장 및 방호 시스템 탑재가 가능하다. 이로 인해 단순 수송용이 아닌 다목적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춘다. 기존의 소형전술차(KLTV)가 경량 고기동성에 방점을 찍었다면, KMTV는 중량급 다기능 수행능력에서 해답을 제시한다.

기아는 이번 양산을 시작으로, 6월부터 우리 육군에 우선 공급한 뒤, 해외 수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동남아, 중남미 등 전략지역과 함께 최근 폴란드 등 유럽권 군용차 교체 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기아 특수차량 부문의 글로벌 입지도 함께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 특수사업부는 1973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이후, 한국군 전술차량의 역사와 궤를 함께해왔다. 1985년 국내 최초의 특수차량 전문 연구소를 설립하고, 1997년 신형 지프(K-131), 2001년 15톤 트랙터, 2017년 KLTV 양산 등을 통해 한국군의 기동력과 전투지원을 책임져왔다. 이번 KMTV는 그 연장선 위에서 미래 군용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전환점이 된다.

기아 관계자는 "험지 주행 성능과 내구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특수차 시장에서 기아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첨단 기술을 집약한 신형 플랫폼으로, 군의 안전한 이동과 작전 수행을 지원하는 전술차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KMTV는 단순한 군수장비가 아니다. 그 안에는 기아가 미래 전장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응축되어 있다. 효율성과 생존성, 기동성과 다목적성, 그리고 병사 개개인의 안전과 편의를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 이 차는 단순히 전장을 달리는 운송수단이 아니라, 미래 지상 전력을 연결하는 네트워크형 전술기지의 역할을 수행할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