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외식기업' 준비하는 BBQ, 위메프 인수 추진 배경은

제너시스BBQ가 지난해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위메프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티메프 회생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각 사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위메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프랜차이즈와 이커머스 간 직접적인 접점이 크지 않은 만큼 업계는 이번 인수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BBQ가 자체브랜드(PB) 상품과 구독 서비스의 온라인 유통채널을 확대해 종합 외식기업으로 도약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9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BBQ는 지난주 위메프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인수가 최종 확정되면 플랫폼 활용방안과 가격조건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BBQ 관계자는 “초기 논의 단계라 아직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며 “사업영역 다각화 차원"이라고 밝혔다.

BBQ의 참전으로 지난해 7월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로 위기를 맞은 티메프(티몬·위메프) 회생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EY한영회계법인은 티몬과 위메프를 별도로 매각하는 방식을 추진해왔으나 티몬은 오아시스가 조건부 인수 예정자로 선정된 반면 위메프는 인수 의향을 밝힌 기업이 없었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위메프의 총부채는 4462억원, 청산가치는 134억원, 계속기업가치는 -2234억원이다.

시장은 BBQ가 위메프 인수에 필요한 자금 여력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업계는 위메프의 청산가치를 감안할 때 인수대금이 1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BBQ는 2023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830억원을 보유해 자금조달에 큰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부채비율이 222.7%, 유동비율은 87% 수준이라 추가 투자가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 재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 추진은 치킨 프랜차이즈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유통·외식 전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앞선 일본식 선술집, 반려동물 카페 등 이색 외식사업에 이어 위메프를 통해 온라인 유통 분야까지 진출하려는 것이다. 경쟁사인 교촌에프앤비는 소스 및 수제맥주 유통사업 진출, bhc는 외식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 등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BBQ는 위메프 인수로 PB 제품의 유통채널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BBQ는 치킨, 닭가슴살, 간편식, 소스류 등 약 50여종의 제품을 ‘비비큐몰’과 외부 벤더사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위메프 내 전용관을 운영하면 더 많은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노출할 수 있다. 지난해 월간활성이용자(MAU) 약 432만명을 기록한 위메프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규 고객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회사가 최근 계열사로 편입한 푸드 서비스 전문기업 ‘파티센타’와의 시너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 파티센타는 ‘아이캔리부트’ 브랜드를 이용해 직장인 대상 정기식 구독 서비스, 아파트단지 및 기업 대상의 식사 제공 등 기업간거래(B2B) 및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위메프는 이러한 구독형 상품을 온라인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또 위메프는 구매이력과 고객선호도 데이터를 보유해 맞춤형 식사 상품 설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는 소비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프랜차이즈 메뉴나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온라인에서 사전 테스트하는 채널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다만 위메프가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전부터 쿠팡, 네이버 등 대형 업체에 밀려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기준 위메프의 MAU는 업계 7위로 티몬(6위)보다도 저조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위메프의 MAU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것은 각종 할인 프로모션을 대거 진행한 영향”이라며 “회생절차 돌입 이후 입점판매자(셀러)들이 이탈했고 고객 데이터 역시 2~5년 수준에 그쳐 활용도가 낮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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