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의 로컬 크리에이터들은 술로 도약을 꿈꾼다. 그 선두에 ‘흑화양조’가 있다. 흑화양조라는 이름은 백화양조에서 가져왔다. 국민 청주로 이름을 날린 백화수복을 만든 기업, 백화양조가 이 도시에서 탄생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근대부터 청주를 빚은 군산엔 술의 원료, 인적 자원, 술 문화 등 술과 관련한 자원이 많아요. 그걸 찾아서 활용해 양조 문화를 살리고 지역의 미래로 가져가고 싶습니다.”

‘술 익는 마을’은 흑화양조의 첫 프로젝트다. 초기엔 창업과 브랜딩 교육을 통해 술과 관련된 공간을 내는 커리큘럼으로 운영했다. 지금 술 익는 마을은 군산에 정착하려는 사람뿐 아니라 여행자도 품는다. 1박 2일로 진행하는 ‘술 익는 마을 투어’는 한마디로 술을 공부하고, 담아보고, 술로 힐링하는 여정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신흥동 말랭이 마을에서 수십년 업력을 자랑하는 마을 할머니들과 술을 담그고 탁주를 비롯한 다양한 술을 시음한 후 술지게미로 족욕도 즐기며 군산을 경험할 수 있다.

‘모락’은 흑화양조가 최근 선보인 스파 브랜드다. 적산가옥 양식으로 만든 이 공간의 용도는 목욕하는 집. 이곳에서 제공하는 입욕제는 흑화양조에서 술을 빚은 후 남은 부산물, 술지게미로 만든 제품이다. “술지게미 목욕을 마친 후엔 다실에 앉아 군산의 도예가와 협업한 다기에 군산 보리로 만든 차를 내려 마실 수 있어요. 한마디로 술이라는 키워드 하나로 지역의 산물과 사람, 이 동네와 저 동네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거죠. 올해 하반기엔 오랫동안 준비한 흑화양조의 첫 술이 나와요. 군산을 대표하는 새로운 청주를 선보이는 것뿐 아니라 술로 군산의 곳곳을 연결하는 일을 해볼 생각이에요. 화장품, 디저트 등 확장할 수 있는 분야가 많거든요. 제 목표는 술을 매개로 타운을 매니지먼트하는 거예요. 군산을 청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조권능 대표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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