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지혈증은 말 그대로 혈액 내 지방 성분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수치 이상에만 있는 게 아니다. 높은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내벽에 침착되어 동맥경화, 심장질환,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의 전조가 된다. 많은 환자들이 약물 복용에 의존하지만, 실제로 가장 먼저 손봐야 할 것은 매일 먹는 음식이다.
이번 글에서는 의사들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권하거나, 본인 스스로도 섭취하는 고지혈증 관리에 효과적인 식품 4가지를 중심으로, 단순한 영양 정보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검증된 작용 메커니즘을 포함해 소개한다.

1. 귀리 – 콜레스테롤 흡수를 차단하는 수용성 섬유의 대표주자
귀리는 고지혈증 관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곡물이다. 그 이유는 귀리에 다량 함유된 ‘베타글루칸(Beta-glucan)’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 때문이다. 이 성분은 장 내 담즙산과 결합하여 배설을 유도함으로써, 간에서 새로운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LDL 수치를 감소시킨다.
하루 약 3g의 베타글루칸을 섭취했을 때 LDL 콜레스테롤이 평균 5~10%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이는 식사 조절만으로도 약물 수준에 근접한 개선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귀리를 섭취할 땐 가공이 덜 된 스틸컷 오트나 롤드 오트 형태를 선택하고, 당분이 첨가되지 않은 방식으로 조리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2. 생들기름 – 심혈관을 지키는 오메가-3의 우등생
기름이라고 해서 모두 해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들기름은 고지혈증 환자에게 가장 추천되는 지방의 형태다. 들기름은 알파 리놀렌산(ALA) 함량이 매우 높으며, 이 성분은 체내에서 EPA와 DHA로 전환되어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고, 항염 작용과 혈소판 응집 억제 작용까지 겸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오메가-3 지방산은 생선이나 보충제를 통해 섭취하는 것이 알려졌지만, 식물성 오메가-3를 가장 안정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공급원이 바로 신선한 들기름이다. 주의할 점은, 열에 매우 약해 가열 조리에 사용하면 산화되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드시 생으로 샐러드 드레싱이나 밥 비빔용으로 활용하고, 냉장 보관이 기본이다.

3. 가지 – 혈중 지방 흡수를 직접 억제하는 천연 흡착제
가지에 들어 있는 나스닌(Nasunin)이라는 보라색 색소는 항산화제로 잘 알려져 있지만, 혈중 중성지방의 산화를 억제하고, 장 내에서 지방과 콜레스테롤 흡수를 차단하는 기능까지 확인된 성분이다. 뿐만 아니라 가지는 100g당 15~20kcal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열량이 낮고, 불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높이는 동시에 장내 대사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고지혈증 환자의 식단에서는 지방 흡수를 줄이는 동시에, 이미 흡수된 지방이 산화되지 않도록 막는 이중 기능이 중요한데, 가지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하는 드문 채소다. 다만 기름에 튀기거나 볶는 조리법은 흡유율이 매우 높아 효과를 반감시키므로, 구이보다는 찜, 조림, 데침 형태로 섭취해야 이점을 살릴 수 있다.

4. 마늘 – 간에서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하는 자연계의 스타틴
마늘은 전통적으로 혈액 순환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질적으로 고지혈증 개선에도 뚜렷한 효과가 있다. 핵심은 알리신(Allicin)이라는 유기황화합물이다. 이 성분은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HMG-CoA 환원효소를 직접 차단하는 작용을 한다. 이 효소는 기존의 스타틴 계열 약물의 주요 표적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마늘은 혈액 점도를 낮추고, 혈소판 응집을 억제해 혈전 위험까지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다기능 식품이다. 주의할 점은 생마늘의 경우 위 자극이 강할 수 있으므로, 익혀 먹거나 된장 등과 함께 숙성해 먹는 방식이 소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마늘을 1일 4g 이상 장기 섭취했을 때 총 콜레스테롤이 평균 10~15% 낮아졌다는 임상 보고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