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은 모바일 게임 대격변의 시기였습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게임 플랫폼에 지각변동이 시작되는 시기였죠.
이때 혜성처럼 등장한 게임이 몬스터 길들이기(이하 몬길)입니다. 몬길은 당시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본격적인 수집형 RPG시대를 연 게임으로 약 1,500만 명의 유저에게 사랑받은 베스트 셀러 게임입니다. 이후 수많은 게임사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뛰어드는데 표상 같은 게임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개발사 넷마블을 모바일 게임 선두기업으로 만드는데도 큰 역할을 한 게임입니다.
이후 아쉽게도 2023년 10여년의 여정을 마감했지만 올해 몬길: 스타 다이브라는 이름으로 그 후속작이 CBT에 들어가며 옛 영광 재현에 나섰습니다.

계승과 변화
몬길: 스타 다이브는 원작의 시스템을 계승함과 동시에 현대적 기준에 맞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원작의 존 방식의 전장은 몬길: 스타 다이브에서도 그대로 사용됩니다. 몬길: 스타 다이브는 일종의 안전지대와 전투지역으로 나뉘는 구조입니다. 이는 원작의 방식과 같습니다.
전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원작의 3인 파티 구성과 캐릭터 로테이션 방식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유저는 상성, 스킬 등에 따라 적절한 캐릭터로 교체해 전투를 진행하게 됩니다.
대체적인 뼈대는 원작과 같지만 세부적인 모습은 원작과는 다릅니다. 특히 가장 많이 변한 부분은 전투입니다.

원작 몬길은 자동전투를 지원했습니다. 컨트롤은 스킬, 캐릭터 교체 등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눌러주는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물론 자동을 끄고 수동으로 진행할 수도 있지만 수동의 맛을 살리는 전투 구성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동전투의 비중은 상당히 높았습니다.
몬길: 스타 다이브에는 자동전투가 없습니다. 다만 개발진은 자동전투에 대해 정식 출시때에는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습니다.
자동전투 추가 여부를 떠나 몬길: 스타 다이브의 전투는 상당히 완성도가 높습니다. 3명의 캐릭터가 치우침 없이 모두 전투에 유기적으로 참여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캐릭터 쇼가 정체성인 게임에서 특정 캐릭터에 편중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 게임의 생명력을 더 길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캐릭터마다 개성 있는 스킬과 연출은 전투를 더욱 재미있게 합니다. 특히 각 캐릭터의 궁극기나 캐릭터 교체 연출은 상당히 빠르고 박진감 넘쳐 전투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보스 몬스터의 패턴 역시 손맛을 살려줍니다. 아주 복잡하거나 까다로운 패턴은 거의 없지만 적절하게 흥미로운 패턴은 전투의 재미를 더합니다. 또한 보스의 강력한 스킬을 끊기 위해 특정 속성 공격을 해야 하거나 상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등 반복되는 전투를 최대한 재미있게 구성하려는 노력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문득 생각난 것이 게임 패드였습니다. 게임 패드로 플레이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고 이 생각은 적중했죠.
사실 넷마블 표 게임을 게임 패드로 플레이하는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넷마블 게임의 대부분이 모바일 플랫폼을 지원하기 때문에 자동 전투는 기본 옵션입니다. 당연히 자동 전투에 맞게 전투가 구성될 수밖에 없었고 수동 조작은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었죠.

몬길: 스타 다이브의 전투는 넷마블의 변화를 나타내는 명확한 예시입니다. 점차 모바일과 자동 전투가 외면을 받기 시작하는 최근 트랜드에 맞게 넷마블 게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죠.
다만 이번 CBT를 통해 아쉬웠던 점은 단조롭게 진행되는 서브 퀘스트와 포획한 몬스터의 활용도가 그다지 크지 않은 점입니다.
또한 자유도가 낮아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유도가 낮다는 것은 개발진의 의도된 재미 외에 유저가 스스로 찾는 재미가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즉 게임의 진행이 이어지며 필연적으로 마주치게 되는 반복 구간의 지루함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컨텐츠 혹은 다양한 방식의 퀘스트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흥행의 냄새가 난다
이번 CBT가 에피소드 1개 분량 정도로 짧았지만, 상당히 집중하며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손맛까지 잡은 전투 그리고 이제는 경지에 올랐다 해도 과언이 아닌 넷마블 표 카툰 렌더링의 퀄리티와 게임 전반에 흐르는 상당히 훌륭한 사운드까지. 몬길: 스타 다이브는 흥행작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앞으로 과금이 어떻게 구성될지 그리고 캐릭터 수집 방식이 CBT와 다르게 변할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CBT를 통해 이 부분을 명확하게 알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게임성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 과금과 수집의 묘미를 살릴 수 있는 시스템으로 출시되길 기대합니다.
원작 몬스터 길들이기가 그랬듯 몬길: 스타 다이브는 넷마블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흥행작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지금보다 더 완성도를 끌어올려 수집과 액션의 재미를 다 잡는 몬길: 스타 다이브로 돌아오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