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에서 사람 DNA 발견 ‘소름’…케냐 식인사자 입안에 남은 ‘이것’ 분석했더니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4. 10. 12. 10: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890년대 아프리카 케냐에서 다수의 사람을 공격한 '차보 식인 사자(Tsavo Man-Eaters)'의 충치 속에서 사람의 DNA가 확인됐다.

12일 과학저널 커런트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따르면 리판 말리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캠퍼스 교수는 차보사자의 이빨에 붙어 있던 털을 분석한 결과 사람과 기린, 얼룩말, 영양, 오릭스, 워터벅 등의 DNA를 확인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차보 식인 사자의 두개골과 이빨. 부러진 충치 속에 있던 털 조각에서 사람과 기린, 얼룩말, 영양, 오릭스, 워터벅 등의 DNA가 확인됐다. [사진 = 연합뉴스]
1890년대 아프리카 케냐에서 다수의 사람을 공격한 ‘차보 식인 사자(Tsavo Man-Eaters)’의 충치 속에서 사람의 DNA가 확인됐다.

12일 과학저널 커런트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따르면 리판 말리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캠퍼스 교수는 차보사자의 이빨에 붙어 있던 털을 분석한 결과 사람과 기린, 얼룩말, 영양, 오릭스, 워터벅 등의 DNA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1926년 미국 시카고 필드 자연사 박물관에 기증돼 보관돼 온 차보사자 2마리를 연구했다. 갈기 없는 성체 사자였던 이 차보사자들은 1898년 사살되기 전까지 케냐 차보강 인근 교량 건설 현장을 습격해 노동자들을 잡아먹는 등 최소 28명을 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차보사자 유골에 수천 개의 털 조각이 압축돼 쌓여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DNA를 분리한 뒤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털에 남아 있는 핵 DNA를 통해 사자에게 잡아먹힌 동물들의 연령 등 정보를 탐색하고, 핵 DNA보다 작지만 보존이 잘되는 미토콘드리아DNA(mtDNA)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모계 혈통을 추적했다.

그 결과 차보사자의 이빨에 남아 있는 털은 사람과 기린, 얼룩말, 영양, 오릭스, 워터벅 등의 것으로 밝혀졌다. 기린은 케냐 남동부에 사는 마사이 기린 아종으로, 영양은 사자들이 사살된 곳에서 80㎞ 이상 떨어진 곳에 살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차보사자들이 멀리 이동하며 사냥을 했거나 차보지역에도 영양이 살았던 적이 있음을 시사한다.

말리 교수는 “생명공학 발전으로 유전체학처럼 과거 정보를 얻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겨나고 있다”며 “이 방법론은 수백 년에서 수천 년 전 고대 육식동물의 부러진 이빨에서 나온 털에도 잠재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는 과거 사자의 생태와 식습관뿐만 아니라 식민지화가 아프리카 지역의 생명과 토지에 미친 영향을 알려 준다”며 “과거를 탐구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