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래식 모터사이클 하면 사람들은 어떤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릴까? 아무래도 클래식한 디자인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클래식 모터사이클 중에서는 디자인은 클래식이고 기계적인 메커니즘은 요즘 방식으로 제작된 제품들이 많다. 아무래도 디자인 말고 기계적인 방식까지 과거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면 소비자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클래식이지만 기계적인 메커니즘은 현대 방식으로 스타일만 클래식인 모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 클래식 모터사이클을 타는 라이더들 중에서는 디자인만 클래식인 제품을 클래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건 진짜 클래식이 아니라 클래식인 척 아무래도 무늬만 클래식인 셈인데, 그래서 클래식 스타일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물론 이런 점들을 전혀 신경 안 쓰고 그냥 예뻐서 타는 건데 클래식이든 클래식 스타일이든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여하튼 진짜 클래식 모터사이클로 불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메이커부터 디자인, 그리고 기계적인 제작 방식까지 모두 다 만족을 시켜야하는데 이번에 시승의 주인공인 빅토리아 모토라드의 비키는 이 모든 것을 다 만족시키는 나름 제대로 된 정통 클래식 모터사이클이라고 소개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는 브랜드는 아니지만 빅토리아 모토라드는 역사를 얘기할 때 무려 18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만큼 상당히 긴 역사를 지닌 모터사이클 메이커다. 1886년 맥스 오텐슈타인과 막스 프랑켄부르거가 함께 설립한 ‘프랑켄부르거 앤 오텐슈타인 무한회사’가 빅토리아 모토라드의 시초인데 이 메이커도 이 시대의 흐름과 같이 자전거를 만들다가 모터사이클로 넘어온 그런 제조사다. 모터사이클의 역사와 관련된 사진들을 보면 자전거에 배기량이 낮은 작은 엔진을 장착한 자전거 모양의 모터사이클을 쉽게 볼 수 있는데, 그게 바로 모패드라 불리는 탈것이다. 빅토리아 모토라드는 바로 그 모패드를 제조해서 팔면서 상당히 규모가 커져버린 메이커였다.

이번 시승의 주인공인 빅토리아 모토라드의 비키 125는 요즘 사람들이 클래식 스타일을 좋아하니까 이렇게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디자인을 한 것이 아니라 나름 빅토리아 모토라드에서 1920년에 생산된 KR 시리즈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는 모델이다. 바로 이 때 생산됐던 KR 시리즈는 ‘Kraft-Rad(이륜자동차, 모터사이클)’의 약자로, 첫 모델인 KR I은 최고출력 6.5마력을 발휘하는 엔진을 탑재했었다. 이후 KR 라인업은 KR II, KR III 등으로 이어졌는데 200cc엔진이 탑재된 KR20, 350cc 엔진의 KR35 등 다양한 라인업이 출시되면서 계속 역사를 이어왔다. 특히 KR20의 경우 세금이나 운전면허가 필요하지 않아서 높은 인기를 얻은 덕분에 빅토리아의 총 판매량을 4,200대에서 7,100대로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모델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인터넷에서 모터사이클의 역사나 올드모터사이클 같은 검색어로 이미지 검색을 해보면 비키와 비슷한 디자인인데 컬러만 흑백인 사진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디자인, 그리고 단순한 기계적인 특성을 가진 모델이다. 거의 모든 부분이 옛날 사람들이 타고 다니던 그 방식, 그 스타일 그대로 만들어진 것이라 보면 되는데, 아무래도 그래서 더 매력적인 모델인 것 같다. 구조는 매우 단순한데 자전거에다 엔진과 연료탱크를 달면서 진화해온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든 구조와 방식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프레임에 정직하게 자리 잡아 있는 작은 엔진, 가려져 있는 부분이 없으니 시트가 어떻게 장착되어 힘을 받고 서스펜션이 작동하면 어떻게 움직이는지 눈으로 다 확인이 가능한 구조다. 클래식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원형 헤드라이트, 스포크휠 등 모든게 다 예전 방식인데, 최대한 예전 방식을 고수해서 만드느라고 최대한 노력한 것이 눈으로 보일 정도다. 그나마 요즘 방식의 부품을 채용한 것은 계기판 정도인데, 그나마 계기판에는 현실과 타협해서 디지털 방식으로 속도도 알려주고 현재 기어 단수, 남은 연료의 양까지 보여준다.

생각보다 큰 차체에 앉아보면 일단 시트가 생각보다 푹신하고 편안한 느낌에 좀 놀랍게 된다. 그리고 체중을 시트에 맡겨 보면 움직이며 반응하는 리어 서스펜션도 생각보다 잘 움직여줘서 의외라는 느낌이 든다. 사실 해외 모터쇼 같은데서 오래된 모터사이클에 앉아보거나 아주 오래된 모터사이클을 타본 사람들은 알지도 모른다. 흔히 리지드라고도 부르는 서스펜션이 거의 없는, 편안함이나 승차감 그런 것은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그런 기억이 있어서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의외로 무척 편하다. 생각한 것 보다 엄청 편해서 놀라울 정도다.

엔진은 공랭 단기통 방식의 124cc 배기량인데 최고출력 8.5마력을 낸다. 재미있는 것은 유로 5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시켰다는 사실인데 물론 충족을 시켰으니까 이렇게 판매를 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바꿔서 생각해보면 유로 5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국내에서 단종 된 모델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런 사실을 생각해보면 이렇게 단순한 구조의 옛날 방식 모터사이클이 유로 5 기준을 만족시켰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한 것 같다.

시동을 걸고 기어를 넣어보면 기어는 최근에 보기 드문 4단 로터리 방식을 채택했다. 혼다의 커브 같은 언더본 모델들에 장착되어 사용해 본 사람들이 많겠지만 이것은 거의 비슷하지만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 하나는 4단에서 한 번 더 기어를 올리면 중립(N)으로 이동하는 방식이라는 것이고 클러치 레버가 있다는 것이다. 조금만 타보면 어렵지 않고 쉽게 익숙해지고 금세 재미를 느끼게 된다.

라이딩을 해보면 일단 차체가 가벼우니까 탁탁 치고 나가는 맛이 있는데 이런 느낌이 상당히 재미있다. 차체가 가벼우니 속도도 잘 나오는데 실제로 시승 하면서 경험해 본 가장 높은 속도는 무려 시속 96km/h다. 가볍고 잘 나가고 연비가 잘 나올 수 있는 조건은 모두 다 갖춘 셈이니 당연히 연비도 40km/L이상으로 잘 나온다.

타보고 의외라고 생각했던 것은 생각보다 승차감이 너무 좋아서 하나도 불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서스펜션은 앞 텔레스코픽 포크, 뒤 모노 쇼크 업소버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심지어 뒤 서스펜션은 예압 조절이 가능도록 되어 있다. 스타일은 올드하지만 승차감만큼은 신경을 꽤나 쓴 것이 느껴진다. 다만 브레이크는 앞뒤 모두 드럼 방식으로 되어 있어서 브레이크에 신경을 많이 쓰는 라이더라면 조금 아쉬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어차피 높은 속도로 달리는 모델이 아니다 보니 드럼 브레이크 성능으로도 충분히 가고 서고 재미있게 달리는 기본적인 성능은 충분하다.

빅토리아 비키 125는 블랙, 아이보리, 옐로우 스카이블루 총 4개 색상으로 현재 판매 중이고 가격은 329만 원이다. 본사를 포함해 전국에 총 25개의 대리점이 있다고 하니 직접 방문해 차량 구매와 관련된 정보는 물론이고 모델에 관심이 있는 라이더라면 직접 시승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클래식 모터사이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실물을 직접 보고 정통 클래식의 매력을 느껴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