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2년 구형에 법 왜곡죄 추진? 조응천 "방탄 골몰 의회주의 적"
법 왜곡 시 10년 이하 징역, 법사위 소위 회부...박상용 검사 탄핵 청문회 2일 개최
"무죄 나면 검사 처벌? 사법 체계 무력화" vs "제대로 일 하면 두려워할 이유 없다"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검사가 범죄혐의를 발견하고도 수사하지 않거나 증거 해석 법적용을 왜곡 및 묵인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이른바 법 왜곡죄를 상정해 법안소위원회로 회부했다. 박상용 검사 탄핵청문회도 오는 10월2일 개최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검찰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법 위반 혐의 2년 구형에 민주당이 검찰과 법원을 압박해 방탄에만 골몰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23일 오전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를 위한 전체회의에서 형법 개정안 등 150건의 법률개정안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로 회부하는 의사일정을 상정한 뒤 가결됐다고 선포했다. 이와 함께 정 위원장은 오는 10월 2일 오전 10시에 청문회에 개회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검사 박상용 탄핵소추 사건 조사계획서와 증인을 채택했다. 증인 채택의 경우 표결을 통해 찬반 16대 9로 여당의 반대 속에 다수결로 통과됐다.
이른바 '법 왜곡죄'로 불리는 형법 개정안(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을 보면, 제123조의2(법 왜곡)의 제1항은 검사 및 수사업무 종사자가 피의자와 피고인을 처벌하거나 처벌받지 않게 하거나 가볍게 할 목적으로 △범죄혐의를 발견하고도 수사하지 않을 경우 △범죄사실이 인정됨에도 기소하지 않을 경우 △피의자, 피고인의 유불리를 불문하고 증거를 은닉, 불제출, 조작한 경우 △증거해석, 사실인정, 법률적용을 왜곡하거나 그 정을 알면서 묵인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내용이 신설돼 있다.
이에 여당 뿐 아니라 국회 전문위원, 법원행정처장, 법무부 등도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정환철 법사위 수석전문위원은 이날 법사위에서 이 법안을 두고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처벌은 형사소송법상 기소편의주의와 관계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점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도 “모두 구성요건의 명확성 문제로 귀결될 것 같다”며 “소위에서 상세하게 검토가 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검사 출신의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대체토론에서 “이재명 당대표를 기소한 검사와 유죄 선고를 할 판사를 겁박하겠다는 취지로 만든 법들”이라며 “재판했을 때 무죄났을 경우에는 그 검사를 처벌하겠다는 조항 아니냐”고 반문했다. 곽 의원은 “사법체계와 검찰의 수사 기소권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처벌 조항을 넣겠다는 것”이라며 “형법에 도저히 들어올 수가 없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박성재 법무부장관도 “증거해석 사실인정 법률 적용의 왜곡과 묵인이라는 부분은 이런 견해 차이가 재판에서 법리 오해와 사실인정 간의 견해 차이로 판단하는데 이 부분을 다 (처벌대상으로) 맡게 된다면 새로운 판례나 법리 형성이 전혀 안 된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지나친 규제가 아닐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발의자인 검사 출신의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체토론에서 예를 들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시 청탁이 있었음이 확인되어 범죄 혐의가 발견됐는데도 수사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이 된다면 이 법안에 의해 검증결과 고의로 봐준 거라면 그 검사는 처벌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들어 검찰이 약 2500장의 출장시 촬영한 사진을 확보했음에도 유리한 사진 30장만 기록한 것은 피고인 이재명한테 유리한 약 2400장의 사진은 제출하지 않은 것이라며, 법 왜곡죄가 있었으면 '증거를 은닉 불제출 조작한 경우'에 해당되므로 검증받아서 그 검사는 처벌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검사들이 제대로 일을 한다면 이 법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23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 왜곡죄를 중도층이나 외부에서는 '자기들 판결 마음에 안드니까 (검찰을) 압박하는 것 아냐'로 볼 소지가 있다”며 “더구나 이재명 대표와 연결이 되니까 상당히 다분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계속 되는 이상 검찰개혁의 진정성 투명성은 상당히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응천 개혁신당 총괄특보단장도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검찰이 2년 구형하니까 최고위원에서부터 무슨 특위와 TF가 나와서 법 왜곡죄 발의한다고 하고 온몸으로 막고 있다”며 “180석 되는 저 거대한 당이 오로지 이재명 대표의 방탄에만 지금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단장은 “방탄에 도움되는 거는 밀어붙이고 아닌 거는 세게 거부하는 식으로만 국회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민생은) 말로만 민생”이라며 “(이 대표가 나라의 적이 아니라) 정당민주주의, 의회주의의 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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