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감 주는 정해인이라니…"일부러 혼자 지내, 주변 사람 피곤하게 할까 봐"[TEN인터뷰]

김서윤 2024. 9. 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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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서윤 기자]

사진=CJ ENM

"몇개월 동안 집중해서 촬영하다 보니 영향을 받았어요. 이때 일부러 혼자 지냈어요. 고립시킨 거죠.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1편 빌런 조태오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소시오패스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엄친아' 수식어가 찰떡인 정해인이 '베테랑2' 새로운 빌런으로 나섰다.

정해인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베테랑2' 관련 인터뷰를 진행,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앞서 넷플릭스 'D.P.2' 인터뷰 현장과 마찬가지로 그는 깔끔한 수트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CJ ENM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

정해인은 서도철 형사의 눈에 띄어 강수대에 새롭게 합류한 신입형사 박선우로 등장해 열연을 펼쳤다.

1341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2015)의 속편인 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정해인 역시 "개봉을 이틀 앞두고 있는데, 너무 떨린다. 달리기 라인에 서서 출발 신호탄 기다리는 느낌이다. 떨리고 설렌다. 긴장도 된다"라고 털어놨다.

정해인도 1편의 천만 관객 중 한명이었다. 그렇게 9년이 흐르고 자신이 직접 '베테랑2'의 주역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정해인은 "그때는 시사회에 초대받아서 갈 수도 없는 위치였다. 극장에서 봤는데, '정말 미쳤다'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 재밌었고 통쾌했다. 유머도 있고 액션도 화려한 작품이었다"라며 "9년 이후 제가 참여하게 돼서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저도 궁금해서 처음 감독님을 만났을 때 왜 캐스팅했는지 물어봤는데 제 작품들을 잘 봤고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배우 유아인이 1편에서 빌런 조태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바. 정해인만의 빌런은 1편과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 정해인은 "박선우라는 인물은 나르시시즘도 있고 소시오패스 성향도 다분하다. 자기가 원하는 목적과 결과를 얻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자기로 인해서 혼란스러워진 사회 현상을 즐기고, 해치라는 별명을 붙여주면서 칭송해주는 것에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박선우가 만든 혼란스러운 사회가 아니라 이미 혼란스러운 사회에 스며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CJ ENM

정해인이 연기한 박선우는 극 초반에는 정의로운 인물처럼 나오다 후반에서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인다. 이에 정해인은 "정의롭게 보이는 것도, 누군가가 주관적으로 생각한 것뿐이다. 정의의 개념,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것은 누구의 기준인가. 나한테는 선인데 다른 사람에게 선이 아닐 수 있지 않나. 박선우 같은 경우는 범죄자들을 처벌하는 사람이라는 여론이 만들어졌다. 이미 유튜브에서 여론몰이를 하고 마녀사냥을 하는 것의 상징 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 전사가 없어서 어려웠다. 대본 봤을 때 캐릭터의 사연도 없어서 나름 만들어봤는데 감독님이 다 필요 없다고 하더라. 더 복잡해질 거라고 했다. 오히려 전사가 드러나지 않아서 '박선우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거지?', 정의로운 심판자인 줄 알았는데 죄가 없는 사람도 죽이려 하니 의문이 들지 않나. 그게 원했던 포인트다"라고 전했다.

사진=CJ ENM

박선우를 연기하기 위해서 소시오패스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프로파일러와 면담하는 영상을 찾아봤다고. 정해인은 "공통으로 찾아낸 특징은 많이 안 움직인다. 시선이 계속 상대방 눈에 머물러있다. 집중력도 좋다. 사람 눈을 마주치는 게 오히려 몇 초 이상 보면 불쾌감을 준다더라. 캐릭터 연구를 더 많이 했다"라며 "박선우 같은 인물은 후반부에 갈수록 보이는 게 제한적이다. 모자도 쓰고 마스크도 써서 눈으로 연기한다. 눈동자가 어디로 향하는지 눈을 몇 번 깜빡이는지 계산했다. 원래 계산하지 않고 연기하는데, 제가 확확 움직이면 프레임 밖으로 나가게 되더라. 이 작품을 통해서 진심을 다해 몰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기술적인 부분도 필요하다는 점을 배웠다"라고 밝혔다.

첫 악역을 연기한 만큼 후유증도 겪었다고 고백했다. 정해인은 "어머니도 제가 낯설다고 하더라. 말도 잘 안 하고 은둔형으로 있다 보니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 않더라. 몇개월 동안 집중해서 하다 보니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이 시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일부러 혼자 지냈다"라고 털어놨다.

정해인은 '베테랑2'로 천만 영화 배우를 노린다. 그는 "추석 연휴, 18일까지 쉬지 않고 무대인사를 한다. 추석 반납하고 홍보할 예정이다"라며 "추석 같이 보냈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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