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사주세요.." 6400만원까지 집값 떨어진 아파트 미분양 무덤에 갇혔다

25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공사가 중단과 표류를 반복한 끝에 마침내 완공의 결실을 맺었으나, 분양 참패와 시공사 부도를 겪으며 전체 가구의 80%가 넘는 물량이 감정가의 반토막 수준으로 공매 시장에 쏟아진 전남 광양의 비극적인 아파트 단지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번듯한 신축 간판을 달았음에도 대규모 공매의 늪에 빠지게 된 사연을 5가지 핵심 포인트로 살펴본다.

전남 광양시 옥곡면 신금리에 자리 잡은 광양펠리시아의 탄생 과정은 일반적인 신축 아파트와는 궤를 달리한다.

이 사업은 당초 1997년 옥곡그린아파트라는 이름으로 첫 삽을 떴으나, 이듬해 불어닥친 외환위기 한파와 함께 당시 사업자가 부도를 맞으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되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여러 차례 시행사와 시공사가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2021년 새로운 시행·시공사를 만나 착공 후 무려 25년 만인 2022년 10월에야 비로소 총 497가구 규모로 완공의 빛을 보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준공 테이프를 끊었지만, 광양펠리시아 앞에는 거대한 현실의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단지는 당초 인근 제철소와 산업단지의 1~2인 가구 수요를 겨냥해 전용 34~45㎡의 소형 평형 위주로 설계되었으나, 준공 전후로 냉각된 부동산 시장 침체기를 이겨내지 못했다.

민간임대 방식까지 동원하며 안간힘을 썼으나 미분양 해소에 실패했고, 결국 공사비 대출금을 감당하지 못한 시공사 남흥건설마저 2024년 부도 처리되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분양 난기류 속에서 집주인을 찾지 못한 광양펠리시아의 총 497가구 중 무려 87%에 달하는 435가구가 채권단인 우리자산신탁에 의해 대거 공매 절차에 넘겨지는 비참한 운명을 맞았다.

최초 공매 이후에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한 물건들이 속출하면서 반복적인 유찰이 거듭되었고, 단지 전체가 사실상 대규모 공매 매물의 온상으로 전락했다.

2026년 9월 현재까지도 개별 호실들의 처분과 개찰 절차가 이어지며 준공의 기쁨이 무색한 처지로 남아 있다.

반복된 유찰의 늪을 거치면서 광양펠리시아의 매각 가격은 최초 감정가 대비 믿기 힘들 정도로 폭락했다.

당초 감정가 1억 7,600만 원 수준이던 한 경매 물건은 거듭된 유찰 끝에 최저입찰가가 7억 원대가 아닌 7,885만 원, 즉 감정가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45% 선까지 곤두박질쳤다.

겉모습은 번듯한 신축 아파트이지만 반값 이하로 가격이 추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싸늘한 반응과 복잡한 권리 관계로 인해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발길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 아파트가 극단적인 반값 공매 사태를 맞은 이유는 단순히 가격 외에도 광양 도심에서 떨어진 입지적 한계와 소형 평형 위주의 단조로운 상품성에서 비롯된다.

장기간의 공사 중단과 사업자 부도라는 특수성까지 겹쳐 일반적인 가족 단위 수요를 흡수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과거 대규모 미분양 홍역을 치렀던 광양 지역의 공급 과잉 문제와 맞물려,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지역에서의 무리한 대규모 주택 공급이 어떤 파국을 불러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처절한 반면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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