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00년 역사의 힘, 대구 농구의 역사 계성고

[점프볼=배승열 기자] 한국농구의 뿌리가 되는 중·고교 아마농구를 찾아가는 코너다. 2024년 다섯 번째로 찾은 학교는 농구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계성고등학교다. 대구 농구의 역사이자 자랑 계성고는 꾸준히 아마농구에서 이름을 알렸지만, 한동안 주춤했다. 그러다 최근 계성고는 수도권 쏠림 현상 속에 지방 농구팀의 자존심을 지키며 기지개를 켰다.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계성고를 찾기 위해 대구로 향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7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계성고 농구부 역사의 한 페이지가 시작되다
현재 계성고는 김종완 감독과 남정수 코치가 선수들을 지도 중이다. 두 사람 모두 계성중·고를 졸업했다. 김종완 감독은 2001년 1월 1일, 농구부 코치로 모교에 돌아왔다. 이후 지금까지 많은 제자이자 후배를 지도하며 계성고 농구부를 이끌었다. 김종완 감독은 “사실 농구 말고 다른 일을 찾고 있었다. 그때 계성고에서 연락이 왔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김 감독은 동기보다 먼저 지도자 생활을 시작, 지금까지 계성고 지도자로만 24년을 보냈다. 중·고등학교 선수 시절을 포함하면 계성고 농구부 30년 역사를 이끌고 있는 것. 김종완 감독은 “1991년 고3이었다. 당연히 그때는 전기도 에어컨도 히터도 없이 운동하던 시절이다. 여름에는 숨이 턱턱 막히고, 겨울에는 손을 후후 불고 녹이며 운동했다. 야간에는 작은 불에 의존해서 개인 운동을 하고 그랬다”고 과거를 말했다.
계성고는 1906년 개교했다. 농구부는 1922년 시작,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1934년 전국대회에 출전했고 1975년에는 계성고가 지방 팀으로 최초로 3관왕을 달성했다. 시간이 흘러 2011년 계성고는 다시 3관왕, 2012년 2관왕을 달성했다.
김종완 감독은 “참 열심히 했다. 힘든 상황 속에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제자이자 후배들이었다.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숙한 친구들이었다”고 2011년 3관왕 제자들을 떠올렸다. 당시 계성고를 이끈 이들은 최창진, 박인태, 최승욱, 맹상훈, 권성진 등 현재 프로에서 활약 중이거나 은퇴한 선수들이다.
서울 삼성 소속의 최승욱은 “많은 운동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있지만 성적이 좋아서 편했던 것 같다. 팀원들과 재밌게 농구했던 기억이 있다”고 고3 시절을 돌아봤다. 이어 “동문회에서 여러 형들이 다 같이 운동하면서 격려하고 응원해 줬다”고 덧붙였다. 후배들에게 응원도 있지 않았다. 최승욱은 “준우승하고 잘하고 있다고 들었지만, 우리는 3연패를 했기에 아직 부족하다(웃음)”며 “후배들을 꾸준히 관심 있게 보고 있었다. 최근 몇 년간 성적이 좋지 못했지만 올해 잘하고 있다. 더 열심히 해서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2022년에는 남정수 코치가 합류했다. 김종완 감독은 “코치 생활을 길게 하면서 학교로부터 정식 발령을 받았다. 시험을 보고 행정직으로 들어가면서 운동부를 전담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김종완 감독이 됐고 여전히 남정수 코치와 함께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2024년 지방 학교의 자존심, 계성고의 힘
예나 지금이나 아마농구는 오랜 시간 서울 소재 학교들의 무대였다. 계성고는 지방 팀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김종완 감독과 함께 선수들을 지도 중인 남정수 코치는 모교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프로구단 및 대표팀 프런트, 매니저 등의 경험이 있다. 남 코치는 “모교로 돌아오기 전까지 농구 현장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내가 배운 것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모교 지도자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남정수 코치는 계성고 최고의 아웃풋 정영삼과 동기다. 이들은 2002년 추계 대회에서 우승, 당시 김종완 코치의 지도자 첫 우승을 함께 만들었다. 그렇게 우승을 함께 했던 제자는 시간이 흘러 지도자로 돌아와 다시 한번 모교 우승을 위해 스승을 돕고 있다.
지도자로 3년 차, 오랜 시간 준비 끝에 우승 기회가 왔다. 2024년 3월 춘계 연맹전 해남대회에서 계성고는 홍대부고를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결승에서 경복고 높이에 막히며 63-83으로 패하며 준우승했다. 다음을 기약한 계성고는 4월 협회장기 영광대회 준결승에서 경복고를 만났다. 설욕을 다짐한 계성고는 전반을 46-37로 앞섰지만, 후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87-90으로 패해 아쉬움을 삼켰다.
두 학교의 관계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세 번째 대회였던 5월 연맹회장기 김천대회에서 두 팀은 일찍 16강에서 만났다. 마치 결승 같던 16강, 치열한 연장 승부 끝에 다시 웃은 학교는 경복고였다. 계성고는 세 대회 연속 경복고 앞에서 대회를 마쳤다. 그럼에도 이들이 보여준 활약상은 많은 관계자와 지도자, 팬에게 박수받기 충분했다. 경복고는 앞서 세 대회에서 2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한 2024년 가장 강력한 고교 농구 팀이다.
남정수 코치는 “지금 생각해보면 힘든 걸 피하지 않은 친구들이었다”고 현재 3학년 선수들을 말했다. 주장 오지석부터 양종윤, 은준서, 전권병, 전재병까지 3학년 5명은 어느 팀보다 좋은 조직력을 자랑한다. 남정수 코치는 “1학년 때는 몸에 힘이 붙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적극성이 좋고 힘든 훈련도 잘했다. 개개인의 개성도 있지만 말을 잘 듣고 그때나 지금이나 정말 열심히 운동한다”고 덧붙였다.


연계 학교? 피라미드 구조로 된 대구 엘리트 농구
지도자의 관심, 선수들의 노력이 현재의 팀을 만들었다. 하지만 팀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선수 수급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계성고와 함께 체육관을 쓰는 계성중에도 농구부가 있지만, 어느 지역과 달리 대구는 연계 학교의 개념이 없다. 대구 엘리트 농구는 마치 피라미드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남정수 코치는 “대구 엘리트 농구는 초등학교가 3곳, 중학교가 2곳이 있다. 진학에서 어느 특정 학교만 받는 것이 아니다.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 있다”고 말했다. 김종완 감독 또한 “서로 스카우트한다. 지금 3학년 선수들도 초등학교 중학교가 다 다르다”며 “연계 학교로 운영되면 분명 편한 점이 있지만, 어느 학년이 무너지면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피라미드 구조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에 탄탄해질 수 있다. 장·단점이 확실하다”고 이야기했다.
대구 엘리트 초등학교는 도림초, 칠곡초, 해서초가 있고 중학교는 침산중과 계성중이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구에서 농구를 시작한 선수들은 계성고로 모이게 된다. 이렇게 선수 수급의 고민이 해결되면 다음은 재정적인 고민이다. 무엇이든 운영을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
김종완 감독은 “교육청과 체육회로부터 지원을 잘 받고 있다”며 “사실 이전보다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지만 현재 계성고 박현동 교장 선생님이 먼저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있기에 수월하다. 교장 선생님 또한 계성고 농구부 출신으로 언제나 큰 힘이 된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매년 행사를 여는 계성고 동문회도 농구부에 힘이 되고 있다.


실력이 농구의 전부가 아니다
최근 프로는 물론이고 대학, 아마농구 현장에 가면 많은 팬이 있다. “농구부 인기가 여학생들에게 좋다”며 웃은 김종완 감독은 “지금도 대회는 물론이고 연습 경기를 가도 일반 학생 팬들의 응원을 볼 수 있다. 계성고뿐 아니라 다른 학교 친구들도 오는 것 같다. 선수들에게 선물도 간식도 주는데,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하고 열심히 하는 활력소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대학, 프로에 가서도 잘 받아드리면 농구 저변 확대와 인기에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완 감독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모두가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지도한다. 그중 하나가 인성이다. 학교 생활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인격적으로도 성장해야 한다. 행여나 대학에 가서도 다른 진로를 선택하더라도 사회에 나갔을 때 어디든 그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인성, 인격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어디든 살아 남기 힘들다. 이전보다 지금 단체 생활이 약해진 사회에서 운동으로 끈기, 인내, 협동심을 배울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사회에 던져졌을 때 살아남고 힘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노력에 대한 부분도 빼놓지 않았다. 김종완 감독은 “이전보다 운동할 시간이 적어진 것도 사실이다. 적은 시간 속에 알차게 운동하려고 노력한다. 그 와중에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는 친구들은 등교 전, 새벽 운동을 하거나 팀 훈련 후 야간 운동을 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뜸했는데, 욕심이 생긴 선수들에게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휴식도 운동의 일부인 만큼 잘 쉬어야 한다. 이런 점은 나와 코치가 더 신경 쓸 부분이다”고 전했다. 24년 경력의 아마농구 지도자 철학을 들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계성고 농구부의 산증인 김종완 감독과 그의 제자이자 선수들의 스승 남정수 코치가 그리는 계성고의 2024년 마침표가 기대된다.

계성고 주장 오지석
“(웃음)잘생겼고 전국에서 열심히 하는 팀이다. 농구를 좋아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던 우리를 선의 경쟁하면서 모두가 성장하고 실력을 만들어준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하다. 지금 후배들에게는 꼰대 아니고 재밌고 동네 형 같은 주장이자 형으로 기억되고 싶다. 남은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고 고등학교 시절을 돌아봤을 때 다 같이 행복하게 농구 한 때로 기억되고 싶다.”
#사진_배승열 기자, 계성고 농구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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