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방에서 스크랩수 폭발했던, 노잼아싸에서 화법바꿔 인싸된 덬의 후기...txt

공부하기 싫은 새벽이라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mbti I에서 E로 변화한 것도 내가 되고 싶은 성격에 맞춰 화법도 함께 변화한 것과 연관관계에 있는 듯

▶ 중학교:

소심했음. 내성적이었음. 사람들이랑 그럭저럭 잘 지냈지만 도대체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감이 안 왔음.

항상 뭐라고 대답할지 열심히 생각하다가 타이밍 놓치고, 갑분싸 자주 만들었음. 무슨 행동을 해도 어색하고 자신감 없음.

겉으로 보기에는 사람들이랑 잘 지내긴 했는데, 나랑 조금이라도 텐션 안 맞다 싶으면 대하기 너무 어려웠음. 

딱 절친1명이랑 다님. 유머감각 종범.

아하 모먼트 1 - 주나형 탈피

지정좌석제라 개씹인싸 같은반 애랑 한학기 내내 같이 들음. 

걔를 보며 깨달은 점이 하나 있었는데, '굳이 공들여 대답해줄 필요 없는 말도 있다'.

'아무말'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이었는데 나한테 '아무말'의 개념을 심어줌. 

그냥 걔가 아무말 하면 'ㅇㅇ' 또는 'ㅋㅋㅋㅋ' 이게 바람직한 대답이었던 거임.

애써서 뭐라고 대답하지???하고 고민하면 그걸 사람들은 답답해하고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을 깨달음.

아하 모먼트 2 - 적당한 막 대함은 친근함의 표시

그때 나는 김솨솨 라는 애가 있으면 무조건 솨솨야~ 가 디폴트였음. "야 김솨솨!" 생각도 못함. 기분나쁠까봐.

근데 오히려 야 김솨솨! 하고 부를 때 솨솨의 나에 대한 친근감이 +1 된다는 것을 깨달음.

(ex. 물론 시도때도 없이 저렇게 부르지는 않음. 보통 장난칠때 야 김솨솨..!너..!쒸익쒸익 이런식)

이름 부르는 건 예시고, 다른 부분에서도 적당히!!! 적당히!! 막 대하는 건 사람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음.

'난 너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 너도 나를 이 정도는 막 대해도 돼' 이런 싸인이랄까..?

아하 모먼트 3 - 인터넷 커뮤니티에 눈뜸

우리 집 가족들이 다 유머감각 개나 줌. 네이트 판, 00갤 등 인터넷 커뮤니티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드립 신세계 경험함.

너무 충격적으로 웃긴 드립들의 향연. 싸이에서 애들끼리 치는 드립에 드디어 맞장구를 칠 수 있게 됨. 유머감각 장착.

아하 모먼트 2와 결합해 이때부터 내 개그 스타일이 약간 다같이 대화할 때 갑분싸 상황에서 범인을 지탄하는 드립? (안재현 제삿상드립처럼)으로 정착함

아하 모먼트 4 - 대화 질문 노하우 깨우침

이것도 1번의 개씹인싸랑 우연히 같이 다른 친구가 새 MP3 사온 걸 발견했을 때 일임.

나는 애초에 새 mp3가 있는 건 발견했는데 그걸로 뭐 대화할 생각 자체를 못했음 ㅋㅋㅋ 아 그렇구나ㅎ 하고 (더 이상 안궁금)

근데 

개씹인싸: 새로 산거야??? 

다른친구: 웅웅 

나: 아 그거 좋아?

다른친구: 응응

개씹인싸: 예전꺼랑 뭐가 달라?

다른친구: 아 이거는 ~~~하고 ~~~해서 좋고 ~~~~.

나는 기껏 생각해낸 말이 저거였는데... 근본적인 차이점은 

내 질문이 OX 문제였다면 개씹인싸의 질문은 서술형 문제였던거임 ㅋㅋㅋ

늘상 이러니 대화의 깊이와 친분관계 형성의 클라스가 달랐을 수밖에... 

이때 충격받은 이후로 나는 Yes or No로 대답이 끝나는 질문은 잘 안함. 무조건 논술시험처럼 물어봄 ㅋㅋㅠ

이런 깨달음의 순간들 거치면서 뻔뻔함+개그력을 그나마 키움

▶ 고등학교:

개썅마이웨이로 공부했던 것 같아서 딱히 화법에서 생각나는 것은 없다...

▶ 대학교:

지금은 주변에서는 핵인싸라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음 그냥 사람들 좋아함ㅋㅋ

> 습관 - 스몰토크를 너무 못해서 연습하다 생긴 습관

내가 잡담거리를 잘 기억을 못하는 스타일임. 그래서 소위 스몰토크에 약했음.

대체 어떻게 하면 남들이랑 스몰토크를 잘 할까? 연습하다가 생긴 습관임.

혼자 있을 때 대화거리 발견하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남들과 대화하는 시뮬레이션 돌림.

보통 대화는 대화거리가 눈에 띄거나 생각나면 시작되는 법이잖슴?

그래서 남들이 생각할 만한 대화거리가 눈에 띄면 남들이랑 이 주제로 짧은 대화하는 상상 돌림.

예를 들어 기숙사에서 내 책상 위에 쓰레기 버리기 귀찮아서 3일째 그대로인 예쁜 탄산수 병이 눈에 띄면

룸메: "뭐야 저거 왜 안없어져?ㅋㅋㅋ"

나: "ㅋㅋㅋ사실 인테리어 소품임ㅎ" 

이렇게 대화하는 상상을 함. (이 탄산수 병은 아직도 내 책상에 있음..귀찮... 이따 버리러가야지)

여기서 어떻게 대답하는 게 더 유잼인가 하고 3초정도 궁리하는 것 같음.

+) 이정도로 짧은 대화가 떠오를 때도 있고 

길가다 하늘이 너무 예쁘면 '만약 내가 다른 사람이랑 있었으면' 이런 생각으로

하늘이 너무 예쁘다 -> 가을하늘이라 그런지 푸르고 깨끗하네 

-> 천고마비 -> 천고나비 (하늘은 높고 나는 살찐다^^) 드립 쳐야지 

-> 나 하늘 보는 거 엄청 좋아해서 하늘 사진만 있는 사진집 산 적도 있다

-> 사진집 얘기나 다른 책, 취미 얘기로 넘어가야지...

이런 식으로 약간 대화 알고리즘처럼? 그냥 자연스럽게 시뮬레이션이 돌려짐.

지나가는 사람이 보면 미친 사람 같겠지만 길에 아무도 없으면 육성으로 (조그맣게) 하기도 함ㅋㅋㅋ 진짜 ㅂㅅ같다...

그냥 시도때도 없이 이러다 보면 어느 정도 패턴같은 게 학습되어서

나중에 시뮬레이션 돌린 적 없는 상황에서도 그전에 비슷한 토픽에서 말해야지 했던 것들이 생각나서 스몰토크가 한결 수월해짐.

드립이나 이야깃거리가 더 빠르게 떠올라서ㅇㅇ 

딥토크는 평소에 생각하는 가치관, 사상, 이런 것들이 주요한 것 같고

아무래도 스몰토크는 아무래도 큰 의미 없이 가벼운 대화이다 보니 순발력이랑 리액션이 더 중요한 듯함. 

 

이젠 스몰토크 나름 잘함. 첨 보는 사람들이랑 적극적으로 말 잘하고 빠르게 친해짐.

스몰토크도 경험치인 듯...

 

> 변화 - 말 예쁘게 하기 연습

말했듯이 내 개그 스타일은 갑분싸 상황을 지탄하는 드립이 많음. 상대방이 민망한 상황에서 웃음으로 넘기는?

근데 이런 상황에서 개그 욕심은 좀 접어 두고 부드럽게 돌려 말하면 사람들이 보통 말 예쁘게 한다, 라는 얘기를 해 줬음.

가끔가다 개그 욕심 때문에 상대방 마상 입힌 말실수들이 있었고, 이게 너무 맘에 걸려서 몇 년간 변화하려고 애쓴 부분임.

예를 들어 친구가 식당에서 물통 무거웠는지 손 떨면서 내 잔에 물 따라주는 상황에서

친구: "어우 이거 무겁네;;"

그러고 내가 물통 넘겨받아서 친구 잔 채워주려고 하는데 물통이 가벼워서 잘만 따라지는 거임

친구: "무겁지?....아..아니야...?"

이때 원래라면 드립 칠 수 있었겠지만 "너가 한 잔 따라줘서 그만큼 가벼워졌나봐~" 하고 마는 그런 말투로 변화

드립이랑 돌려말하기랑 적당히 섞어 가면서 하면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것 같음... 

+) 댓에 물컵 말이 있어서 급 생각난 건데

이때 내가 하는 의식의 흐름?포인트?는 

아 내가 '?가벼운데?' 라고 말하면 얘가 민망하겠지 더하기

그렇다고 너무 지나치게 남을 배려해준다거나 포장해주는 느낌이 들면 그것도 상대방이 부담스러울까봐

상대방이 들었을 때 오글거리는 말은 부담스러우니까 (대놓고 나 너 민망하지 말라고 말해주는거야 라는 느낌이 들지 않게..? 좀 덜하게)

그렇지 않게 적당히 합리적인?논리적인? 납득 가능한 말을 하는 거였음..

물을 따르면..그만큼 가벼워지는 게..과학적 팩트잖아...? (원덬 공대생 맞음)

= 상대방 민망하지 않도록 + 오글거리지 않게 + 합리적인 얘기를 + 굉장히 당연한 말투로 한다 

-> 다른 예시는 

친구:나 염색 후졌지ㅜㅜ (남자애였고 짙은 핑크색으로 염색해온 상황)

나: ㅋㅋㅋㅋㄴㄴ 락시크한 밴드보컬같음 (아냐 예뻐~ 멋있어~ 특이해~ 하면 영혼없어보일까봐 걔도 ㅇㅈ할만한 납득가능한 수준의 얘기로)

친구: ㅋㅋㅋㅋ 개웃기네

아 개가 밴드동아리 애라서 감안하고 저렇게 말한 거였음.. 댄스동아리였으면 컴백 2주 남은 남자아이돌 같다고 했을지도... 

그러니까 그 막...막 아주 다정한 스타일은 아니야,,,머쓱타드,,,덬들 좋은 말 해줘서 고마워

진짜 구제불가 수준 노잼이었는데 10년뒤 개그캐 담당.... 이만큼 발전한 것도 대단하다 싶음;;ㅜㅜ 고생했다 내자신

원글 https://theqoo.net/895429749

cVvZe.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