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中 '대련 IT센터 개발 법인' 매각

인천 송도에 소재한 포스코이앤씨 사옥 전경.  /사진 제공=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가 중국 대련시에 IT센터와 아파트 등을 개발한 법인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3분기 말까지 누적된 손실 규모가 1710억원에 달했던 만큼 사업과 결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포스코홀딩스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의 완전자회사인 ‘POSCO IT Center Development(대련법인)’가 지난해 12월 대련에 있는 한 기술 회사에 매각됐다. 포스코이앤씨는 매각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련법인의 순자산인 982억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순자산은 IT센터와 아파트, 주차장 일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련법인은 포스코이앤씨가 중국 동북부에 있는 랴오닝성 다롄시에 주거·사무 복합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2010년 12월 1억달러를 출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4만6943㎡ 면적에 아파트 1100가구와 IT센터 1개 동을 신축하는 사업을 진행했으며 당시 중국에서 한국기업이 단독으로 대규모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최초 사례로 주목받았다. 아파트 신축 사업은 2012년 6월 분양에 나서며 본격화했고 2013년 11월 골조공사 완료, 2015년 10월 준공했다. IT센터는 2016년 3월 착공해 2019년 9월 준공했다.

사업에는 2개 법인이 활용됐다. 이번에 매각된 대련법인이 시공을, HONG KONG POSCO E&C(홍콩법인)가 자금조달을 맡았다. 홍콩법인은 중국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홍콩을 통한 간접 투자가 쉽기 때문에 활용된 특수목적회사(SPC)이며 대련법인과 마찬가지로 포스코이앤씨의 완전자회사다.

그러나 중국 경기 침체로 공실 문제가 커지며 난항에 빠졌다. 2013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된 사업 관련 총포괄손실은 1710억원에 달하며 대련법인과 홍콩법인이 각각 442억원, 126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홍콩법인은 지난해 1~3분기에만 688억원의 총포괄손실을 기록하며 해외사업 손실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자료=공시 가공

포스코이앤씨는 차입금 보증과 유상증자 등으로 사업을 이어왔으나 손실로 종결됐다. 2014년께 홍콩법인이 우리은행 홍콩 등으로부터 조달한 1350억원, 우리은행 북경에서 조달한 330억원 한도의 차입금에 보증을 제공했다.

손실이 누적된 홍콩법인에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숨통을 틔우기도 했다. 홍콩법인은 2019년 말 자산 1390억원, 부채 1745억원으로 순자산이 –355억원인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듬해 포스코이앤씨가 유상증자를 진행해 2020년 말 순자산은 1401억원으로 개선됐다. 다만 이후에도 손실이 이어져 순자산이 잠식됐고 지난해 9월 말 895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홍콩법인 매각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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