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력 우위 점한 카카오… ‘쩐의 전쟁’ 일단락

안승진 2023. 3. 1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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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라는 유리한 고지를 먼저 확보하고도 카카오와 인수전을 포기한 가장 큰 원인은 자금력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제시한 주당 15만원을 뛰어넘는 수준의 공개매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1조원이 훌쩍 넘는 자금이 필요했는데 이로 인해 얻는 후유증이 더욱 클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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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라는 유리한 고지를 먼저 확보하고도 카카오와 인수전을 포기한 가장 큰 원인은 자금력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제시한 주당 15만원을 뛰어넘는 수준의 공개매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1조원이 훌쩍 넘는 자금이 필요했는데 이로 인해 얻는 후유증이 더욱 클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의 2022년 9월 말 가용 현금은 1조1000억원으로 4분기 신규차입금 3200억원을 고려하면 내부적으로 약 1조5000억원 수준의 자금 여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카카오는 현금성 자산이 7조원에 달하고,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 투자청에서 1조1500억원 규모의 투자까지 유치했다. 1조25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 공격적인 SM 지분 공개매수에 나섰던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는 지난 3일 서울동부지법이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SM 지분 9.05%를 확보하지 못하게 돼 위기를 맞았지만 스타트업 특유의 빠른 의사 결정이 빛을 봤다. 카카오는 법원의 판단 직후 긴급이사회를 열어 불과 나흘 뒤인 7일 15만원에 SM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사흘 뒤에는 하이브와 인수에 대한 전격 협의에 나섰다. 

결론적으로 하이브 입장에서도 중·단기적으로 손해 볼 것이 없는 장사라는 분석이다. 하이브는 지난달 10일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주당 12만원에 인수했다. 지난달 공개매수를 통해 갤럭시아에스엠으로부터 0.98%의 SM 지분을 사들여 15.8%의 지분을 약 4500억원에 확보했다. 하이브가 이 지분을 어떻게 처분할지 발표하지 않았지만 주당 15만원으로 공개매수를 통해 차익을 얻거나, SM의 2대 주주로서 지위를 유지하면서 견제에 나설 수 있는 유리한 선택지가 주어졌다. 

SM 주가는 공개매수가 끝난 뒤 첫 거래일인 오는 27일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는 26일까지 발행 주식의 최대 35%(833만3641주)를 공개매수하는데 이 물량을 초과하면 비율대로 안분 비례해 매수가 이뤄진다. 이미 SM 주가는 하이브의 인수 포기설이 돌던 지난 10일 전날 대비 4.58% 급락한 14만7800원에 장을 마쳤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를 나타내는 SM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하이브 공개매수가 진행된 지난달 17일 1486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가 지난 9일 771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경쟁 업체인 YG와 JYP의 주가수익배율(PER)이 30배 초반인 만큼 현재 PER 40배에 달하는 SM 주가도 공개매수 이후 PER 30배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주가에서 20% 조정을 받으면 PER 30배 초반 수준이 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하이브 주가는 자금 확보 등 측면에서 단기적인 주가 상승 요인이 있다”고 덧붙였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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