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리듬
공이 투수의 손끝을 떠나 포수의 미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경기를 구성하는 하나의 장면이 만들어진다. 때로는 그라운드의 모든 구성원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때로는 단호하게 투수에게 지시를 내리며 템포를 조절한다. 야구는 개인의 성적이 중요한 스포츠라고 하지만, 포수와 투수가 마음을 함께 맞춰야 빛을 발하는 법. 땀으로 무장한 각오들이 난무한 그라운드 안에서, 김동주는 푸른 다이아몬드를 이끌어 갈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치열한 마운드 위에서 피어나는 웃음과 긍정이라는 마법으로 경기를 지휘하는 마법사, 연세대학교의 안방마님 김동주를 만났다.
Photographer Seul Lee Editor Hahyun Son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김동주
출생 2004년 10월 28일
신체조건 180cm 90kg
출신교 서울 도신초 – 화순중 – 장충고 – 연세대
포지션 포수
투타 우투우타
2025년 성적 22경기 타율 0.367 22안타 1홈런 27타점 2도루 OPS 1.145
시즌을 마친 지 좀 지났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11월 3일 인터뷰)
대학리그는 끝났지만, 교육리그인 2025 울산-KBO 폴리그를 다녀왔고요. 대학야구 올스타 소속으로 ‘불꽃야구’ 촬영도 했고, 이것저것 하느라 시즌이 길어졌어요. 어제 딱 촬영을 마치면서 정말 모든 경기가 끝났는데, 오늘 다시 팀에 합류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운동밖에 할 게 없어서요. (휴가는 안 갔어요?) 추석부터 폴리그 준비를 하느라 쉬는 날이 없었네요.
<더그아웃 매거진>에 출연하는 건 처음인데, 섭외 연락을 받았을 때 어땠어요?
처음 소식을 듣고 나서는 ‘내가 왜 섭외됐지?’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정말 기쁘긴 한데, 당황스럽고 얼떨떨했죠. 주변 사람들에게도 말 안 했어요. 가족들에게만 얘기하고요.
인터뷰 전 화보 촬영할 때는 무척 부끄러워하더라고요.
정말 어려웠어요. 사람들이랑 대화하면서 웃는 건 쉬운데, 카메라를 정면으로 쳐다보고 웃으려고 하니까 어렵기도 하고, 민망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색다른 경험이긴 했는데, 사진발을 잘 받는 편은 아니던데요? (웃음)
1년 전에 연세대학교 선배 김진형과 윤성환도 인터뷰했는데, 본 적이 있어요?
내용까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촬영했던 건 기억하고 있어요. 형들 인터뷰를 읽으면서 ‘나도 해 보고 싶은데’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거든요.

#독수리 3년 차
왕중왕전 이후로도 고려대학교와의 정기전, KBO 아마추어 베이스볼 위크 등 다양한 일정에 참여했어요. 가장 기억나는 건 무엇일까요?
왕중왕전 이후로 가장 중요했던 스케줄은 당연히 정기전이죠. 져서 그런지 마음에 더 오래 남았어요. 정기전 이후로는 대학 올스타로 ‘불꽃야구’ 촬영했던 날이 기억에 남아요.
올해도 얼마 안 남았는데, 동계 훈련 전까지 남은 시간은 어떻게 보낼 예정이에요?
여유가 거의 없을 듯한데요? 12월에 짧게 사흘 정도 쉬는 날이 있을 수도 있는데, 길게 휴가를 보낼 수는 없을 거예요. 부산에 한번 놀러 가 보고 싶었는데, 폴리그 기간에 울산 시내에도 다녀와서 따로 가고 싶은 곳은 없네요. 일단은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고 싶어요. 종일 잠만 자면서요.
보통 시즌을 마치거나, 휴식하는 동안은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요?
전날 몸 상태에 따라서 다른데, 조금이라도 몸이 안 좋으면 센터에 가서 치료받아요.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이 있으면 레슨장에 가기도 하고요. 오히려 쉬기만 하면 불안한 느낌이 들어서 잠깐이라도 짬을 내서 운동하려고 신경 써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안 하더라도 조깅은 무조건 하려고 해요. 지금 동생도 중학교 야구선수인데, 동생 경기를 보러 가기도 하고요.
최근에 빠져 있는 취미 생활은 없나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를 하고 있어요. (티어는요?) 비밀입니다. (실버 정도 되나 보네요?) 헉, 맞아요. 어떻게 그렇게 바로 알아요? 티가 나나요? (머쓱) 게임을 안 하는 날에는 드라이브도 하러 가요. 고등학교 3학년 생일이 지나자마자 면허를 땄어요. 1종 보통으로요.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진 않아요?
친구가 추천해 줘서 요새 ‘환승연애4’를 보고 있어요. 다들 재밌다고 하길래 틀었는데, 기대보다 재미가 없길래 1화를 10분 정도 보다가 껐거든요. 근데 자꾸 더 봐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1화만 끝까지 보려고 했는데, 보다 보니 너무 재밌어서 엊그제 3화부터 8화까지 몰아봤어요. ‘솔로지옥’이랑은 다른 재미가 있던데요? (어떤 커플을 응원해요?) 누가 서로의 X인지 기억이 잘 안 나서 따로 응원하진 않고, 장면마다 리액션을 하면서 보는 편이에요. 얼마 전엔 씻으면서 보다가, 백현 씨가 현지 씨랑 새벽에 만나서 얘기하기로 해 놓고 나가지 않는 장면에서 ‘와 이게 맞나’ 싶어서 놀란 기억도 나요. 저도 T인데, 백현 씨가 말하는 걸 보면서 놀란 장면도 있었고요.
학교 수업은 어떻게 듣고 있어요?
교양 과목은 거의 다 들어서, 이번 학기는 교양 하나, 나머지는 전공 과목으로 학점을 채워서 듣고 있어요. (공부는 잘하는 편이에요?) 아뇨. 잘할 때는 학점을 3.5점 정도 받는데, 아닐 때는 2.8점 정도 받았던 기억이 나요. 교양은 D만 맞아도 선방인데, 전공은 교수님들이 과제만 잘해도 점수를 잘 주려고 하셔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대학교 입학 전에 가진 로망이 있었을 텐데 어떤가요?
계획했던 것들은 다 이룬 듯한데요? 일단 4년 동안 연세대학교에 있게 된다면 정기전을 절반 이상 출전하고 싶었는데, 달성했고요.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다는 기대도 있었어요. 실제로 여럿 만들었고요. 다른 운동부 친구들도 만나서, 종목당 3명씩은 친구가 있어요.
친구는 어떻게 사귀나요?
운동부 친구들과 같은 수업을 듣다가도 친해지고, 샤워실에서도 말 걸고, 웨이트를 하다가도 가까워져요. 친해지는 방법은 엄청 다양하죠. 특정인을 정해서 다가가는 건 아니고,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으면 옆에 있는 친구들한테도 먼저 말을 거는 편이에요. 정기전 마치고 5개 운동부가 합동 회식을 하는데, 그때도 먼저 다가가고요.

#내일은 타격왕
1학년 때는 8경기에 출장해서 1할대 타율이었는데, 다음 해엔 94타석에서 타율 0.465를 달성했어요. 어떤 게 달라졌을까요?
입학 초에는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어요. 매 경기에 나가면서 속으로 ‘잘해야 하는데’, ‘잘해야 기회를 받을 수 있을 텐데’라고 걱정만 했거든요. 그렇게 걱정하다 보니까 조급해지면서 결과를 만들 수 없었어요. 1학년을 마치고 동계 훈련에 갈 때까지 방망이를 정말 못 쳤어요. 그러다가 코치님한테 자세를 조금 바꿔 보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첫 경기부터 잘 맞아떨어지면서 그대로 자신감이 올라가고, 그렇게 선순환이 됐죠.
이번 시즌은 타율 0.367과 1홈런을 기록했어요. 성적에는 만족하나요?
타율이나 홈런 개수를 보면 작년에 비해 아쉬운 결과죠. 그래도 장타율도 올라가고, 타점도 훨씬 많이 기록했어요. 괜찮았던 시즌이라고 평가하고 싶네요.
올해 제80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타점상과 타격상을 모두 차지했죠. 당시 컨디션이 올라와 있었나요?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었지만, 부모님들도 오셔서 몸보신하라고 먹을 것도 사 주시고 신경을 써 주셨어요. 그리고 연이어 승리했던 영향이 컸어요. 기분도, 팀 분위기도 좋아서 흐름을 탔거든요. 컨디션 관리를 할 수 있는 경험이 쌓였던 것도 큰 도움이 됐어요.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 2025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어요. 팀 분위기는 어땠어요?
하필 선수권대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으면서 팀에 부상자가 생겼어요. 게다가 우승도 못 해서 팀 분위기도 가라앉았죠. 선수권대회 직후의 대통령기 대회에서는 예선에서 탈락했거든요. 그래도 정기전 페이스에 맞춰서 왕중왕전을 준비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흐름을 타면서 결승까지 갔어요. 저희에게는 절호의 기회였죠. 정기전 사흘 전이 결승전이어서, 경기 감각을 유지하면서 하나씩 이겨 나가자는 각오로 임했어요.
왕중왕전 결승전엔 선발 포수로 출장했어요. 수비를 소화할 때와 지명타자로 나설 때는 어떤 게 다른가요?
지명타자는 솔직히 체력적 부담이 거의 없어요. 출루한 이후에야 신경 쓸 게 생기거든요. 근데 포수로 앉게 되면 수비, 타격, 투수와의 호흡도 고민해야 해요. 생각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지명타자로 한두 경기를 뛰는 체력과 포수로 5이닝을 앉아 있는 체력이 비슷하게 소모된다고 느껴져요. 포수로 나가면 살도 엄청 많이 빠지고요.

중요한 경기에서 더 장타가 자주 나오는 느낌인데, 비결이 있을까요?
투수한테 기죽지 않고 들어가는 거요. 특히 감독님이 사인을 거의 안 주시거든요. 득점권 찬스나, 주자를 옮겨 줘야 하는 상황에 사인을 내지 않으시니까 저를 믿어 주신다는 느낌이 들죠. 이런 믿음을 가지고 타석에 임하다 보면 자신감이 생겨요. 제 스윙대로 돌리면 공이 잘 맞아서, 좋은 타격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시합을 고른다면, 뭘 고를 거예요?
고려대학교와 치른 정기전이죠. 저희에게 가장 큰 대회이기도 하고, 져서 아쉬움이 남기도 하고요. 또 팀의 결과를 떠나서 개인적인 경기력은 만족스러운 수준이었거든요.
정기전 결과는 아쉬웠지만, 혼자서 동점 적시타와 역전 적시타를 모두 기록했어요. 분위기는 어땠나요?
동점이 되자마자 다들 ‘할 수 있겠다’하고, 해 보자고 외쳤어요. 1점씩 따라가 보겠다는 각오를 했는데, 다음 득점 기회도 제게 오더라고요. 스스로 해결하고 싶다고 기대했고, 역전 적시타를 쳤을 땐 ‘무조건 이겼다’라고 생각했어요. 불펜 투수들도 훌륭한 선수들인데, 아쉬운 결과로 끝나긴 했지만요.
세리머니도 상당히 크게 하던데, 미리 계획했어요?
연습은 안 했어요. 그냥 상황에 맞춰 자연스럽게 나온 세리머니예요. 관중들이 제 이름을 불러 줄 때 나오는 도파민이 장난 아니거든요.
벌써 세 번의 정기전을 치렀어요. 첫 번째 경기와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첫 정기전에는 포수로 나갔는데,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경험도 없는 상태라서 긴장했죠. 벌벌 떨 정도였는데 올해는 몇 번 뛰어 봐서 그런지 긴장은 전혀 안 했어요. 즐기자는 마음가짐이 컸기에, 그런 점이 달라졌다고 느껴요.
아마추어 베이스볼 위크 결승전에서는 MVP로 선정됐어요. 처음 상대해 보는 투수들이었는데 타석에서 보기엔 어땠나요?
비슷한 스타일의 투수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초반에 제가 삼진을 계속 당했어요. 욕심을 부려서 안 풀린다는 느낌을 받았죠. 결승전에서는 감독님이 포수로 나가지 말고, 타격에 집중하라고 조언하셨어요. 결승 초반에도 공이 잘 안 맞아서 당황했는데, 야구는 찬스 한 번이 중요한 종목이더라고요. (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대학 선수가 있다면 누구였어요?
워낙 다들 잘해서… 그래도 고려대 (강)민우가 인상 깊어요. 첫 경기에서 상대 팀으로 만났는데, 시작하자마자 홈런을 치더라고요. 그래서 기억에 정말 크게 남았어요.

아마추어 베이스볼 위크를 마치고 울산 폴리그에도 대학 올스타로 참가했죠. 대회 동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처음에는 저희가 같이 훈련도 안 해 본 팀이라서, 팀워크를 맞출 수 있을지 걱정했어요. 첫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한테 승리했는데, 이기고 나니까 다들 사기가 오르더라고요. 그 분위기가 이어지다 보니 더 끈끈해졌어요. 함께 PC방도 가고, 밥도 먹고, 쉬는 날에는 당구 치러 나가기도 하면서 돌아다녔던 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헤어지는 게 아쉬웠겠어요.) 맞아요. 다시 모이자고 약속하면서 헤어졌죠.
해외리그와 프로야구 선수들도 만났는데 ‘확실히 다르다’라고 느끼게 한 선수가 있었나요?
롯데 자이언츠 한태양 선수요. 비주얼이 진짜 확실히 다르다고 감탄했어요. 야구도 엄청나게 잘하셨고요. 저희가 롯데랑 했을 때 15점을 주고 졌거든요. 근데 야구 외적으로도 얼굴에서 빛이 날 정도로 잘생긴 선수는 처음이라서 기억에 남아요. 완전 연예인 같고, 비주얼에서 느껴지는 아우라가 달라요. 숙소에서 걸어 나왔는데, 옆에 팬분들이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거예요. 그래서 누가 나오는 건지 궁금해서 둘러봤는데, 한태양 선수더라고요. 보는 순간 “와!”라는 말밖에 안 나왔어요.
지난해 ‘최강야구’ 대학 올스타에 이어 올해도 ‘불꽃야구’ 대학 올스타로 참여했어요. 곳곳에 카메라가 있고, 관중도 많은데 어땠어요?
관중이 많은 기분은 정기전에서 느껴 봐서 낯설진 않았어요. 그런데 저도 마이크를 차고 촬영에 임하다 보니까, 말을 아껴야 해서 신경이 쓰였죠. 벤치 어딜 가도 카메라가 있어서 어딜 보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고요. 중요한 얘기를 할 때는 마이크를 손으로 잡고 숨겼어요. 그래도 방송이 나오는 게 기대되네요.
연세대 동기인 김태양은 파이터즈 소속으로 경기장에서 만났어요. 느낌이 색달랐겠는데요?
태양이랑 승부하고 싶다는 마음밖에 없었어요. 마침 등판하길래 제 타순까지만 던지길 바랐는데, 두 타자만 승부하고 내려가더라고요. 너무 아쉬웠어요. 제가 노리던 건 맞대결이었거든요. 그날 타격 페이스도 좋아서 이길 수 있겠다고 예상했는데 아쉽죠.
그날 시합에서는 선발 포수로 출장했어요. 배터리를 이룰 때 가장 편한 선수는 누구일까요?
전체적으로 어려운 선수는 없었어요. 자기주장이 강한 투수한테는 제가 맞춰 주는 편이고, 던지고 싶은 걸 던지게 해 주거든요. 그 외에는 다 제 리드를 따라 주고요. (누가 자기주장이 좀 강한 편이에요?) 경희대 투수 박효재랑 그런 상황이 있었어요. 제가 보기에는 타자가 빠른 공을 노릴 거 같아서, 변화구를 요청해서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았어요. 그래서 변화구로 승부하자고 했는데, 고개를 젓더라고요. 원하는 대로 빠른 공 사인을 냈는데 바로 안타가 나와서, 그 뒤로는 다 제 리드를 따랐습니다. (웃음)

#선봉장
포수로서는 어떻게 리드하는 편이에요?
일단 ‘불꽃야구’ 촬영 날은 레전드 선수들이 타석에 들어오잖아요. 어떻게 해도 노림수가 잘 먹히지 않을 선수들이라고 판단해서, 투수들이 보여 주고 싶은 것들을 최대한 던지게 하죠. 대신 또래인 파이터즈 선수들이 들어오면 뒤에서 말을 걸었어요. 뭘 칠 거냐고 물어보거나, 장난을 치죠. 다들 무시하던데요?
본인이 말하는 선수 김동주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팀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선수라는 점 아닐까요? 리드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고, 인성이 갖춰져 있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선수요. (사람 김동주의 매력은요?) 잘 웃는 사람이요. 재밌는 사람이라는 게 제 매력이에요.
어떻게 야구를 시작하게 됐는지 듣고 싶어요.
사촌 형이랑 아빠 때문에 시작하게 됐어요. 사촌 형이 야구선수였고, 아빠도 야구를 워낙 좋아하시니까 동네 야구를 하다가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라고 권유하셨어요. 놀이로 할 때는 정말 재밌었고, 홈런도 많이 쳐서 제가 천재인 줄 알았죠. 야구가 쉬운 줄 알았어요. 근데…
초등학생 때부터 포수를 맡았다고 들었어요.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선택할 건가요?
아뇨. 초등학생 때부터 연골도 다치고, 무릎도 다치고, 인대도 찢어지는 경험을 너무 여러 번 해서 다시 하진 않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혹시 모르죠. 그때로 돌아가서 포수 자리에 앉으면 또 재밌다면서 포수를 한다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럼, 어떤 포지션 할 거예요?) 투수를 해 보고 싶어요. 항상 공을 받기만 해 봤으니까, 저도 던져 보고 싶네요.
포수라는 포지션의 매력은 뭐가 있을까요?
팀을 바라보면서 이끌어 가는 모습이 매력이에요. 전쟁터로 따지면 선봉장 역할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기죽으면 안 되고, 한명 한명을 다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이 멋진 점이죠. 가장 희귀한 포지션이기도 하고, 쉽게 대체되지 않기도 하고요.
내년엔 드래프트에 참여하게 돼요.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신고 선수보다는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아 입단하겠다는 각오가 있어요. 이미 한 번 얼리 드래프트에 도전했다가 실패했거든요.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하겠다는 다짐뿐이에요. 무리한 목표일지는 모르겠지만, 3라운드 안에 부름을 받는 대학 선수가 되고 싶고요.
프로 무대에 진출한 선배나 친구들과는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교육리그에서 만난 삼성 라이온즈 (육)선엽이랑 연락했어요. 한화 이글스 (조)동욱이한테도 연락이 왔고요. 퓨처스리그는 어떤지, 선수들은 어떤지 물어보고 이야기 나누죠.
새 시즌을 준비할 때인데, 내년 목표 세 가지를 정하자면 어떻게 하고 싶어요?
첫 번째로는 수비 실수가 하나도 없게 시합을 풀어나가는 거고요, 두 번째는 국가대표 발탁이에요. 올해는 대표팀에 발탁이 됐지만, 정기전 일정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거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다치지 않는 걸 꼽고 싶네요. 다치면 드래프트고 뭐고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요. (성적에 관련된 얘기는 없네요?) 성적에 연연하다 보면 내년에는 정말 못할 것 같아서요. 제 야구가 가진 색깔을 다 보여 드리고, 실력을 보여 주다 보면 지금까지 쌓아온 게 있으니 잘 되리라 믿어요.
앞으로도 응원해 주실 팬들과 독자들에게 인사하며 마무리할게요.
일단 지금도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이 글을 읽고 누군가는 응원해 주실 텐데, 그분들에게도 미리 감사하고요. 1년이란 시간이 남은 만큼 더 열심히 해서, 안 다치고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76호 (1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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