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세계 1위, 왜 韓 안 왔나' 톱10 4명 빠진 코리아 오픈 해명
국내 유일의 프로테니스 투어인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2004년 시작된 이 대회는 20회째를 맞은 올해 WTA 250에서 500 등급으로 승격돼 큰 관심을 모았다.
톱 랭커들이 출전을 신청해 테니스 붐이 일고 있는 한국 팬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세계 랭킹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와 US 오픈 준우승자이자 한국계 제시카 페굴라(3위·미국), 2022년 윔블던 우승자 엘레나 리바키나(4위·카자흐스탄), 올해 US 오픈 4강에 오른 에마 나바로(8위·미국) 등이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대부분 부상으로 대회를 포기했고, 나바로는 일정을 변경했다. 이에 실망한 적잖은 팬들이 대회 측에 항의의 뜻을 전했다.
스타들의 불참에 대회를 총괄하는 이진수 토너먼트 디렉터(TD)가 해명했다. 이 TD는 16일 대회가 진행 중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기자 회견을 열었다.
이 TD는 "WTA 대회를 20년 이상 운영을 하면서 예전에도 이런 일이 몇 번 있었는데 특히 US오픈 4강 이상 올라가게 되면 못 오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당초 코리아오픈에 출전 신청한 선수 중 5명이나 US오픈 8강에 올라갔다"고 운을 뗐다. 이어 "톱 10 선수 4명이 한꺼번에 불참한 것은 저도 의아하고 말이 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선수들 생각을 하면 이럴 수도 있겠구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살인적인 일정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TD는 "선수들이 윔블던 끝나고 보통 2~3주 많게는 4주 정도까지 휴식을 취하는데 올림픽 때문에 유럽의 1000 등급 대회, 프랑스 오픈, 윔블던까지 진행하고 그대로 유럽에 남아서 올림픽에 출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캐나다 토론토, 미국 신시내티 1000 시리즈와 US 오픈 2주가 이어졌다"면서 "선수들이 10주가 넘게 경기를 하는 강행군이라 시비옹테크도 살인적인 스케줄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부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 TD는 "시비옹테크는 스스로 코리아 오픈 출전 신청을 했고, 페굴라는 디펜딩 챔피언이고 어머니의 나라여서 꼭 오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토론토 우승 뒤 신시내티 결승, US 오픈 결승을 가면서 거의 매일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페굴라는 부상도 조금 있었고 본인은 주말이라도 한국에 와서 사인회라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TD는 또 "리바키나도 호주 오픈, 마드리드 오픈에 이어 윔블던 때 출전을 확답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US 오픈에서 (부상으로) 2회전 기권을 하면서 도저히 몸이 회복이 안 돼서 못 왔다"고 덧붙였다.
팬들은 물론 대회 조직위도 불만이다. 이 TD는 "테니스를 잘 아는 사람들은 이해를 하지만 이제 막 테니스에 입문한 사람들의 경우, 어렵게 표를 예매를 했는데 좋은 선수들이 안 온다고 하니까 안 좋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코리아 오픈은 총상금(100만 달러)이 3배 이상 올랐고 대회 운영비로도 많은 돈이 들어갔다"면서 "그런데 톱 10 선수들까지 출전을 안 하다 보니까 우리도 불만이 많다"고 털어놨다.
현수막과 홍보물 등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이 TD는 "홍보물을 미리 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대회 4일 전 리바키나에 이어 하루 전에 시비옹테크가 불참 연락을 해왔다"면서 "추석 연휴로 업체가 휴무에 들어가 새로 제작하기 어려웠고, WTA의 승인도 있어야 했다"고 해명했다.
WTA와 협의해 내년부터라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TD는 "일부 팬들이 '사기 아니냐'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면서 "다른 대회의 경우를 조사해보고 내부 검토 뒤 기자 회견을 통해 밝히는 게 예의라고 봤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우천이나 불가피하게 경기를 하지 못하게 되면 다음날 티켓으로 주든지, 아니면 내년 같은 라운드 티켓을 주는 점을 검토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16일부터 본선에 들어가 22일까지 펼쳐진다. 그나마 2021년 US 오픈 챔피언인 영국 스타 에마 라두카누가 2년 만에 이 대회에 출전한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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