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임차 계약 취소 이어 2기가와트 프로젝트 철회
전 세계 2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급 과잉을 이유로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업계에는 AI 열풍이 거세지자 이를 지원하기 위한 데이터 센터가 앞다퉈 구축되면서 공급과잉 전망도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투자은행 TD 코헨은 MS가 미국과 유럽에서 약 2기가와트(GW) 용량에 달하는 데이터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2기가와트는 150만∼2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TD 코헨은 이번에 중단한 프로젝트는 지난달 취소한 임차 계약과는 별개라고 설명했다. TD 코헨은 지난달 보고서에서도 MS가 최소 두 곳의 민간 운영업체와 체결했던 데이터센터 임차 계약을 취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MS가 새 프로젝트를 중단한 이유로 인공지능(AI)을 지원하는 클라우드의 과잉 공급을 들었다. 특히 오픈AI와 계약 변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MS는 오픈AI에 13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파트너십을 맺고 AI 모델을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양사는 올해 초 계약 내용을 수정, MS가 사업을 원하지 않을 경우 오픈AI가 다른 회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MS가 추가적인 데이터 센터 확장을 할 필요성이 줄어들었고, 결과적으로 일부 프로젝트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MS 측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진행한 중요한 투자로 증가하는 고객 수요를 부응할 수 있고, 작년에는 어느 해보다 많은 (데이터센터) 용량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지역에서는 전략적으로 인프라를 조정하거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지만 모든 지역에서 강력하게 성장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래 성장을 위한 분야에 자원을 투자하고 배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TD 코헨 분석가들에 따르면 MS가 유럽에서 임차를 중단한 데이터 센터 용량은 구글과 메타플랫폼이 차지했다.
한편, MS는 오는 6월에 종료되는 2025 회계연도에 약 800억 달러를 AI 인프라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내년도 회계연도에서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 새로운 데이터센터 건설보다 기존 센터에 서버 등을 갖추는 데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TD 코헨 분석가들은 보고서에서 "수요 예측에 다르면 데이터 센터가 현재 과잉 공급 상태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알리바바그룹 이사회 차이충신(조지프 차이) 의장도 지난 25일 홍콩에서 열린 HSBC 글로벌 투자 서밋 행사에 참석해 "데이터센터 건설이 AI 서비스 초기 수요보다 많을 수 있다며 버블 조짐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