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장에 딸 대동한 김정은…자신감 과시하고 친근한 이미지 연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장에 딸을 처음 공개했다. 국가 지도자가 어린 자녀를 미사일 발사 현장에 대동하는 일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이는 무기체계의 신뢰성·자신감 과시 의도로 분석된다.
조선중앙TV는 20일 김 위원장이 지난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ICBM 화성-17형(화성포-17) 시험발사를 참관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배우자 리설주 여사, 딸이 동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 위원장이 10세 안팎의 아이와 ICBM 옆을 걸어가는 장면 등이 공개됐다. 19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김 위원장이 “사랑하는 자제분과 여사와 몸소 나오시여” 발사 과정을 지도했다며 사진을 공개한 데 이어 추가로 딸의 모습을 알린 것이다. 김 위원장이 딸의 손을 꼭 잡고 ICBM 앞에서 뭔가를 얘기하거나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ICBM을 함께 참관하고, 발사 성공을 기뻐하면서 딸을 품에 안고 환호하는 모습도 보인다.
정보당국 분석 및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리 여사의 둘째인 딸 김주애로 추정된다. 이는 2013년 북한을 방문한 미국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통해 알려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가족동반은 화성-17형 발사 성공 자신감과 성과를 가족과 함께하겠다는 것”이라며 “과학자와 전투원 등 관계자들에 대한 격려도 배가시켰다”고 분석했다.
미래 세대의 안전을 담보할 전력무기 확보라는 국내적 메시지 발신과 친근하고 다정한 이미지 연출이라는 측면도 엿보인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자신을 판박이처럼 닮은 딸을 후계자로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아직 30대인 김 위원장의 나이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군사주의를 체제 기원으로 삼고 있고 군사주의는 남성을 기본적으로 전제한다”며 “(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생인 김경희나 김정은 위원장 동생인 김여정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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