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대피할 수 있는 마지막 날”…‘역대급’ 허리케인에 벌벌 떠는 미국 남부

최강 5등급 플로리다 근접
바이든, 獨순방 전격 취소

초강력 허리케인 ‘밀턴’이 8일(현지시간) 미국 남동부 인구 밀집 지역인 플로리다주에 접근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부 올랜도에 있는 홈디포 매장에서 인부가 피해를 막기 위해 문과 창문에 나무판자를 설치하고 있다. 한 판자에는 ‘올랜도를 위해 기도해줘(PRAY FOR ORLANDO)’란 문구가 적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허리케인 ‘밀턴’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까지 취소시키며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

밀턴은 남동부 인구 밀집 지역인 플로리다주를 관통할 예정으로 양당 대선 후보들은 허리케인 신속 복구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미 동부시간) 기준 밀턴은 플로리다 탬파의 남서쪽으로 710㎞ 떨어진 해역에서 플로리다로 이동 중이다.

밀턴의 중심은 9일 밤 플로리다 중서부 해안에 상륙해 플로리다 중부를 가로질러 10일 대서양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에상된다고 NHC는 예보했다. 현재 이 허리케인의 최대 풍속은 시속 270㎞에 달한다.

특히 지난달 27일 4등급 허리케인 헐린의 피해를 입은 플로리다 서부 해안지역의 복구도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 또 다시 강력한 허리케인을 맞닥뜨리면서 이 지역은 비상에 걸린 상태다.

NHC는 “밀턴은 플로리다에 상륙할 때까지 매우 위험한 허리케인으로 남을 것”이라며 “오늘이 플로리다 주민들이 그들의 가족과 집을 (허리케인에) 준비시키고 대피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허리케인에 대비해 대피하는 주민들이 몰리면서 북쪽과 동쪽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심한 교통 제증이 발생했다. 올란도 국제공항이나 유니버설스튜디오 등 테마파크도 플로리다의 주요 시설도 운영을 중단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허리케인 밀턴에 대비하기 위해 오는 10~15일 독일·앙골라 순방 계획을 연기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정부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정부의 대응상황 보고를 청취한 뒤 언론에 “지금은 출국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리케인 피해 복구를 둘러싼 미 대선후보들의 공방전도 지속됐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허리케인 헐린 대응과 관련해 “미국은 이 무능한 바보들을 4년 더 견딜 수 없다. 전 세계가 우리를 비웃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에 앞서 폭스뉴스에서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허리케인 대응 지원이 편파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공화당 지역의 경우 사람들은 매우 나쁜 대우를 받고 있다. 그들은 생수는 물론이고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ABC 방송의 토크쇼 ‘더뷰’에 출연해 “그들은 모든 것을 잃었는데 누군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치적 게임을 하고 있다”며 “그(트럼프)는 다른 사람의 필요보다 자기 자신을 앞에 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