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후, 5가구 중 1가구는 ‘80대 이상’… 4배 급증 전망

베이비붐 세대 고령화… 노인 1인 가구 빠르게 증가

대구 중구 도시철도 반월당역에서 중절모를 쓴 두 노인이 손을 꼭 붙잡고 서로를 의지해 계단을 올라가고 있다. /뉴스1

앞으로 30년 후에는 5가구 중 1가구가 80대 이상 가구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급격한 고령화와 함께 노인 1인 가구가 증가하고, 베이비붐 세대가 대부분 80대 이상으로 진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2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장래가구추계 2022∼2052년’에 따르면 가구주 연령이 80세 이상인 가구는 2022년 119만4000가구에서 2052년 487만6000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30년간 368만2000가구가 증가하며, 그 규모는 4배 이상 커진다.

80대 이상 가구는 2033년 205만8000가구로 200만을 돌파한 후 불과 6년 만인 2039년 300만6000가구로 300만을 넘어선다. 이후 2045년 405만1000가구로 증가하고 2052년에는 487만6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52년에는 전체 가구(2327만7000가구)의 20.9%가 80대 이상 가구로 나타날 전망이다. 80대 이상 가구의 비중은 2022년 5.5%에서 2036년 10%를 돌파하고 2051년에는 20%를 넘어선다.

세부적으로 보면 80대는 2022년 108만7000가구에서 2052년 379만2000가구로 3배 이상 증가한다. 같은 기간 90대는 10만6000가구에서 105만2000가구로 늘어나 10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100세 이상 가구도 2000가구에서 3만2000가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52년에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도 대부분 80대 이상으로 접어들며 사별로 인한 노인 1인 가구가 크게 늘어 가구주의 연령대가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52년 기준으로 80대 이상 가구 중 1인 가구는 228만5000가구로 전체 1인 가구(962만가구)의 23.8%에 해당한다. 2인 가구는 200만7000가구로 뒤를 잇고 3인(47만3000가구), 4인(9만1000가구), 5인 이상(2만가구) 가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가구주 연령을 65세 이상으로 넓히면 2052년 전체 가구의 절반에 달하는 1178만8000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2052년 가구주의 중위연령은 65.4세로 예상된다.

반면, 30대 이하 청년 가구주는 2022년 498만8000가구에서 2039년 300만가구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2052년에는 274만4000가구에 그칠 것으로 추계됐다. 전체 가구 중 청년 가구주의 비중은 23.0%에서 11.8%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고령화 속에서 노인의 소득과 자산 형성은 부족해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3.4%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이는 OECD 평균 노인 빈곤율(13.1%)의 약 3배에 달한다.

이승희 KDI 연구위원은 지난해 발표한 ‘노인 빈곤에 관한 연구: 소득과 소비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자산이나 소비를 추가로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1950년 이전 출생 세대는 빈곤율이 50%에 가깝지만, 1950년 이후 출생 세대는 빈곤율이 30% 이하로 세대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이 연구위원은 “노인 빈곤 완화를 위해 기초연금을 경제 성장과 연금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한 고령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