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36만원→140만원 '껑충'…고객 등친 설계사 351명

이창섭 기자 2024. 9.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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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을 갈아타는 과정에서 소멸되는 기존 계약과 새로운 계약의 중요 사항을 비교해 알리지 않은 보험 설계사들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검사 결과 5개 대형 GA에서 총 351명 설계사가 2687건의 신계약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기존 보험 계약과 새로운 계약의 중요사항 비교 안내를 소홀히 했다.

설계사별로는 1인당 39건의 신계약을 모집하면서 41건의 기존 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켰다.

보험 설계사는 GA로부터 거액의 정착지원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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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보험 부당승환 유도한 보험 설계사 351명 적발… 3500여건 보험 부당하게 소멸돼
/사진제공=금융감독원

#A씨는 보험 설계사 권유로 기존의 보험을 해지하고 새로운 무배당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해지했던 기존 계약과 새로운 보험의 보장이 상당 부분 비슷했으나 월 보험료는 약 36만원에서 140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보험을 갈아타는 과정에서 소멸되는 기존 계약과 새로운 계약의 중요 사항을 비교해 알리지 않은 보험 설계사들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부당하게 소멸된 계약은 3502건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이들 설계사에 과태료와 업무정지 등 제재를 부과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의 'GA(보험대리점) 현장검사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GA를 대상으로 부당승환(보험 갈아타기)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5개 대형 GA에서 총 351명 설계사가 2687건의 신계약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기존 보험 계약과 새로운 계약의 중요사항 비교 안내를 소홀히 했다. 이런 방식으로 3502건(1개 사 평균 700건) 기존 계약이 부당하게 소멸됐다. 설계사별로는 1인당 39건의 신계약을 모집하면서 41건의 기존 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켰다.

보험 설계사는 GA로부터 거액의 정착지원금을 받는다. 실적 압박·부담으로 새로운 보험 계약 성사에 사활을 건다. 이렇다 보니 기존 계약과 신계약의 차이점을 고객에게 소홀히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 계약자는 보장 내용이 비슷한 보험으로 갈아탔는데 납입 보험료는 기존보다 크게 오르는 피해를 보게 된다.

금감원은 이번 적발 사항과 관련해 제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영업질서 훼손과 소비자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아 엄격히 제재할 계획이다. 설계사들에는 과태료와 업무정지 등 제재가 부과된다. 설계사들이 소속된 GA도 기관제재를 받는다.

금감원은 GA들이 거액의 정착지원금을 설계사들에게 지급하는 과정에서 관련 내부통제가 미흡하다는 점도 적발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형 GA 39개 사가 경력 설계사 1만4901명에게 총 2590억원 정착지원금을 지급했다. 1인당 1738만원이다. 1인당 4433만원의 정착지원금을 지급한 회사도 있다.

지역본부장 등이 본사 통제나 관리 없이 영입 설계사에 정착지원금을 지급한 GA가 12개 사였다. 정착지원금을 지급하는 기준이 없는 회사도 10개 사에 달했다. 정착지원금의 상한액을 설정하지 않은 회사는 22개 사였다.

금감원은 정착지원금을 운영하는 GA에 관련 내부통제가 마련·정착될 수 있도록 경영유의 또는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개선을 요구받은 GA는 3개월 또는 6개월 이내에 조치사항을 정리해 보고서로 제출해야 한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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