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2연승' 롯데, '봄데 탈출' 열쇠는 박세웅-나균안-김진욱
토종 선발진 버텨야 가을야구 목표 가능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9년 만의 가을야구를 꿈꾸는 롯데자이언츠가 힘찬 출발을 알렸다. ‘우승후보’ 삼성라이온즈를 상대로 개막 2연승을 완성했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안정된 투구, 달라진 장타력, 그리고 기대 이상의 불펜까지 맞물리며 기분좋은 승리를 일궈냈다.



특히 외국인 투수 엘빈 로드리게스와 제레미 비슬리는 각각 5이닝씩 책임지며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두 투수는 150km 중반의 힘 있는 직구와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 타이밍을 무너뜨렸다.
타선 변화도 뚜렷하다. 롯데는 지난 시즌 팀 홈런 최하위였다. 올 시즌은 다르다. 개막 2경기에서만 홈런 7개를 몰아쳤다. 중심 타선뿐 아니라 하위 타선까지 장타 생산에 가세했다. 공격의 밀도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는 긍정적인 신호다.
불펜 역시 기대 이상의 안정감을 보였다. 신인 박정민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필승조에 힘을 보탰다. 기존 자원들도 제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해 흔들렸던 뒷문이 초반에는 비교적 단단하게 유지되고 있다.
선발·타선·불펜이 동시에 맞물린 흐름은 롯데 팬들에게 ‘가을야구’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김태형 감독이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던진 “가을 점퍼를 준비하라”는 메시지는 단순한 자신감이 아니었다.
하지만 시즌은 길다. 초반 흐름만으로 상위권 전력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지금 시점에서 더 중요한 건 ‘지속 가능성’이다. 그리고 그 핵심은 결국 토종 선발진에 있다.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은 외국인 투수 두 명에 박세웅·나균안·김진욱으로 이어진다. 겉보기에는 균형이 잡혀 있지만, 실제로는 불확실성이 크다. 외국인 투수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국내 선발진이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시즌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프로 12년 차에 접어드는 박세웅은 여전히 팀의 중심이다. 오랜 기간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온 자원으로, 통산 79승(101패)을 따냈다. 경험과 이닝 소화 능력에서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카드다. 최근 6년 연속 140이닝을 책임졌다. 부상 등 공백 없이 꾸준히 마운드를 책임져왔다는 점은 분명한 강점이다.
다만 최근 몇 년간 드러난 기복은 고민거리다. 박세웅은 지난해 시즌 초반 8연승으로 기세를 올렸지만 이후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평균자책점 역시 4.93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근 2년 연속 4점대 후반에 그쳤다. 시범경기에서도 완벽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해 불안 요소를 남겼다.
지금 롯데 투수진에서 박세웅은 단순히 로테이션을 지키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확실한 에이스로서 중심을 잡아주느냐가 관건이다.
나균안은 ‘가능성’과 ‘한계’가 동시에 존재하는 투수다. 지난해 후반기 안정적인 투구로 선발진을 지탱했다. 그렇다고 시즌 전체를 지배하는 모습까지는 아니었다.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승운도 따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후반기 평균자책점 2점대 후반을 기록한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올 시즌에는 이 흐름을 시즌 전체로 확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5선발’ 김진욱은 가장 큰 변수다. 입단 당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아직까지는 잠재력을 완전히 입증하지 못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역할이 고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부진으로 2군을 오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시범경기에선 반등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제구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특히 직구-슬라이더 ‘투피치’에서 벗어나 신무기인 체인지업이 위력을 발휘했다.
문제는 경험이다. 김진욱은 풀타임 선발로 시즌을 소화한 적이 없다. 체력 관리와 경기 운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투수의 진짜 가치는 시즌이 길어질수록 드러난다. 김진욱의 성장은 롯데 마운드 전체의 안정성과 직결된다.
냉정하게 말해 세 투수 모두 확실한 계산이 서는 카드가 아니다. 성장 또는 반등을 기대하는 카드에 가깝다. 외국인 투수들이 아무리 좋은 성적을 내더라도, 국내 선발진이 흔들리면 균형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가을야구에 진출한 팀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외국인 원투펀치에 더해 최소 1~2명의 확실한 국내 선발이 버티고 있었다는 점이다. 롯데 역시 같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초반 상승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의 변수는 시즌 운영 능력이다. 선발진이 불안할 경우 불펜의 부담이 커진다. 이는 장기적으로 팀 전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초반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불펜 역시 과부하가 걸리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선발진이 얼마나 많은 이닝을 책임져주느냐가 전체 투수진의 효율성을 좌우한다.
롯데는 이미 가능성을 증명했다. 토종 선발진이 남은 퍼즐의 틈을 메울 수 있느냐다. 박세웅이 중심을 잡고, 나균안이 꾸준함을 이어가며, 김진욱이 잠재력을 현실로 바꾼다면 롯데는 진짜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올라설 수 있다. 반대로 이 축이 흔들린다면 결국 과거와 같은 결말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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