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엔 다 이유가 있네요" 거북이 능선으로 유명해진 130만 명 등산지

단양국가지질공원 구담봉 / 사진=단양군

충북 단양은 사계절 내내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자연의 도시다. 그중에서도 ‘단양팔경’의 하나로 손꼽히는 구담봉은, 이름만 들어도 장쾌한 바위 절벽과 호수의 조화가 떠오르는 곳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더욱 주목받으며 지난해에만 130만 명이 다녀갔다는 이 명소는, 단지 풍경이 뛰어난 것을 넘어 깊은 역사와 이야기를 품은 장소이기도 하다.

여름의 신록 속에서 걷고, 보고, 숨 쉬는 모든 순간이 특별해지는 단양 구담봉. 지금, 그곳의 매력을 하나하나 짚어보자.

구담봉

단양 구담봉 전경 / 사진=단양군

구담봉(龜潭峰)은 충청북도 단양군 단성면 장회리에 자리 잡은 해발 약 330m의 봉우리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단단하게 이어진 바위 능선과 충주호를 마주한 절벽이 더해져 웅장한 인상을 남긴다.

‘구담’이라는 이름은 바위가 호수에 비친 모습이 거북의 등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것으로, 아홉 개의 봉우리를 뜻하는 이름으로 오해되곤 하지만 사실은 단일 봉우리를 가리킨다.

단양 구담봉 천국의 계단 / 사진=충청북도 공식 블로그 황효빈

이곳은 단양팔경 중 하나로 꼽히며, 수로와 육로를 모두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점 또한 특징이다.

장회나루나 신단양나루에서 유람선을 타면 수면 위에서 올려다보는 구담봉의 절벽은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육로로 오르면 능선을 따라 탁 트인 조망이 펼쳐진다.

능선은 전반적으로 완만하고 오르기 쉬운 편이다. 초입부터 이어지는 자연길은 큰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으며, 고도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 펼쳐지는 탁 트인 조망은 생각보다 훨씬 더 큰 감동을 선사한다.

퇴계 이황도 반한 풍경

구담봉 장회나루 유람선 / 사진=단양군 공식 블로그

구담봉이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장소였다면, 수백 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토록 사랑받진 않았을 것이다. 조선시대 성리학자 퇴계 이황은 이곳을 찾은 뒤 “중국의 소상팔경보다도 뛰어나다”는 극찬을 남겼다.

그 말처럼 구담봉은 『신증동국여지승람』, 『택리지』 등 수많은 고문헌에 기록되어 있으며, 조선시대 문사들의 사랑을 받아온 유서 깊은 명승이다.

특히 최근 SNS를 통해 알려진 ‘천국의 계단’ 포인트는, 바위 절벽과 수직으로 이어지는 철계단 구간으로, 사진으로만 보아도 아찔한 높이와 장쾌한 배경이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실제로 오르다 보면 발밑에 펼쳐진 충주호와 깎아지른 절벽이 어우러져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단양 구담봉 절경 / 사진=충청북도 공식 블로그 황효빈

단양 구담봉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다양한 접근 경로다. 장회나루 또는 신단양나루에서 유람선을 타고 접근하면, 물 위에서 올려다보는 절벽과 암봉의 위엄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호수에 비친 바위 실루엣과 함께 수면에 반사되는 햇살이 어우러져, 육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시각적 감동을 준다.

반면, 제천시 수산면 계란재 방면에서 육로를 따라 오르는 길은 구담봉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오르는 내내 펼쳐지는 충주호의 파노라마는 올라갈수록 점점 더 시야가 트이며, 정상에 닿을 즈음에는 사방으로 펼쳐진 절경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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