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강제집행 거부할 때 마다 100억 달라” vs 하이브 “불가능” [TD현장]

김지현 기자 2024. 10. 1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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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전 대표가 대표직 재선임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민 전 대표는 어도어 대주주인 하이브가 현 어도어 김주영 대표를 비롯한 어도어 이사진에게 자신을 재선임하도록 명령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11일 오전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등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하이브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대표이사 복직 요구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은 가능하지만, 대표이사로 복직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민 전 대표 측 법무법인 세종은 민 전 대표와 하이브의 주주간계약서에 있는 ‘프로큐어(procure) ’ 조항을 근거로 하이브가 어도어 이사진에게 민 전 대표를 재선임할 수 있도록 명령(강제집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프로큐어'는 주주 간 계약에서 특정 주주가 이사에게 일정한 행위를 하도록 지시하는 조항이다.

민 전 대표 측 "하이브 강제집행 거부할 때 마다 100억 씩 청구"

그러면서 민 대표 측은 “하이브가 강제 집행 요구를 거절할 때 마다 100억 원씩 이행 강제금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하이브는 ‘프로큐어’ 조항은 강제집행할 수 없는 것이라며 맞섰다.


이번 가처분 소송은 민 전 대표가 지난 5월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소송과는 다르다. 하이브와 민 전 대표의 주주간계약은 해지된 상태로 하이브는 이를 확인하는 본안 소송을 따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민 전 대표는 해당 계약서 조항, '프로큐어'를 근거로 어도어 이사진에 대한 하이브의 강제 집행을 요구 중이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와의 주주간계약이 해지됐으므로 강제집행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이브 측 법무법인 김앤장 측은 ‘프로큐어’ 이행을 강제할 수 없다는 학계 의견과 과거 판례들을 제시했다. 설사 대주주 하이브가 강제 집행을 지시하더라도 어도어 이사들은 이를 따를 의무가 없기 때문에 민 전 대표의 소송에 실익이 없다는 설명이다. 만일 하이브가 민 전 대표의 강제 집행 요구를 수용해도 하이브 측 인사로 구성된 어도어 이사진들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을 뿐더러, 법적 의무도 없다는 설명.

이날 재판부는 민 전 대표 측에 두 가지를 요구했다. 먼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이번 ▶가처분 신청 취지가 막연하다며 취지를 확실히 특정해 달라고 밝혔다. 또 세종 측이 주장하는 ▶프로큐어 강제집행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했다. 이번 재판부는 지난 5월 민 전 대표의 손을 들어 준 재판부와 동일하다.

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양측의 변론이 끝난 후 민 전 대표 측에 “(이번 가처분) 신청 취지를 특정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느냐”라며 “주총 안건(민희진 대표직 복귀)에도 안 올라와 있는, 안건이 특정되지 않은 것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청구한다는 게 너무 막연하다"고 말했다.

민 전 대표 측, 재판부 강제집행 근거 질문에 "아직 못 찾아"

실제로 어도어 이사진은 민 전 대표의 복직과 관련한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하이브에게 의결권을 행사해 달라고 청구한 이유를 재판부가 물은 것이다. 김 수석부장판사는 “(하이브가 강제집행을 거부할 때 마다) 1회당 100억 원씩 이행 강제금을 청구한다는데, (상정되지 않은 안건의) 위반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 전 대표 측은 “언제든 청구 가능한데 날짜를 특정하기가 애매해서 놔둔 것”이라며 “어도어 이사회 소집시 바로 (대표직 복귀) 안건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민 전 대표 측에 프로큐어 조항의 강제 집행이 가능하다는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김 수석부장판사는 “하이브는 프로큐어 조항의 강제 집행이 불가능 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근거와 판례를 제시했는데, 민 전 대표 측은 (프로큐어 조항의) 강제 집행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들이 있냐”고 물었다.

세종 측은 “(프로큐어 강제 집행과 관련한) 학설이나 판례를 아직 찾지 못했다”며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하이브 "민 전 대표, 사내이사 연임 보장"
민 전 대표 "연임된 후 대표직 복귀 안건도 청구할 것"

이날 양측이 확실히 합의한 건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다.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가 앞서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약속한 것들을 확실히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고, 하이브는 “재판부에 약속드렸고 대외 공표되어서 전국민이 주목하는 상황이다. 못 믿겠다면 철회가 불가능하다는 위임장을 따로 제출하겠다”며 수락했다.

대표직 복귀에 대해서는 끝까지 의견이 갈렸다. 민 전 대표는 복귀에 대한 의사를 굽히지 않으며, 11월 1일 사내 이사직 연임이 확정되면 대표직 복귀 안건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양측의 이번 다툼은 민 전 대표의 대표직 복귀 안건 상정 여부와 이를 하이브가 강제해야 한다는 민 전 대표의 요구를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25일까지 양측의 추가 의견을 받은 후 가처분 소송 결과를 결정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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