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빨라지는 중국 스마트폰 충전 속도…단 ‘9분’이면 완충

(출처:Onleaks)

스마트폰 충전 속도가 나날이 빨라지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경쟁력 확보를 목적으로 스마트폰 충전 속도를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업계 선두 주자인 삼성전자, 애플이 배터리 충전 기술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반면, 중국 제조사들은 이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27일(현지시간) IT 매체 GSM아레나(GSMarena)는 오포 서브 브랜드 리얼미(Realmi)가 조만간 240와트(W) 충전 기술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리얼미는 오는 1월 5일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240와트 초고속 충전 기술과 이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240와트 충전을 지원할 기기는 리얼미 차세대 스마트폰 ‘리얼미 GT 네오 5’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 GT 네오 5는 리얼미의 게이밍 스마트폰 라인업으로 플래그십에 버금가는 사양을 지녔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스냅드래곤8 플러스(+) 1세대, 혹은 디멘시티 8200을 탑재할 것으로 추측된다. 배터리 용량은 5000mAh로 점쳐진다. 이는 올해 하반기 출시한 타사 플래그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이다.

(출처:Realme)

허나 이 제품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충전 속도다. 리얼미 GT 네오 5는 240와트 충전을 지원한다고 알려졌다. 이게 사실이라면, 리얼미 GT 네오 5는 출시와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충전 속도가 빠른 제품이 된다. 현존하는 스마트폰 중 충전 속도가 가장 빠른 제품은 샤오미 ‘레드미 노트 12 프로 플러스’(210와트)다.

리얼미는 다른 중국 제조사보다 충전 속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듯하다. 전작인 리얼미 GT 네오 3만 봐도 그렇다. 이 제품은 150와트 충전을 제공하는데, 출시 당시 가장 충전이 빠른 스마트폰이었다. 이후 리얼미는 비보 서브 브랜드 아이쿠우(iQOO) 10 프로(200와트)와 샤오미에 충전 속도 1위 타이틀을 잠시 빼앗겼지만, 곧 되찾을 전망이다.

오포나 산하 브랜드의 240와트 충전 스마트폰 출시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오포가 1년 전부터 이를 홍보했고, 관련 정황도 포착됐기 때문이다. 오포는 올해 MWC에서 240와트 충전 기술 개발을 예고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오포가 240와트 초고속 충전기를 시험 생산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오포는 240와트 충전 기술을 ‘슈퍼Vooc(SuperVooc)’라고 부른다.

(출처:iQOO)

240와트 충전은 얼마나 빠를까. 오포에 따르면 240와트 충전 기술을 이용하면 4500mAh 배터리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단 9분 만에 완충할 수 있다. 참고로 200와트 속도로 충전 가능한 아이쿠우 10 프로는 완충까지 9분 49초가 걸린다. 150와트 충전을 지원하는 리얼미 GT 네오 3는 같은 조건에서 16분이 소요된다.

이에 비하면 삼성전자 갤럭시나 애플 아이폰은 다소 아쉽다. 삼성전자 갤럭시는 기종별로 15~45와트 충전을 지원한다. 아이폰 역시 라인업에 따라 다른데, 최대 충전 속도는 27와트다. 갤럭시, 아이폰 모두 100% 충전까지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10분 내외 완충되는 중국제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굉장히 느리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충전 속도가 너무 빠르면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요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안전 장치를 마련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아이쿠우는 아이쿠우 10 프로를 출시 당시, 14개 온도 센서와 과전류·과전압을 막기 위해 3중 보호 장치를 탑재하고 충전 최적화 알고리즘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출처:iQOO)

중국 스마트폰 충전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20와트 충전을 지원하는 샤오미 11T가 등장하더니, 올해에는 150·200와트급 제품이 연달아 등장했다. 그리고 이제 이보다 빠른 240와트 속도로 충전 가능한 스마트폰이 나올 예정이다.

이들뿐 아니라 모토로라,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 대부분 100와트 이상 충전 기술을 개발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애플 스마트폰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이제는 삼성전자와 애플도 충전 속도에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매일 충전해야 하는 환경이라면 속도라도 빠른 게 나으니 말이다.